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튜브 영상을 봤다.
https://www.youtube.com/shorts/VUFXyf1I3IA
이 유튜브 내용은 뭐냐!
전체 인구의 80%는 직장을 잃지 않을 만큼만 적당히 일하고 거기서 발전없는 상태로 멈춘다고 한다.
나머지 10%는 발전하고 새로운 것을 배우며 계속 더 나아진단다.
내가 궁금한 건 이거다.
일을 최고 수준까지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인가?
나머지 10%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인간이 도달해야할 삶의 궁극적인 목표인 것인가?
???
얼마 전 또다른 유튜브 영상을 봤다.
https://www.youtube.com/watch?v=zm8eBChnUZA&t=48s
이 유튜브 내용 중 흥미로웠던 건, 바로 지구엔 원래 산소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메탄, 암모니아, 수증기는 있었지만, 대기 중엔 O2가 없었다는 거다.
지구가 처음 생겨난 46억 년전부터, 산소를 만드는 생명체가 등장한 27억년 전까지. 무려 19억년이란 시간동안 지구는 인류가 살아날 환경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세상에나...
19년도 길다고 느껴지는데, 19억년?
1,900,000,000년이다.
일로 따지면 더 긴 숫자가 될 거고, 초로 따지면 아마 제곱이 나와야 할 거다.
더 놀라운 것은, 처음 광합성을 하기 시작한 시안박테리아가 바닷속에서 산소를 내뿜었다는 거다.
바다 속에 있는 산소가 대기 중으로 올라온 건, 무려 3억년이란 시간이 지난 24억년 전이다.
3억년이다, 3억년.
3년 전 이 시간에 나는 뭘했지?
기억도 안 난다.
산소가 대기 중으로 나오게 되기까지 무려 22억 년이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산소가 충분한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길어봐야 100년이다.
시대가 좋아져서 120년, 130년을 산다고해도, 22억 년이란 시간은 절.대.로 살 수가 없다.
100년이라는 시간동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 많다.
시간을 내서 악기를 배울 수도 있고, 미술을 배울 수도 있고, 연극을 보러갈 수도 있고,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영상을 올릴 수도 있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도 쓸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또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 사랑을 고백할 수도 있고, 차일 수도 있고, 슬퍼할 수도 있고, 반대로 고백에 응해 고백에 성공할 수도 있다.
아이를 낳을 수도 있고, 낳지 않고 반려동물을 키우며 살아갈 수도 있다.
결혼을 하지 않을 수도 있고, 동성 연인과 살아갈 수도 있고,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살아갈 수도 있고, 평생 부모님과 함께 살 수도 있다.
일을 하며 스트레스 받을 수도 있고, 불안해할 수도 있고, 기뻐할 수도 있고, 슬퍼할 수도 있다.
일?
어떤 사람은 식물을 좋아해서 플로리스트가 될 수도 있고, 식물원 직원이 될 수도 있고, 조경사가 될 수도 있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셰프가 될 수도 있고, 한식 뷔페 주방 직원이 될 수도 있고, 맛 칼럼니스트가 될 수도 있고, 유튜브로 맛집 소개하는 맛집 유튜버가 될 수도 있다.
저 위 유튜브에 나온 아저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이 짧다는 건 단 번에 알 수 있다.
인류가 이렇게 굴러가는 건 인류의 10%가 노력한 덕분이 아니다.
도로를 보수하고, 포장하고, 건물을 짓고, 빌딩을 올리고, 노동하고, 자식을 키우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사회가 굴러가는 거다.
저 인간이 앉아있는 의자는 누가 만들었고, 저 인간을 찍는 카메라는 누가 만들었으며, 저 인간이 차고 있는 마이크는 도대체 누가 만든 걸까? 저 인간이 만든 걸까?
80%의 인구와 20%의 인구를 나누는 것도 우습다.
시안박테리아 단 하나가 바닷속에서 광합성을 해 산소를 만들었을까? 아니지, 수많은 시안박테리아 집단이 산소를 만들었겠지.
그 수많은 시안박테리아가 산소를 만들어내는데도 3억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고작 100년밖에 못 사는 인간이 카메라 앞에 서서 '도태되지 마세요' '돈을 벌어야 합니다' '월 얼마 버는 삶은 지옥입니다' '자식 키우려면 어쩌고 저쩌고...'
지금 우리 사회가 뒤틀린 건,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직업의 급을 아주 '정확하게' 나눠놨기 때문이다.
이 그림을 보라.
이 얼마나 무식하고 개탄스러운 그림인가?
공부 안하면 저렇게 돼? 공부해서 저런 분들도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환경 미화원은 그냥 '일'을 하고 있는 건데 거기다 대고 저렇게 되니 살기 좋은 세상이니 뭐니.
똥 묻은 개가 겨묻은 개보고 나무라는 꼴이다.
나도 K-가스라이팅의 피해자였기에 저 그림을 보고 '아...그렇구나' 했던 적이 있었다.
근데, 지금 보니 너무나 무식한 그림이란 걸 알게 되었다나 뭐라나.
어쨌든.
인생은 짧고 누릴 건 많다.
꼭 일'만' 열심히 할 필요는 없다.
세상엔 너무도 많은 것들이 우리 앞에 있으니까.
이 글을 보고 이런 말하는 사람 분명 있을 거다.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려면 돈이 있어야돼. 돈 없어봐라. 인생 비참해지지."
그런 사람을 보고 할 말은 오직 하나뿐.
"K-가스라이팅 피해자시네요."
아니, 뭐 꼭 성공만을 강요하는 게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모든 건 일장일단이니까.
다만, 다양성을 조금 더 존중하잔 취지다.
열심히 일하지 않는 인간도 있는 거고.
가정에 충실한 인간도 있는 거고.
취미에 더 충실한 인간도 있는 거고.
삶의 목표가 꼭 돈이 아닌 인간도 있는 거고.
그저 '돈, 돈, 돈!'하는 획일화된 파시즘 혹은 나치주의적인 전체주의 사상만 버리자는 거다.
일제강점기 때 제국주의 새끼들한테 그렇게 뼈아프게 고통받았으면서, 왜 지금 후대들은 전체주의를 따르는 건지... 나, 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