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풍경소리

by 이슬

나의 봄은 언제나 개나리꽃처럼

쏟아지는 종소리를 울리며 온다.

지천에 꽃별 들이 흐드러지게 핀 길 따라

아버지는 다시 못 올 먼 길로 나섰다.

그해 삼월 첫 발령 난 딸내미 소식에

병상의 아버지는 누런 얼굴 환하게 밝히며

자리를 털고 일어설 듯 반짝 생기를 얻으셨다.

부친 위독하시단 급보를 듣고

한양대병원으로 달려가던 길가에는

노란 개나리가 찬란한 봄 햇살 아래

눈부시게 찰랑거렸다.


어떤 치료도 신께 드렸던 기원도 부질없어

퇴원하여 집으로 돌아오신 날

둘러앉은 처자식을 느낌으로나 어루만지셨을까?

마지막 숨 거두시며 들어 올린 팔 힘없이 떨구시곤

주름진 아내의 통곡 소리와 다섯 남매 괴인 맘

아랑곳없이 구름을 밟듯 허적허적 길 떠나셨다.

낯선 장의차에 누워 선산 가시는 길가에는

개나리가 줄지어 서서 나팔을 불며

흐느끼는 내 곁에서 함께 울었다.

별처럼 초롱초롱한 개나리꽃은

푸른 새벽 깊은 산 산사에서 울리는

노란 풍경소리

해마다 봄이 오면

내 맘속에 잠든 아버지를 깨운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