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두려워요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제목은 ‘피동형 인간’. 주로 글을 먼저 쓰고 제목을 붙이곤 했는데, 이번 소설은 제목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제목이 떠오르니 글이 술술 써지더라구요. 역시 큰일을 해결하면 작은 일은 저절로 해결된다는 게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소설엔 죽음을 두려워하는 주인공이 나옵니다. 저 역시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모든 게 다 끝난다는 것, 영원한 무가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 자아가 사라진 상태가 영원히 지속된다는 것이 가장 두렵습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만 년만 살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죽음을 또 생각하니 굉장히 힘드네요.
죽음을 이겨내는 방법은 과연 있을까요?
죽음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마음을 조금 진정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건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입니다.
우리는 결국 우리들만을 만나고 경험합니다. 1500년대 사람을 만날 수 없고, 2500년대 사람을 만날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오직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만 만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삶으로, 죽음으로, 이 찰나의 순간을 함께 살아가는 미약한 인간으로.
솔직히 인연을 소중히 여기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상대방이 내 마음만큼 나를 생각해 주지 않으면 실망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소중히 여겨야 하고, 그래야만 하고, 또 그러고 싶습니다. 100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우리끼리 살아가니까요.
싸우고, 다투고, 갈등하고, 대화 나누고, 협의점을 찾고, 다시 싸우고, 갈등하고… 발전을 위해서라면 필요한 것들이죠. 다만 우리 모두가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랑 속에서 싸우고, 사랑 속에서 갈등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린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우리 모두 사랑하고 살아요!!
ps. 이런 내용을 주제로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근데 왜 피동형 인간일까요? 참… 이거 줄거리를 얘기해 줄 수도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