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직전 월요일. ㄱ이 한자카드 넘겨 가며 공부합니다.
"ㄴ이 만들었어요."
작년 기출문제로 모의고사 보고 ㄴ 카드를 봅니다. 하나하나 코팅해 고리 끼워 만든 카드. 앞면에는 한자, 뒷면에는 뜻과 음이 있습니다. 작은 글씨로 몇 과인지도 표시했습니다.
"멋지다! 언제 다 했어?"
"한 세트 더 있어요."
다음날 다른 반. 맨 앞자리 ㄷ도 한자카드를 봅니다.
"ㄷ이 만들었어?"
멋쩍은 듯이 "네."
빛깔 있는 수첩에 단원명 쓰고 새로 나온 한자를 하나하나 붙였습니다.
"한자 어떻게 붙였어?"
"학습지 복사했어요."
쉬는 시간. 동료 선생님들께 ㄴ과 ㄷ 한자카드 말씀드리니 옆짝 부장님이 "아이들 한자카드 많이 만들던데요? 종이 잘라 한자 쓰면서 외워요."
점심 먹고 오후 수업 들어가니 ㄹ이 "선생님, 가위 있으세요?"
"가위는 없고 칼은 있어."
한자 쓴 연습장을 칼로 잘라 카드를 만듭니다.
"저 한자 잘 외웠나 봐 주세요. 松 소나무 송 맞아요?"
기출문제 풀고 시험 힌트 주려니 ㅁ도 한자카드 넘기면서 외웁니다. 공책에 한자 써서 네모반듯하게 자른 카드. 자습 주는 동안 수업공책에 또박또박 씁니다.
"너무나도 진지하고 반듯한 아이들 앞에서 나도 따라 경건해진다. 글자 하나 허투루 쓸 수 없다."
오늘 한문 시험날이었습니다. 모두 잘 보았기를.
ㄴ과 ㄷ에게 허락받고 찰칵. (둘 다 고마워!) (2023.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