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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테라 꺼뭉이를 심은 지 한 달이 지났다. 두 녀석을 심었는데 한 녀석은 결국 흙을 뚫고 올라오지 못했다. 그로로팟 그린에 참여하는 다른 분들의 글을 보니 발아가 더딘 녀석들은 개중에 흙을 뚫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해서 흙을 파 보면 어쩌면 살릴 수 있을 거라고... 아하! 그래 파 봐야겠다 했지만 결국 그냥 그렇게 보내 버렸다.
귀찮음을 바탕에 깔고 이렇게 시간이 지나도 못 나오는 건 죽은 거겠지 초록별로 간 거겠지 하는 합리화로 묻혀 있던 그대로 묻어 버렸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올라오지 못한 녀석을 심은 곳에도 물은 많이 줬다. 혹시 모르는 기대감도 한몫했지만 미안함이 더 컸다.
떠나가는 녀석은 떠나보내고 남은 녀석을 잘 키우기로 했다. 사실 남은 녀석 하나 건사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작아서 크게 부담스러운 건 없지만 조금 더 커지기 시작하면 잘 모르지만 예상하건대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거 같다.
일단 별 탈 없이 자라면 꽤 큰 식물이다. 집이라는 실내 공간에 두기엔 다소 버거울 수도 있다. 지나가면서 아내가 집에서 키우는 화초는 사람 키를 넘으면 안 된다는 말도 신경이 쓰인다. 한참 나중의 일이 될 테니 우선은 큰 걱정은 없다. 다이소에 들른 길에 조만간 바꿀 화분을 찾아봤다. 오래지 않은 식집사 경험에 의하면 잦은 분갈이가 영 귀찮았다. 해서 한 번 분갈이하는 길에 이왕이면 큰 화분으로 하는 게 낫다는 나만의 노하우를 갖게 됐다. 조만간 왔다 갔다 하면서 큰 화분을 하나 장만할 예정이다.
꺼뭉이는 처음에 올라온 본 잎이 된 일식이와 두식이, 삼식이가 기지개를 켰다. 사식이, 오식이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 녀석들을 잘 돌보면 멋있는 삼총사가 될 거 같다. 멋있는 삼총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심은 지 한 달 여 만에 처음으로 영양제를 줬다. 식물을 제대로 키우기 위한 이런저런 실험정신 같은 게 없어서 이번 몬스테라 키우기 글은 한 달에 한 두어 편 정도만 올릴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