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 있어서 거리두기
연인
가족
인간관계가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서로의 내면을 보여주게 되고 나아가 유대감을 느끼고 더욱더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때론 그로 인해 오히려 상대에게 실수를 하거나 상처를 주고받는 경우도 있다.
익숙해지고, 편해진다는 것이 간혹 사람을 방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가까울수록 상대방이 모든 것을 이해해 주리란 것은 지나친 오만과 편견이다.
가까워질수록 우리는 더욱 지켜야 될 것을 지키고 상대를 존중해줘야 한다.
참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또 어려운 이야기이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인간관계가 깊어질수록 우리는 상대를 더 알고 싶어 하고
나아가 모든 것을 알고 싶어 한다.
때론 하나라도 놓치게 되면 그로 인해 서운함과 섭섭함이 생길 정도로
집착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누군가의 마음을 100% 채워주고 싶다는 마음은 결국 나의 욕심이다.
가득 채워져 넘실거리는 잔은 보기에도 불안하기 그지없다.
우리는 사실 그저 잔이 비지 않게 채워주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특히 연인관계에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내가 되어서는 처음에는 좋지만 종래에는 너무나 힘든 관계가 되어버린다.
한 사람의 인간관계는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기에
상대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로도 채워져 있음에 감사하고
내가 조금 더 많이 채울 수 있음에 만족해야 한다.
상대방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한 사람이 나를 100% 충족시켜 주리라 기대를 하게 되면 결국 서로 집착이 되어버린다.
우리는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그 틈바구니 속에서 조금 더 특별한 관계를 맺고 키워나갈 뿐이다.
결국 서로의 인간관계를 존중해야 한다.
초등학교시절 항상 짝꿍과 활동해야 되는 시간이 있었다.
수학여행을 가든 운동회를 하든
선생님이 자유롭게 짝꿍을 정하라고 하면
나는 그저 주변을 서성이며 누가 과연 나와 짝꿍을 해줄까 고민했었다.
내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내가 생각할 때 제일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과연 그 사람도 나를 '가장' 친한 친구라고 생각할까?라는 불안감이 항상 있었다.
아마 자라온 환경이나 성격 등에 따라서 다를 수 있겠지만
그런 생각이 커서도 어느 정도 유지되어 온 것 같았다. (아싸라서 그럴지도...)
아무튼 그런 우리의 환경이 인간관계에 대한 집착?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론 지금은 친함의 순위보다는 그저 친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주변에 한두 명이라도 남아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지만 말이다.
우리는 늘 특별한 인간관계를 지향하며 서로의 비중을 높여간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생에 있어서 그러한 사람이 한 명이라도 존재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지 아는 사람은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그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결론은 깊어가는 관계만큼 서로에게 여유도 가져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철학적으로 비유하자면 너무 가까우면 보이지 않는 것도 살짝 거리를 두면 보이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노안이 와서 그런지...)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는 참 어렵다.
생각을 모두 글로 표현하기는 더욱 어렵지만
나 자신의 한계와 부족함을 인지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와 여유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에 정리해 본다.
물론 그 거리가 들쭉날쭉한 것이 현실적인 문제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