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는 2번의 아트러너 활동 기회가 있었는데, 한번은 시범 교육 성격이었고, 다른 한번은 참여자분께서 취소를 해 진행하지 못했다.
아트러너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공식 명칭은 <당신의 앞마당으로 달려갑니다>이다. 용인시민 3명 이상이 모여 신청하면 원하는 일시와 장소에 ‘감각 꾸러미 키드’를 들고 아트러너가 달려가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드디어 오늘 첫 활동을 시작했다.
그것도 리더 아트러너다. ‘리더 아트러너‘는 자신만의 스타일 활동기획안을 만들어 1시간 30분 동안 수업을 이끌어가야한다. 첫 활동이고, 리더이기에 며칠전부터 얼마나 떨었는지 모른다. 극내향인이고, 혼자만 작업하는 프리랜서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좋아하는 분야이기에 용기 내서 활동하고 있다.
사실 오늘이 특별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24년 3월 아트러너 지원서에 적은 ‘지원 이유’때문이다.
뭔가 배우고 싶지만 아이를 키우느라 시간도, 에너지도 부족한 엄마들에게 그림이 주는 위로를 전하고 싶어서 아트러너에 지원합니다.
생각해 보니 아이가 10살쯤 되니 여유라는 것이 생긴 것 같다.
그 전까지는 아이를 키우랴, 경기도에서 서울로 직장 생활하랴 넋이 나간 상태로 살았다. 7시에 통근 버스를 타면 골아떨어졌고, 조금이라도 빨리 퇴근하려고 근무 시간 내내 정신없이 일 처리를 했다. 나를 돌아볼 시간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그때가 나에게도 가장 젊고, 반짝이는 시절이었는데 말이다. 서울에서 경기도로 퇴근 하면 저녁 9시, 하지만 새로운 일거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10년을 살고 보니 그 시절의 내가 조금은 가엾고,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시절을 살고 있는 엄마들에게 잠시라도 위로를 주고 싶었다. 오늘의 참여자분들이 딱 그 상황에 놓여있는 분들이었다.
같은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엄마 4명이었다.
6월에 있었던 시범 교육을 통해알게 된 것들을 모두 보완했다. 그리고 어렵게 시간을 만든 참여자분들에게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준비했다.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4명의 참여자 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떨리는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노력하며, 수업을 사작했다.
먼저 자기소개와 감각꾸러미 탐색 시간을 가졌다.
자기소개는 이름, 나이, 하는 일을 말하지 않고, 이름이나 닉네임 앞에 나를 표현하는 한 줄 수식어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림 그리는 게 좋은 그림공장 롭쓰
먼저 나의 소개를 했고, 참여자분들의 소개를 이어갔다.
다음은 감각꾸러미 탐색시간을 가졌다.
내가 그린 귀여운 캐릭터를 준비해서 나눠드렸다. 감각꾸러미 필기구 15개를 하나씩 소개해 드리며, 캐릭터 안쪽에 점, 선, 면, 무늬등을 채우면서 사용해 보도록 안내했다.
그림공장 롭쓰 캐릭터
그리고 블라인드 컨투어드로잉과 일반 컨투어드로잉을 소개했다.
그리기 방법이 잘 소개된 영상을 3분 동안 보여드렸고, 미리 챙겨간 작은 사물들을 나누어 드렸다. 같은 사물로 한번은 블라인드 컨투어드로잉으로 그리고, 다시 한 번은 사물을 직접 보며 컨투어드로잉을 해 보았다. 처음 해보는 그리기 방식에 참여자분들이 재밌어하셨다.
사실 컨투어드로잉을 진행할까 말까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미미 질문을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