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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jeong Jan 18. 2023

None of your business

뭐가 그렇게 좋아!

딸 약국에 연속 3일 같은 고객이 방문했다.

이유는 몸이 아파서 출근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호주의 모든 풀타임 근로자는 1년에 2주씩 sick leave(병가)가 생긴다.

하루는 증명서 없이 쉴 수 있지만 이틀째부터는 의사나 약사의 증명서를 회사에 제출해야 병 휴가 인정된다.

첫날은 그러려니 했고 둘째 날은 괜찮아 보이는데 증명서를 발급해달라고 해서 발급해 주었다.

문제는 삼 일째 방문한 그 고객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더니 너무나 멀쩡해 보인다는 이유로 고객의 요구를 거절한 딸.

엄마 같으면 어떻게 할 거야? 딸이 물었다.

호주 노동법도 잘 모르고 약사법도 모르기 때문에 의견도 없지만, 발급해주었을 것 같다고 했다. 겉은 괜찮아 보여도 어딘가 아플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딸의 거절 이유는 정상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증명서를 3일씩 발급했을 때 양심상 회사에 피해를 주는 건 아닌지 우려했다. 그 후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딸은 약사 단톡방에 이런 경우 어떤 해결 방법이 가장 좋을지 의견을 물었다.

대부분의 대답이 신기하게도 약사와 환자의 범위만 약사가 책임져야지 환자와 회사와의 관계는 그들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일주일간 계속 와서 증명서 발급을 요청해도 약사로서 환자의 말을 믿고 발급해 주는 것까지가 둘 사이 거래 성립의 전부라는 뜻이다. 그냥 가볍게 생각해도 맞는 말이고 곰곰이 생각해도 정답이다.

범위가 명확한 그들의 조언이 명쾌하다고 느끼면서 또 하나 배웠다.




아들 약국은 마약 하는 사람들도 많고 연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지역에 있다.

가끔 쓰레기를 버리거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러 가다 보면 대형마트 앞에 구걸하는 사람을 만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기 쉽지 않은 나는 조금이라도 기부하게 된다.

$2짜리 동전을 보자 'Thank you, God bless you'라며 나를 향해 두 손을 모아 고개까지 숙였다.

그 남자의 모자 속에는 50원부터 500원짜리 동전이 많았다. 2천 원짜리 동전을 건넨 내게 인사가 참으로 후했다.

그때 약국 앞에 주차한 고객에게 약을 전해주러 밖으로 나온 아들이 나를 보았다며 앞으로는 기부하지 말라고 했다. 이유를 물었더니 대부분 모인 돈으로 마약을 사거나 마약을 투약하기 위한 주사기를 사러 약국으로 온다며 그들에게 조금의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가끔 선택의 귀로에 놓이는 순간이 있다.

이 적은 돈이 과연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까? 더 나태해지지는 않을까? 뉴스의 정보처럼 누군가의 조직에 의해 일하러 나온 건 아닐까? 등등

STOP!!

거기까지!! 내 마음을 낸 기부까지가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 성립과 동시에 끝.

기부는 돕고 싶은 나와 받고 싶은 상대방의 문제지 그 돈으로 무엇을 하든 그 사람의 선택이라는 결론으로 명쾌하게 마무리했다.

나의 선택을 존중하는 결론으로 깔끔한 마무리를 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가끔 사람에게 마음을 주었다가 관계가 소원해질 때도 이  관계를 대입시켜보았다.

나의 호의를 받건 받지 않건 그건 상대의 선택이다. 내가 정해 놓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망하는 순간 나의 호의까지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는 꼴이 되고 만다.

마치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서 노름하는 데 그것을 다 썼다고 은행원이 화를 낸다면 얼마나 어이없는 상황인가!

마찬가지로 처음 일어난 마음 거기까지가 나와 상대방의 관계라고 생각하니 많은 일들이 심플해진다.

그동안 심한 오지랖을 떨었군.



한 줄 요약: 내 일의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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