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도 기획서나 다름없다

뱉기 전에 시뮬레이션하기

by 박진솔

미움받지 않을 대화법의 두 번째 기본 키워드는 “시뮬레이션”입니다. 바둑이나 장기를 두듯이 “말”을 움직이기 전에 일단 “초고”를 쓰고, 1차 “윤문”을 거치고, 2차 “결과를 상상”해보고, 그다음 수를 미리 생각하며 뱉어야 합니다. 이 과정을 “대화의 시뮬레이션 단계”라고 정의했습니다.


어떤 정보를 전달하고자 문자를 작성하거나 대화할 멘트를 던지기 전에, 우선 상대방과 논의하고자 하는 안건의 핵심 키워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인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전에 나의 생각을 정확하고 매너 있게 전달하고,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하면서 그쪽에서 던질 답변에 대해 미리 예상하고 다음 수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업종별로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어렵겠지만, 제가 겪었던 에피소드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하청업체의 포지션으로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 마감 일정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고 원청사에서 진행 상황을 여쭤보는데, 솔직히 예정대로 전체 결과물을 납품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잘 설명하고 해결할 지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에, 일단 진실대로 보고하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초고”는 제작사의 객관적인 이유, 작업자의 컨디션, 프로젝트의 난이도 등 가늠한 이유를 우선 나열하고, 마감이 어려운 상황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스케줄을 조금 더 늘릴 수 없을지 확인하는 게 포인트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만 정리해서 보냈을 경우, 원청사의 기분이 별로일 거라고 예상되다 보니 1차 “윤문”이 필요했습니다.


예상했던 스케줄대로 업체 쪽에서 약속했던 마감일에 맞춰 납품하는 것에 동의했던 상황에, 이제 와서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대봤자 핑계일 뿐 위약금을 청구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일단 긍정적인 부분을 먼저 전달했습니다.


결과물 퀄리티가 예상했던 대로 잘 나올 것 같습니다.

모든 직원이 일정을 맞추려고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원청사의 기대에 부응하는 기분 좋은 상황, 뿌듯하고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멘트로 시작하고, 그다음으로 아쉬운 부분, 현재 상황의 문제점을 얘기합니다. (물론 정말 퀄리티에 문제가 없이 잘 진행되고 있고, 다만 객관적인 또는 주관적인 이유로 일정을 맞출 수 없어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는 케이스입니다. 스케줄을 늘려도 최종 결과물이 말도 안 되게 질이 떨어질 결과라면 미리 스톱하고 2차 피해를 막는 게 더 나을 것입니다.)


그다음으로 이런 상황에서 드릴 수 있는 몇 가지 해결책을 제안합니다.


스케줄을 조금 더 늘려서 고퀄리티의 결과물을 기다리는 게 좋지 않을지.

꼭 마감일에 맞춰야 한다면, 퀄리티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실력이 좀 낮은 레벨의 작업자를 붙여서 마무리해도 될지.

마감일까지 꼭 완성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우선 그 부분에 집중해서 납품해도 되는지… (3차 “결과를 상상해” 봅니다.)


맨 마지막에는 양해를 구하며, 정말 죄송하고 또 면목이 없어 꿇을 정도의 진심이 전달될 멘트와 이모티콘이라든지, 직접 통화하면서 같이 고민하고 해결할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이 정도까지 액션을 취한다면, 무조건 좋은 해결책을 찾고 마무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적어도 제 경우는 그랬습니다.)


물론 원청사의 양해를 구하려고 애를 써봤지만, 협상에 실패했을 경우 얼른 다른 대안을 세워 약속한 일정에 맞춰서 납품할 수 있도록 제작사에 통보해야 합니다. (이럴 경우 참고용으로 전에 보내던 문장을 예시로 첨부해 봅니다.)

[일정 조율 실패 시, 협력사에 보낼 문장 예시]

아쉬운 결과에 대해 일단 답변을 드리고 계약서에 따른 의무를 강조하며 함께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지 의논하는 자세로 연락을 드리도록 추천합니다. 아울러 원청사의 입장에서도 왜 꼭 일정에 맞춰야 하는지, 방송일정이라든가 출고 일정이라든가 어쩔수 없는 상황을 덧붙여 설명하며 양해를 구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하겠습니다. (아무튼 모든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잘 풀리기를 기도합니다~)




[오늘의 잔소리]
직접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라면, 일단 논의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미리 리스트를 짜고, 어떤 멘트와 흐름으로 대화를 이어 나갈지 적어놓고 대화하기를 추천합니다.


더불어 카카오톡이나 문자 메시지 같은 텍스트로 대화하게 될 경우, 초고를 작성하고 1차 윤문을 거친 뒤, 무조건 2차 “문법 및 오타, 띄어쓰기(적어도 오타는 없어야 함!!!)”를 검사하고, 3차 복사 붙여 넣기 다음으로 전체 내용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전송하기를 추천합니다. (여기서 잠깐! 만약 단체 대화방에 누군가에게 보낼 문자라면, 꼭 정확하게 멘션 되었는지 체크할 것!)


공지나 게시물은 물론이고, 일상 대화에서 오타, 띄어쓰기에 문제가 많은 대표와 문장이 정갈하고 띄어쓰기가 적확하고 매너를 지키는 대표가 있다면,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지 상상해 보길 바랍니다. (여기서 팁! 한꺼번에 여러 키워드의 내용을 보낼 경우, 본문에도 예시로 올렸다시피 요점을 나열해서 보내면, 상대방이 확인하기도 편리하고 답변할 때 해당 숫자를 나열해서 관련 질문이나 사항에 대해 답변하기 용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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