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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꿈맘 Jun 23. 2021

꼭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어

첫째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던 날 자연분만 못한 억울한 마음

첫째 아이가 달력에 표시해 놓은 자기 생일

2011년 5월 7일 오후 4시 11

응애응애~~~

아기의 힘찬 울음소리와 함께 나의 보물 1호

첫째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다

"축하드립니다 건강한 남자 아기입니다"

라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다음

나와 남편 그리고 우리의 첫째 아이 뽀동이(태명)

와 함께 첫 가족사진을 찍어 주셨다

그리고 잠시 후에 나는 다시 잠이 들었다

잠이 깨어서 일어나 보니 나는 회복실로 옮겨지고

있었다




아기를 임신하는 동안 늘 당연히 나는

자연분만을 할 거라고 꼭 자연 분만하고 말겠다고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했었다 

친정엄마도 우리 집 시골에서 밭에서 밭매다가

진통 와서 집에 부랴부랴 달려가서

시골 친정집 방에서 나 낳으셨다는데

우리 사 남매 모두 순풍순풍 자연 분만하셔서

나도 당연스레 자연 분만할 거라고

믿고 의심치 않았다

그래서 산부인과 문화센터에

임산부 태교 발레도 배우겠다며 신청해서

임신 기간 동안 정말 열심히도 다녔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수강 신청해서

배워보는 태교 발레

난생처음 배워보는 운동이

태교 발레라니 정말 신기하기도 하고

나 자신이 대견스럽기도 했다

태교 발레 배우러 다니는 동안 다른 산모님들과도

소통할 수 있고 그래서 더 열심히 집중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태교 발레 수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몸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으로 심호흡 복식호흡을 기본으로 시작하는데 동작 하나하나 강사 선생님의

우아하신 동작들을 보면서 따라 하는데

정말 온몸이 시원하고 개운해진다

임신하신 산모님들께 꼭 태교 발레 배워 보시기를

추천해 드리고 싶다




5월 7일 토요일 아침

늘 그렇듯 남편은 어김없이 회사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출근하고 나는 아침 10시쯤 다니고 있는 산부인과에 출산 전 막달 검사가 예약되어 있어서 준비를 해서 집에서 걸어 나오면 5분 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즐거운 마음으로 산부인과에 갔다

첫째 아이의 예정일은 5월 10일이다

그런데 초산이라서 예정일보다 훨씬 늦게 태어나는

아이들도 있고 한다고 산부인과 원장님이 말씀해주셔서 그냥 찬찬히 기다리기로 했었다

아기가 자리도 잘 잡고 있고 양수도 좋다고 하셔서

아기가 잘 태어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산부인과에 도착해서 진료를 받는데

이날이 막달 정밀 검사를 받는 날이었다

그런데 배뭉침이 규칙적으로

조금 심하게 오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

담당 원장 선생님께서 아무래도 병원에 입원하고

출산 준비를 해야 될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그냥 정기검진 받으러 가는 날이었는데

아직 예정일도 며칠 더 남아있고 그런데

갑자기 출산 그것도 지금 오늘 이라니

새벽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 남편에게

얼른 전화를 걸었다 남편도 깜짝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남편은 회사에서 급하게 퇴근하고 집으로 가서

내가 미리 챙겨 놓았던 출산 가방을 들고

산부인과로 달려왔다 남편이 옆에 있으니까

불안했던 마음이 조금 안정이 되었다

모든 게 처음이라서 나는 아기를 만날 거라는

그 설렘보다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다

그렇게 규칙적으로 진통은 계속되었지만

나의 자궁문은 조금씩 열리기는 했지만 쉽게  

진행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시간은 오후 3시가 지나갈 때쯤

아기 심박수가 급격하게 많이 떨어지고

있다며 담당 원장 선생님이 급하게 달려오셨다

내 옆에 있느라  그 시간까지 점심 식사를 못했던 남편은 산부인과 가까운 곳에서 잠시 식사하려고

주문을 했는데 정말 밥 한 숟가락도 못 먹고 다시

산부인과로 급하게 뛰어 올라왔다

담당 원장 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설명하시기를

"지금 아기가 심박수가 많이 내려가서

위험해요 조금 안정되는 거 더 지켜보다가

혹시라도 또 심하게 아기 심박수가 많이 내려가면  아기도 산모도 둘 다 위험해질 수 있어요 그리고 자궁문 열리는 게 빨리 진행이 되지 않을 경우 그래서 아기가 긴 시간 동안 더 지칠 수 있고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라고 설명해 주셨다

그렇게 한 번의 고비가 무사히 잘 지나갔고 혹시 모를 응급상황에서는  제왕절개

출산을 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하아 정말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슬펐다

나는 그렇게 자연분만을 기대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다짐 또 다짐하며

아기와의 10달을 지내 왔는데 지금 당장

제왕절개로 출산할 수도 있다는 말에

너무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모를 응급 제왕절개 수술에 대비해서

미리 제왕절개 수술 동의서를

찬찬히 읽어보며 제왕절개 수술 동의서에

남편이 사인을 했다




한번 정도 고비는 잘 넘겼지만 아기의 심박수가

한번 더 심하게 내려갔다 아마도 그때 기억으로

아기 심박수 50까지 내려갔던 걸로 기억된다

계속 자연진통을 기다리기에는 아기도 산모도

많이 위험할 수 있다고 하셔서 우리는 하는 수 없이

제왕절개 출산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아기는 제왕절개 출산으로 무사히 잘 태어났다

출산의 기쁨도 잠시 하반신 마취만 했었지만 마취가 풀리면서 그때의 그 고통은 정말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다 그 후로 나는 절대로 아기는 낳지 않을 거라고 또 다짐을 했다






산부인과에서 7일 동안 지내면서 제왕절개

수술부위가 빨리 회복되려면 자주 움직여야 된다고 하셔서 출산 2일째 되는 날부터 산부인과 복도를

정말 많이 걸어 다녔다 시간 되면 아기 젖 먹이러 신생아실에 가서 아기를 만나고 아기 참새처럼 입을 내미는 아이를 보면서 나는 또 출산에 고통은 언제였냐는 듯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었다 퇴원 후에 집에 와서 우리는 많이 헤매기도 했다

첫아기라서 아무것도 몰랐다

기저귀 하나 갈아주는 것도 힘들기도 했다  

작디작은 아기가 혹시라도 다치지는 않을까

가녀린 팔과 다리

2.96kg에 태어난 뽀동이(첫째 아이 태명)

너무나 작아서 어떻게 해야 될지

정말 집에 와서 우리는 기저귀 한번 갈아주는데

덜덜 떨었다

그리고 산모도우미 이모님께서

그다음 날부터 2주 동안 케어해주셨고

산모 도우미 이모님께서 

신생아 목욕시키는 기초 단계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셔서 많이 배우게 되었다

그때 산모도우미 이모님께 얼마나 감사하고 또 감사드렸는지 모른다 너무나 좋으셨던 분 지금도

잘 지내고 계시죠

2주 동안 케어해주셨던 산모도우미 이모님

그 후로도 가끔씩 산모도우미 이모님께서 나에게 아기 키우면서 어려운 것 있으면 얘기하라고 하셨고 가끔씩 산모도우미 이모님과

전화 통화를 하기도 했다

2주의 시간이 금세 지나가고 정이 들었던

산모 도우미 이모님과 헤어지던 날 너무나 아쉽고

서운하고 그랬었다 이모님 잘 살고 계시죠

그때 정말 너무나 감사했어요 보고 싶어요


첫째 아이 태어난지 30일 하고 2일째 되던날


나는 출산하던 날의 그 고통을 어느새 잊은 채

나와 남편 그리고 뽀동이 우리 세 가족의 단란한 추억이 켜켜이 쌓여가기 시작했다

아기는 절대로 더 이상 낳지 않을 거야 라는 말이 무색하게 커갈수록 예쁜 짓을 하는 뽀동이를 보면서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둘째를 임신해서 낳게 된다면 두 번 다시는 제왕절개 출산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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