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봉님이 Sep 27. 2024

자신을 불신하지 않는 법

김형경, [소중한 경험]

 

김형경 [소중한 경험], 사람풍경

#문장수집

  의존성을 주요 생존법으로 삼았던 사람이 열심히 산다는 뜻은 늘 의존할 누군가를 찾아다니고, 의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자기 삶의 주도권을 양도한 후, 더 잘 의존하기 위해 그에게 헌신하는 것을 말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힘을 키울 기회를 잃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잃어간다. 동시에 헌신한 만큼 돌아오지 않는 보상에 대해 분노의 감정을 키우게 된다. 그런 이들은 의존성의 생존법을 알아차리고 개선할 때까지 열심히 살지 말아야 한다.


#짧은생각

 그러고 보면 내 약한 감정은 강한 누군가에게 늘 연결되어 있었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 늘 열심히 일해도 벗어나지 못했던 가난. 겨우 한 숨을 돌릴 때 쯤이면 어김없이 터졌던 사건 사고들. 그럴 때마다 외롭지 않기 위해 더 견고하게 누군가에게 의존하곤 했었다.


  '행복한 가정, 성공한 과업, 능력있고 성격좋은 어른' 이라는 꿈같은 환상을 삶의 목표로 정해 놓고,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살아서 '인정받고 사랑받으려' 했던 나의 소망이 애처롭다. 스스로를 불신하지 않는 법은 외부의 관계가 아니라 내면의 힘에서 찾아야 한다는 사실을 요즘, 큰 댓가를 치루고 나서야 배워가고 있다. 지금이라도 특별한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나르시스트적인 욕망을 거두고, 누군가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포기하고, 돌아오지 않는 보상에 실망하며 혼자 북치고 장구치던 지랄맞은 시간들을 이제 내려놓기로 한다. 외롭지 않기 위해 만들었던 중독적인 의존의 끈을 끊고, 이제 온전히 나의 역량을 믿고 낯설지만 설레는 여정을 시작해 보기로 하자. 당분간은 금단현상에 많이 힘들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