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로 신체나이 10살 내리기
첫 2분 홈트 이후 사람은 하던 대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40년 간 숨쉬기, 엘리베이터 타기, 무거운 건 택배 시키기로 단련된 몸은 그대로 살게 두어야 한다.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가는 역효과만 날 거야. 관절이 상할 거야. 무릎이 나갈 거야. 더 이상 운동을 하지 않을 정당한 이유가 차고 넘쳤다. 무엇보다 강력한 이유는 지금도 잘 살고 있다는 것이다.
2분 운동에 체력만 확인한 후 3일이 지났다. 3일 전 운동을 한 9시가 되자 신기하게도 자존심이 상했다. 대상이 없고, 상대방이 없어도 자존심이 상할 수 있구나. 이상한 기분이었다. 올림픽에 출전한 것도 아닌데 중도 포기라는 단어는 왜 떠오르는 것일까. 무엇보다 궁금했다. 나는 정말 2분짜리 체력인가. 그럴 리가 없으니 확인이나 해보자는 생각에 다시 앱을 켰다.
지난번에는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랬던 것일 수 있으니 컨디션을 점검했다. 심호흡을 하고 팔을 휘휘 돌리고, 다리를 풀었다. 스쾃을 시작하자 10개를 채 하기 전에 다리가 당겼다. 젠장. 대망의 팔 굽혀 펴기는 역시 3개. 팔이 떨리는 게 꼴이 보기 싫어서 그대로 엎드렸다. 숨이 찼다. 몸에 힘은 있는 것 같은데 팔 굽혀 펴기를 더 할 수는 없었다. 이건 혹시 말로만 듣던 고강도 운동인가. 내 자세가 힘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가는 잘못된 자세인가.
호흡이 가라앉을 때쯤에 목표가 아닌 확인 작업 계획을 세웠다. 40세 남자는 과연 운동 2분을 할 수 있는가. 기사로 보던 40대에 운동에 입문하여 철인 3종 경기까지 나갔다는 것은 가짜뉴스인가.(그것도 여성이었다) 내가 외계인인가 그들이 외계인인가.
목표는 2분. 2분 중에 쉬는 시간이 심지어 30초. 다음 운동은 충분한 회복기를 거친 3일 후.
한 번만 더 해보자.
딱 한번 2분을 채우고, 내가 정상이라는 것을 증명한 후 앱을 지우리라.
흥, 무료 앱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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