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기만의 대나무숲이 필요하다.
어릴 때부터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
말을 잘 못하고 표현을 못했기 때문일까
좋은 내색, 싫은 내색 하나 제대로 못하던 소년은
그저 묵묵히 낡은 노트에 자기만의 생각을 적곤 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삶에 치여 정신없이 살아가다 보니
생각이란 것도 점점 없어져갔다.
그러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40대가 되어서야
다시금 이렇게 글을 끄적이기 시작한다.
사람은 누구나 말 못 할 고민이 하나쯤 있다.
고민은 말을 못 하면 더욱 깊어지고 내 마음을 멍울지게 한다.
차라리 이렇게 소리 없는 글이라도 내뱉으면
새하얀 백지가 어느새 나만의 대나무숲이 되어 푸르른 색으로 물들어간다.
답답한 회색 같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색을 되찾고 한줄기 숨통을 틔운다.
특히 예전과 달라진 건,
어릴 때는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나만의 노트에 적었지만
지금은 세상이 좋아져서 이렇게 공개된 곳에 나만의 생각들을 적고
공유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세상 어딘가, 단 한 사람이라도
내 생각에 공감해 주는 사람이 있길 바라는 마음에
오늘도 이렇게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