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간에 축제 연습해도 되나요?"
"1학년 한문은 9과까지 나갑니다. 빨리 진도 빼고 남은 시간에 연습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지난 주에 1학년 세 반 공연을 보았습니다. 한 달 전만 해도 뭐 할까 고민하던 아이들이 언제 이렇게 손발 착착 맞추는지! 열네 살 푸르름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재작년 축제 때는 오전에 교내에서 부스 탐방하고 오후에는 전교생이 문예회관 가서 무대 공연을 보았습니다. 당연히 오디션도 치열했지요. 코로나19에 1/3 등교, 전면 원격수업하면서 날아간 축제를 올해는 조금 달리 준비합니다. 작년에 완공된 체육관에서 반별 공연이랑 장기자랑.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공연은 미리 촬영하고 축제날에는 각 반 교실에서 공연 영상을 시청합니다. 2/3 등교니 원격수업 학년은 집에서 보겠습니다.
오늘은 축제 공연 영상 리허설 하는 날. 내일 1학년 영상 촬영 앞두고 체육관 무대에서 한 번 더 맞춰 봅니다. 1교시 1반, 2교시 2반...... 6교시에 명시 암송 행사 있어 6반은 4교시에 미리 했습니다. 수업과 리허설이 겹치는 반 보니 교실에선 못 보던 모습이 보입니다. 특히 조용하던 학생이 친구들에 둘러싸여 혼자 춤추는 내공이라니! 반마다 주제와 흐름이 모두 다릅니다. 산에 들에 싱그러운 꽃들처럼.
초등학생 때 『바람과 구름과 비(碑)』에서 '백화제방(百花齊放)' 네 글자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그땐 몰랐는데 온갖 꽃이 한 번에 핀다는 뜻이었답니다. 내일은 1학년, 다음 주에는 다른 학년 영상 찍고 1월 축제 때 반별, 개인별 장기자랑 영상을 보게 됩니다. 모든 꽃은 아름다움을 기억하며 훌쩍 자라 겨울에 핀 꽃들의 향연을 응원합니다.
* 백화제방(百花齊放) : 제자백가처럼 여러 학설이 자유롭게 발전하는 모습을 뜻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