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트로 신체나이 10살 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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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1 - 시작은 이랬다
나는 직장인이다. 그 흔한 9to6, 야근은 1주일에 1번 정도. 주말엔 일정을 비워두는 것을 꿈과 목표로 삼는, 회원가입 직업란에 주저 없이 회사원이라고 고르는. 80년생, 생일 지난 43세.
문과 출신답게(?) 운동보다 사색을 좋.. 그냥 땀 흘리는 게 너무 싫은 운동 문외한이자 무관심. 평범한 것이 뭔지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 어디 가서 뭐라도 하나 눈을 반짝이며 말할 것이 없는 그냥 40대 직장인이다. 20대엔 40대가 허황된 꿈처럼 머나먼 일이었고, 30대엔 멋진 40대가 될 것이라고 근거 없는 망상만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40세가 되던 1월에 나의 체중은 78kg가 되어 있었다. 키 178cm이니 BMI 24.62의 남성 상위 50% 과체중. 그날 알았다. 나는 뭔가 작게라도 남들과 다를 줄 알았는데, 그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이기 때문에 아무도 태클을 걸 수 없을 뿐인 혼자만의 착각이었다는 것을. 그렇게 마흔이 시작되었다.
2월의 평일 저녁, 그날은 아마도 화요일이었을 것이다. 평소처럼 퇴근 후 저녁을 먹고 소파에 눕듯이 앉아서 유튜브를 보다가 더 볼 것이 없어서 검색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그마저 지겨워서 멍하니 벽을 바라보는 순간, 평온한 저녁이 지루하게만 느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지겨움의 원인 중 하나는 무거워진 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지금도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 이대로 멍하니 매일 저녁을 보낼 수는 없어. 나도 남들처럼 멋지게 운동이라는 걸 해 보자.”
결심이 거대할수록 사전 작업이 웅장한 법. 1시간째 운동 앱을 검색하고 있었다. 무료이면서 좋은 운동이 많고, 인터페이스가 멋진 앱을 찾다가 지쳐서 그냥 다운로드수가 높은 앱을 받았다. 핏데이였다. 15분짜리 운동 코스를 고르고 난이도 단계에서 그래도 내가 성인 남성인데 하는 마음에 중급을 골랐다. 시작을 누르고 맨바닥의 방에서 스쾃 열개를 시작했다. 두 번째 동작이 시작되고, 운동을 시작한 지 30초가 채 지나지 않아서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숨이 찬 것이다. 마치 고산지대로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 같았다. 이럴 리가 없어. 내가 나도 모르는 무슨 큰 병이 있는 건가? 온갖 생각을 다 끝낼 겨를도 없이 세 번째 동작인 팔굽혀펴기가 시작되었다. 그래, 이건 자신 있지. 그날 내 운동은 팔굽혀펴기 3개를 하고 그대로 엎드린 채로 끝났다. 물론, 앱은 열심히 15분을 채웠다. 가쁜 숨은 운동 앱이 꺼질 때가 돼서야 진정되었다. 총 운동시간 2분. 몸은 하프 마라톤 완주. 마음은 충격과 공포.
그날 방바닥에 엎드린 채 결심했다. 다시는 이런 수치스러운 짓을 하지 않겠다고. 어차피 평생 안 한 운동, 쭉 안하겠다고.
지금 나는 홈트 4년 차. 매일 60분의 운동. 체중 60KG. 신체나이 33세. 이제부터 써나갈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읽어가다 보면 그 흔하디 흔한 말, 운동은 정직하며,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는 말의 실체를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건 나의 창피한 기록이다. 나는 여전히 운동이 그렇게 좋지 않고, 어떻게든 신체적 활동을 피하고 싶어 하는 소심한 혹은 소극적인 내 내면의 기록일 테니까. 누구처럼 운동이 얼마나 좋은데요라는 말은 여전히 공감이 잘 가지 않는다. 그래도 신체나이는 내리기는 할 수 있다. 당신이 오늘 2분만 운동할 수 있다면.
#홈트#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