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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두고 두고 맛있게”

고구마 10kg 썩히지 않고 끝까지 먹기

by 삶은콩깍지


두고두고 맛있게



고구마는 달달해서 찌면 보슬보슬한 게 호호 불어먹는 재미가 좋고 구우면 쫀쫀한 게 참 맛나다.

매일 먹게 된 건 무리한 식사 조절로 위와 장이 자주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고구마가 좋다는 말을 듣고 먹기 시작하자 증세가 좋아졌지만 매일 먹기 위해서는 꽤 손이 갔다. 며칠 먹을 분량을 한꺼번에 쪄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데워 먹는 것이 가능했지만 맛이 별로였고 이틀에 한번 꼴로 손질해 찌는 것도 점점 귀찮아졌다. 게다가 박스째 사, 아껴 먹는다고 두었더니 몽땅 썩거나 겉이 괜찮다고 좋아하면 속은 문드러져 있는 일이 허다했다.




고구마 고르기


인터넷 대량 구매 요령

상세페이지에 설명은 늘 달콤하다. 좋은 땅, 미소 짓는 농부, 맛있게 조리된 고구마 사진은 정말 먹음직스러보인다.

난 주로 파는 사람과 농사짓은 사람이 일치하는지 꼼꼼히 보는 편인데 농장과 직거래를 통해 구입하게 되면 집에 도착한 고구마는 좀 특별하다. 땀으로 키운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보낼 때 어떤 농부는 시집을 보낸다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포장이 정성스럽기 그지없다. 장문의 문자와 어떻게 보관하면 좋은지 자세히 적은 안내문에 부모의 마음이 느껴진다. 물건에 이상이 있을 때 처리도 엄청 빠르다.

아무리 훌륭한 상세페이지 라도 사 보기 전까진 알 수 없다. 가장 믿음이 가는 곳에서 일단 주문해보자. 한번 성공했다면 세 번까지는 좋은 상태로 배달이 되고 맛이 한결같아야 그 사이트에 정착할 수 있다.



보고 살 때

인터넷에서 구매하면 한 번에 많이 사야 하기 때문에 가까운 곳에서 조금씩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줏빛에 길쭉하게 빠진 고구마는 이쁘다. 누군가의 손에 의해 한번 걸러진 후라 상태가 좋아 보이고 작은 소쿠리나 비닐에 조금씩 나눠 팔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낮다. 하지만 그중에도 속을 알 수 없는 것들이 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말끔하게 보이는 부분만 봐서는 안된다. 안쪽이나 아래쪽 숨은 고구마가 괜찮은지 꼭 살펴보자. 살짝 눌러보아 무르지 않고 단단하며 껍질에 심한 상처가 없는지 확인하자.



언제 사야 맛있지?

고구마는 주로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수확한다. 이때 사면 햇고구마 맛을 볼 수 있다. 포슬포슬한 식감에 수분이 많지만 단맛은 좀 덜할 수 있다. 그럼 꿀 고구마는 언제 먹을 수 있는 걸까? 고구마는 바로 땄을 때 보다 3,4개월 정도 숙성하면 단맛이 증폭된다. 수분은 적당이 날아가고 당도가 높아져 꿀처럼 달콤한 고구마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똑같은 농장에서 사더라도 여름에 햇고구마라 하여 구입한 것과 추운 겨울에 구입한 것은 맛이 차이가 있다.



고구마 찌기&보관


일단 박스를 열자

도착한 날 하는 게 가장 좋지만 만약 바로 할 수 없다면 박스 뚜껑을 완전히 열어두자. 박스 아래쪽 고구마와 위쪽 고구마를 한번 섞어주는 것도 좋다. 한참 후에야 하게 될 거 같으면 고구마를 하나 씩 신문에 싸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고구마는 습기에 약하고 자체로도 물이 많아 그냥 두고 먹으면 썩기 쉽다. 조금씩 나눠 먹어야지 한다면 꼭 얼마 정도는 버릴 확률이 크다.


씻기 손질

식자재 전용 수세미가 하나 있으면 편하다. 설거지하던 것은 거품이 남아있다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통풍이 잘 되고 이물질이 잘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이 재료를 손질하기에 적당하다. (망타입이 꽤 편했음)

흐르는 물에 고구마를 씻으면 흙이 꽤 나온다. 잔뿌리나 표면에 묻어 있던 흙은 입자가 고와 여러 번 물을 갈아 주며 씻어야 한다. 씻으면서 양쪽 꼭지도 잘라주고 껍질에 상한 부분도 제거해주자.

껍질채 먹을 거 라면 최소 3번 정도는 헹궈 줘야 하는데 상태가 좋은 것 일 수록 상처가 적고 깨끗해서 손질할 때 시간이 절약된다.


찌기

양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을 말 하긴 어렵다. 완전히 익을 때까지 시간을 알아두었다가 다음번부턴 타이머를 해주면 편하다. 주변에서 어슬렁 거리며 계속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고구마의 두께에 따라 익는 정도가 다를 수 있으니 젓가락으로 푹 찔러 꼭 확인해보자.



식혀서 냉동고

다 쪄진 것은 접시에 덜어내 식힌다. 냉동고에 보관하려면 완전히 식은 다음 넣는 것이 형태에 변화가 적다. 일반 냉동고에 온도는 -20도 정도이지만 급속으로 온도를 떨어뜨려주는 급속냉동이 아니기 때문에 고구마의 수분을 완전히 잡아주는 데는 무리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온도차를 줄인 후 표면에 발생할 수 있는 얼음 결정을 줄이는 게 좋다.

냉동고용 트레이가 있다면 바로 이용해도 좋지만 온도차로 인해 생기는 물기들이 잘 날아갈 수 있는 구조인지 살펴본 후 사용하도록 하자. 비닐팩을 이용해도 좋은데 이때는 완전히 식히는 데 좀 더 신경을 써주자.




고구마 응용



꿀 터지는 고구마 오븐구이

냉동고에 얼려둔 고구마는 먹고 싶을 때 꺼내 오븐에 굽는다. 예열을 해야 하는 정통 오븐 스타일이 아니어도 좋다. 구이 기능이나 간편 요리에 군고구마 기능으로도 가능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절대 해동하지 않는 것이다. 해동을 하면 오히려 마를 수 있다. 딱딱한 상태로 오븐 속에 들어간 고구마는 수분이 적당히 날아가고 단맛이 응축되어 쫀쫀하고 달콤한 군 고구마가 된다. 꿀이 툭하고 터져 나온다.

요령이 좀 생긴 다음부턴 한 번에 10kg를 쪄 보관하고 있다. 한 달에서 두 달 길게는 세 달까지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3개월 이상은 고구마가 남질 않아서 알 수 없음)



해먹당 간단 레시피

재료/

고구마


준비/

1.고구마를 2,3번 흐르는 물에 씻고 꼭지를 제거한다.

2. 찜기에 올려 찐다.

(양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0~35분)

3. 젓가락을 찔러 푹 들어가면 꺼내 식힌다.

4. 냉동고에 넣어 보관한다.


순서/

1. 먹고 싶은 양만큼 꺼낸다.

2. 얼어 있는 상태 그대로 오븐에 넣어 구우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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