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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노래 Aug 08. 2023

part#6 - 칼로리를 확인하는 당신을 위한 위로

홈트로 신체나이 10살 내리기


4년 간의 홈트 동안 가장 빠르게, 많이 살이 빠진 기간은 첫 1년이었다. 지금은 아무리 고강도를 해도 체중의 변화는 거의 없다. 첫 1년은 평균적으로 매달 1kg씩 빠져서 1년 동안 12kg가 빠졌는데 그중 홈트 시작 후 3개월-6개월 구간에서 6kg가 빠졌다. 말 그대로 3개월 만에 원래 입던 바지를 더 이상 입지 못하게 될 정도였다. 그런데 운동량은 5분에서 15분으로 늘어난 기간이니까 아무리 너그럽게 계산을 해도 주 3회 1회당 15분 운동을 할 때였다. 요새 60분을 죽어라 해도 300kcal를 소모하니 칼로리로 따지면 살이 빠질 리가 없는 기간이었다. 게다가 저탄고지나 식가량을 줄인다거나 하지 않았다. 어차피 언제든 힘들면 홈트는 그만 둘 생각이었으니까.


나만의 결론은 이렇다.(의학적, 운동학적 근거는 모름) 그냥 느낌과 체험만으로 얘기하자면 지속적인 운동을 하는 한 칼로리 계산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 물론, 고칼로리 3대장인 자장면, 떡볶이, 피자를 매일 먹으면 살은 겁나 찌겠지. 그런데 작정하고 그러지 않는 이상, 먹방 유튜브가 아닌 이상, (그런데 먹방 유튜브 중 날씬한 사람이 많지 않나? 이건 정말 궁금하다) 저 3가지 음식을 그렇게 자주 먹진 않는다. 내 경우엔 자장면은 1달에 1-2번, 떡볶이는 3-4번, 피자는 2-3번 정도 먹었는데 이게 많이 먹은 건지 적게 먹은 건진 모르지만 그냥 먹고 싶을 때 먹었다. 3가지 다 양껏 먹으면 1,000kcal 정도 되니 칼로리 계산으로 운동을 한다고 하면 최소 3시간은 했어야 했다. 그런데 15분을 하는데 살이 쭉쭉 빠져나갔다.


중요한 건 루틴이다. 다이어트 목표, 운동 목표 다 좋지만, 그냥 뭐라도 하나 정한 다음 그대로 하는 것. 이유나 데이터나 계산까지 한다면 너무 생각이 많아지니 패스. 난 15분 체력이니 한 번에 1 5분만, 매일은 절대 못하고 하고 싶지도 않으니 최대 주 3회. 그냥 지킬 수 있는 루틴 하나 정하고 그대로 하면 살은 빠진다가 내 결론이다.

지금은 이렇게 쿨한 척 얘기하고 있지만 나도 1년 동안 칼로리 앱을 썼었다. 매일 식사 때마다 먹은 음식을 입력하고, 그날 칼로리가 2,000kcal이 넘지 않도록 조절했다. 반만 성공했다. 직장을 다니며, 퇴근하고 오면 가족이 있는 환경에서 나이가 40이 넘은 남자가 다이어트한다고 밥을 안 먹는 건, 뒤늦게 겨우 들었던 철마저 빠져서 모델을 하겠다고 나서지 않는 이상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스트레스만 더했다. 식사 때마다 앱을 켜는 것도 귀찮고, 식단 조절도 안 하면서 칼로리가 넘어가면 괜히 신경만 쓰이고, 다이어트 효과는 없고 스트레스만 더해져서 1년이 채 되기 전에 앱을 지웠다. 어차리 살이 찌면 바지가 제일 먼저 경고등을 울려줄 테니까.


오래 하려면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 내가 피트니스를 다니지 않는 것은 운동은 할 수 있는데 운동하러 나가기가 너무 귀찮았기 때문이다. 식단 조절을 안 한 건 먹고 싶은 것을 못 먹으면 짜증이 나기 때문이다. 견디는 건 운동 시간 동안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이것도 나중에는 시작을 하기 싫은 뿐이지 어느 순간 몸이 익숙해진다. 인내가 미덕일 때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만이다. 나 혼자 운동하는데 인내까지 하기엔 세상에 참아야 할 게 너무 많다. 운동이라도 좀 그냥 하자. 그래도 된다. 멈추지만 않으면 생각보다 몸은 당신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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