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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Sep 05. 2019

그림일기 - 눈물 나는 날에는


20190904 그림일기.
살면서 웃는 날이 더 많았으면 하지만,
이런 날도 있어서 웃는 날이 더 소중하겠죠.  






오늘은 지나간 상처가 많이 올라온 날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것이라기보다는 여러 일들이 겹쳐가며 묻혀있던 상처를 수면 위로 둥둥 끌어올려주었습니다.


샤워하면서 울어본 적.... 언젠가 다들 있으시겠지만...

욕조에 있으면 눈물이 더 잘나고, 울고 나서도 개운한 느낌이 더 있죠. 그리고 어차피 물바다이니 많이 울어도 티가 안 나서 괜찮고. 싹 씻겨 내려가니 좋고.


오늘은 몇 가지 일들을 통해 저의 뿌리 깊은 외로움을 본 날이었어요.


저는 누군가가 저를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을 잘하지 못하는 면이 있더군요. 뭐든지 스스로 해내야 한다고, 많은 면에서 외롭게 혼자 끙끙 앓으면서 해나가는 면이 있었고, 그래서 필요할 때에도 도움을 잘 청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라고 무의식에 새겨진 언젠가의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측은했던 저의 모습과 함께 생각난 여러 일들이 눈물을 데려간 하루였습니다.


‘앞으로는 도움을 잘 청하고 잘 받는 삶을 살자!’

시원하게 울고나서 이런 생각도 하였습니다.






+ 그림일기를 그리면 대체로 하루 중 있었던 좋은 일들을 기억하고 그림으로 남기게 되더군요.

오늘은 무엇을 그릴까 생각하는데 저의 눈물이 떠올랐습니다. 이것도 저의 일부이고, 하루인 것을, 그림으로 남겨주고 싶었습니다.


+ 신랑이 이걸 처음에 보더니, 의외의 반응을 보였는데,

‘귀엽다!’ ‘근데 우는 게 아니고 부끄러워하는 것 같은데?’라고... 오, 저는 생각지 못한 반응이었는데요. 작은 종이에 그려서 실물은 좀 귀여워 보이긴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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