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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40대의 일상 공감 스토리
11화
좋은 기억일수록 잊혀지기 쉽다.
시간의 상대성
by
혼돌멩이
Feb 7. 2022
"요새 고기 먹은 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아. 고기 한 번 먹자"
친한 입사 동기 녀석이 퇴근할 때가 되자 술 생각이 나는 듯 너스레를 떨며 이야기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번 주에 분명 저녁을 먹었던 기억이 나는 것이다. 그것도 삼겹살로....
"그랬던가? 우리 저번 주에 삼겹살 먹지 않았어?"
"뭐? 저번 주라고?"
동기 녀석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한다. 정말 모르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건지...
"그래 저번 주래 봤자 지난 금요일이니까 이제 한 4일 된 거 같은데 말이야...."
오늘이 화요일이니 확실히 불과 4일이 지났을 뿐이다. 하지만 나조차도 순간 오래된 느낌이 들긴 했다.
위장이 망각한 건지.. 느낌상 무척 오래된 것 같은데 술을 먹어서 잠시 기억에서 사라진 건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한 번씩 컴퓨터 파일들을 정리하다가 지나간 옛 사진을 뒤적여본다
"우와 이게 언제야.."
지금은 회사를 퇴사한 사진 속의 A 씨의 모습에 불현듯 그때 기억이 떠오른다
그가 퇴사한 지 벌써 3년, 아니 불과 3년이라고 해야 되나.
엄청나게 오래 지난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또 3년이라는 시간도 이때는 짧게 느껴진다.
연도별로 사진을 보다 보면 떠나버린 사람과 새로운 사람이 등장한다.
3년이라는 어찌 보면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것을 느끼며
결국 1년이란 시간도 결코 짧지 않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3년 동안 못 본 친구도,
4일 동안 못 먹은 삼겹살도..
분명 기억에서 잠시 잊혀서 엄청나게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떠올려보면 실제로는 얼마 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든다. (4일과 3년은 엄청나게 큰 차이지만 말이다.)
하루하루는 길고, 일주일은 왠지 금방 가고, 또 한 달은 잘 안 가도 1년은 훌쩍 지나가고..
좋은 사람과의 만남은 순식간에 흘러가고,
마주하기 싫은 사람과의 자리는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지는 것처럼..
시간이란 참 상대적인 것 같다.
단순히 이야기하면
뭐든 엄청 오래된 것 같은 건 사실 얼마 안 되었고,
얼마 안 된 것 같은 것은 실상 오래된 느낌인 것이다.
결국 시간과 기억에는 사람의 바람이 담겨있어서 항상 느낌은 반대라는 것이다.
굳이 왜라는 의문사를 떠올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사람이란 흔히 좋은 것은 잊기 쉽고 나쁜 것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는 습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라는 사람이 특히 뒤끝이 좀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렇다고 그런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좋은 기억이 잊혀지기 쉽다는 것은
누구나 좋은 기억과 추억을 계속 바라고 희망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갈구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싫은 것은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오래도록 기억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의 생존 본능이라고 할까.
좋은 사람과 좋은 것을 먹고 좋은 시간을 가지는 것.
그리고 이것을 앞으로도 계속 되풀이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이고 삶의 낙이 아닐까 한다.
아무튼 그래서 오늘도 메뉴는 역시 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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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철없는 40대의 일상 공감 스토리
09
자신의 '평판'에 대해 아시나요?
10
공감능력
11
좋은 기억일수록 잊혀지기 쉽다.
12
리더십 vs 팔로우십
13
인간관계
철없는 40대의 일상 공감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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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40대 직장인의 일상 공감 스토리입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느끼는 것들을 소소하게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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