사운드로 음악 듣는 법 (4)
저번 시간 소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프리퀀시와 패닝, 볼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프리퀀시는 전에 설명했다시피 주파수입니다.
(프리퀀시 = 헤르츠 = 주파수)
소리가 높을수록 고음, 낮을수록 저음. 다시 말해 소리의 상하 위치를 담당합니다. 상하 위치? 네. 상하 위치. 거의 모든 음악엔 베이스를 담당하는 악기가 있죠. 베이스 기타, 신시사이저 베이스, 기타 등등.
네. 이 플레이리스트에서 말하는 베이스 말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퀸의 [Another One Bites The Dust]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자, 이제부터 중요합니다. 베이스를 유심히 들어보세요. 그 위치감을 느껴보세요. 목소리보다는 낮고 킥보다는 높을 겁니다. 잘 안 들리신다고요? 유튜브로 들으면 음질이 낮으니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들어보세요. 다만, 설정에서 스트리밍 재생 음질을 320k로 설정해 주세요. 설정 후 앱을 껐다 켜면 적용이 되어있을 겁니다. 유튜브보단 음질이 선명해졌죠? 이제 베이스를 한 번 들어보세요. 목소리보다는 낮고 킥 소리보다는 높습니다.
이번엔 높은 헤르츠를 담당하는 악기의 위치를 찾아보겠습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하이 프리퀀시(high frequency) 악기는 하이햇이 있습니다. 이름부터 하이-햇이죠. 하이햇은 보통 이런 소리입니다.
[Another One Bites The Dust]의 하이햇 소리는 일반적인 하이햇 소리보다 묵직합니다. 그럼에도 위치가 상당히 높은 곳에 있죠. 벌스를 잘 들어보시면 베이스와 킥이 가장 밑에, 보컬이 중간쯤, 하이햇이 위쪽에 있음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위치감. 지금은 잘 안 들리셔도 괜찮습니다. 저도 악기의 위치감을 명확하게 알아내는 데 3개월이 걸렸습니다. 좋은 환경에서 들었는데도 불구하고요. (돌아보니 제가 그닥 음악에 재능이 없었던 것 같네요). 저는 오래 걸렸지만, 여러분은 금방 파악하실 겁니다. 방법만 알면 금방 느끼게 되거든요.
두 번째인 패닝을 설명하기 전에 히스토리를 설명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음악은 모노였습니다(쉽게 말해 모노는 1 스테레오는 2라는 뜻입니다). 전축을 한 번 봐볼까요. 스피커가 몇 개일까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하나의 스피커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그 당시 발매된 음악들을 지금 들으면 뭔가 답답한 느낌이 들죠. 당시에 모노로 발매된 음악들 들어볼까요?
평소에 들으셨던 음악들보다 ‘좁다’라는 인상을 받으실 겁니다. TV 화면으로 보던 영상을 핸드폰, 그것도 세로 화면으로 본다면 답답하게 느껴지죠. 모노와 스테레오의 차이도 그렇습니다. 다만 화면과 다른 점은, 모노 음악은 음악에 있는 모든 소리들이 가운데로 전부 몰려있다는 점이죠.
각주 : 물론 모노 시스템(LP의 카트리지[바늘]가 모노용, 스테레오용 두 개로 나뉜다고 합니다)으로 음악을 듣게 되면 스테레오 시스템으로 모노를 듣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모노 특유의 그 느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고 하죠.
아직 모노 시스템으로 모노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 느낌을 잘 설명할 수가 없네요. 찾아보니 이런 글도 있습니다.
상하, 좌우, 앞뒤에서 좌우가 없으니 상대적으로 상하와 앞뒤(원근감)에 더 공을 들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스테레오의 역사는 짧습니다. 1950년도에 보편화가 되었지만, 196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모든 음반들이 스테레오로 넘어갔죠. 초기 스테레오 믹싱은 악기들을 아예 좌우로 갈라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비틀즈의 [yesterday]입니다. 노래를 유심히 들어보면, 폴 매카트니의 보컬이 정 가운데에, 기타 반주가 오른쪽에(왼쪽에 들리는 건 리버브 잔향입니다), 스트링 반주가 완벽히 왼쪽에 있습니다.
롤링스톤즈의 [paint it, black]입니다. 노래를 유심히 들어보면, 기타와 시타르가 오른쪽에(왼쪽에 들리는 건 리버브 잔향입니다), 드럼과 베이스가 왼쪽에, 믹 재거의 보컬은 가운데에 있죠.
격변의 60년대를 지나면, 악기들의 위치가 어느 정도 규정화됩니다. 킥과 베이스, 보컬은 가운데에 피아노나 기타, 각종 화성 악기는 좌 혹은 우(60년대처럼 완전히 왼쪽 혹은 완전히 오른쪽이 아닙니다)에 코러스는 더블링(같은 라인을 두 번 녹음하는 녹음기법. 라인을 단단하게 만들거나, 좌우 끝에 배치해 보컬의 전체적인 사운드를 두껍게 만듦) 등등. 요새는 특별한 경우(여러 트랙의 보컬 코러스, 같은 멜로디를 연주하는 두 대의 기타, 명확한 의도가 있는)가 아니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패닝(Left 혹은 Right에 두는 것)을 하지 않습니다. 스테레오의 발전이 없었다면 아마 이어폰을 사용하지 못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테레오의 역사를 알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 밑의 링크를 준비했습니다. 발전 흐름을 제일 잘 정리해 둔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 번째인 볼륨. 볼륨은 참 쉽죠. 우린 언제 어디서나 볼륨 버튼을 이용합니다. 카오디오의 소리를 키우거나 줄일 때, 핸드폰의 음량을 키우거나 줄일 때, 심지어 술에 취해 기분이 업된 친구의 목소리를 줄이고 싶을 때도 볼륨을 쓰죠. “야 너 볼륨 좀 낮춰라.”
프리퀀시는 상하, 패닝은 좌우를 담당합니다. 그렇다면 볼륨은 어떤 것을 담당할까요? 볼륨이 있기에 음악에 원근이 생깁니다. 멀리서 들리는 듯한 소리는 작게, 가까이서 들리는 듯한 소리는 크게 설정할 수 있고, 볼륨의 차이에 따라 소리를 크게 연상할 수도, 작게 연상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프리퀀시와 패닝, 볼륨의 차이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1화 때 소개해드렸던 유튜브 영상의 사진을 함께 보실까요?
이 그림의 설명대로 우리는 프리퀀시와 패닝, 볼륨으로 곡의 공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 사실 이 정도만 알아도 사운드로 음악 듣기엔 충분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깊이 알아볼 예정입니다. 다음 시간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