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보다 어렵다는데
어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청약이 하나 있었다. 바로 <동탄역 롯데캐슬>. 되기만 하면 시세 차익을 엄청나게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이름하여 로또청약이다. 조건 없이 아무나 신청이 가능하고 게다가 신혼부부 우선이나 기타 조건 없는 복불복 추첨이다. 체감상 대한민국에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신청하는 듯했다.
그전부터 이 청약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다. 남편이 회사에서 알게 되어 전달해 준 정보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나는 그다지 솔깃하지 않았다. 확률 게임에서 성공해 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일까? 별생각 없이 지나갔다.
그런데 어제 온 서버가 마비되고 남편의 회사에서는 남편 빼고 모두가 신청을 넣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헉 그럼 나도 그냥 넣어야 하나? 밑져야 본전이잖아!’
사실 내가 원한 건 10억이 넘는 그 돈보다도 여유로운 마음이었다. 다들 비슷한 바람일 것이다. 일확천금을 얻어서 세상 한번 화려하게 살아 보겠다는 그런 마음 보다도 그냥 속 편한 구석 하나쯤은 가지고 싶다는 마음 아니었을까? 나도 돈 걱정은 내려놓고 정말 묵묵하게 그림책 작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청약을 넣었다. ‘설마 되겠어?’ , ‘그래도 됐으면 좋겠다’가 반반 섞인 마음으로 말이다.
신청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공인인증서로 인증만 하면 클릭 몇 번에 끝이 난다. 하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버리는 바람에 사이트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다. 사이트가 자꾸만 지연되는 동안 여러 가지 잡생각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막상 되면 내가 돈을 쉽게 바라보게 되는 것이 아닌지, 그리고 절박한 마음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작업이 잘 되는 것은 아닌지 등 쓸데없는 생각들 말이다.
아무튼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어쩌면 비슷한 마음으로 꽤나 많이 신청을 하셨을 것 같다. 당첨의 행운이 부디 찾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