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대학을 떠올리면 복잡한 공학 실험실과 복잡한 수식과 그래프가 그려진 칠판을 연상한다. 그런 이미지는 우리의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공과대학은 종합대학의 활기와는 사뭇 다르지만, 교수와 학생들의 특유의 집중된 열정이 빛을 발산한다. 대학원의 구석구석에는 혁신적인 기계와 장비, 그리고 끝없는 연구 노트가 가득 차 있다. 이 모든 것을 원활하게 연결하고 지원하는 조용한 힘, 그것은 교직원의 역할이다.
교직원들의 하루는 대부분의 학생들보다 먼저 시작된다. 아침 일찍 대학에 도착하면 먼저 하루의 일과를 계획하고 학생과 교수들이 필요로 하는 자료나 기자재를 준비한다. 이때, 각종 서류 업무는 기본으로 따라붙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날의 학교 행정은 아직도 상당 부분 아날로그에 의존하고 있다. 과학과 기술의 최전방인 이곳에서도 행정적인 절차를 무시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울러 주기적인 실험실 안전 점검도 잊을 수 없다.
장비의 조달과 유지, 보수는 특히 민감한 업무이다. 가령 예를 들자면, IOS기반의 프로그래밍 연구실에서는 최신형 맥북이 요구한다. 조달청 기자재 목록에 애플 제품이 없다면 수급 할 수 없는 돌발 상황이 발생한다. 당혹스럽지만 그런일은 비일비재하다. 또한 기계나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그것을 수리하거나 대체하는 업무는 전문 기술과 노하우가 요구되기도 한다.
교내 행사나 학술대회, 심지어는 졸업식과 같은 중요한 날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다. 교직원들의 세심한 준비와 체계적인 관리가 없다면 이런 행사들은 원활하게 진행될 리 없다. 우리는 늘 뒷 편에서 묵묵히 일한다. 그리고 그 노력이 대부분 눈에 띄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헌신적인 노력은 이공계 대학의 학문적 활동을 뒷받침하는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된다. 그림자 속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교직원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을 원동력으로 일한다. 명예를 먹고 산다는 군인과 비슷한 감정이다.
우리의 조용한 노력은 이공계 대학의 발전과 더불어, 조국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불씨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