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동아리 마지막 날입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만족도 조사 설문지를 읽습니다. 책을 많이 못 읽었는데 동아리에서 읽었던 것, 조용히 책 읽을 수 있는 자리가 좋았다는 답이 많습니다. 독서 동아리를 여러 번 했지만 이렇게 책 좋아하는 아이들은 처음입니다.
글쓰기 동아리 개설하려다 "신청자가 없네요. 1학년 독서반 맡으시겠어요?" 학생 명단 보니 남학생 6명, 여학생 1명. 두번째 시간에 1명 더 신청해서 모두 8명이 같이 책을 읽었습니다. 독후활동 넣을까 생각했지만 각자 읽는 걸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아 마음 편하게 읽었습니다. 한 번은 학교에서 활동하고 한 번은 학교 가까운 도서관에 견학 신청해서 갔습니다.
한 학기 내내 책 읽고 도서관에 다니면서 아이들 눈빛을 오래 담았습니다. 저도 그 나이 때 책을 좋아했지만 스마트폰, 게임 등등 볼거리가 많아 책에 오롯이 집중하기 어려운 요즘 책 읽는 아이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습니다. 일 많아도 동아리 시간만큼은 저도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었습니다. 고요한 교실에서, 햇살 좋은 도서관에서 한 장 한 장 넘기는 책장이 왜 그리 달던지요.
교실과 복도에선 개구쟁이 같다가도 동아리 시간에는 더없이 진지하던 아이, 책 안 가져와 다음엔 꼭 가져오랬더니 친구와 같이 읽으면서 미안해하는 아이, 읽은 글 중 오래 남은 부분을 A4용지 한 장 가득 옮겨 쓴 아이, 아는 친구들과 같이 읽어 좋았다는 아이..... 동아리 내내 수불석권(手不釋卷)하던 아이들에게 이 말을 미처 못했습니다. '나도 고마워!'
* 수불석권(手不釋卷) :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말로 책을 매우 열심히 읽는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