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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쌤 Nov 13. 2023

시대를 넘어서는 대화

칼 안드레와 렘브란트의 예술적 교감

 대구미술관에서 칼 안드레의 미니멀리즘 작품과 마주하며 남다른 인상을 받았다. 바로 옆 전시실에서 렘브란트 판화전까지 둘러보며, 미술이 전혀 다른 시대에서 각기 다른 표현 방식으로 말을 건네고 있었다.


 미니멀리즘은 그 자체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언어처럼 작용한다. 칼 안드레는 올해로 89세. 그의 작품은 나이를 훌쩍 뛰어넘어 선구적인 관점을 품고 있다. 미술이 주는  단순한 시각적 매력을 넘어 관객에게 보다 심오한 생각의 여지와 실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매체라는 것을 드러낸다.


 작가는 글로 표현한다. 칸 안드레라는 조각가는 관객을 '라이즈'라는 철판으로 된 길을 통과하게 하며 침묵 속에서 말을 전달한다. 칼 안드레의 작품은 최소한의 구성으로 강렬한 표현을 이끌어낸다.


 '인터페이스는 조각가가 작업해야 해.'


 넷플릭스 드라마 '빌리언 달러 코드'에서 주인공 카르슈텐은 말한다. 그는 석사 졸업 작품으로 구글어스와 흡사한 위성 뷰 시스템을 구축하려 한다. 코딩을 제외한 플랫폼 작동 방식과 운영하는 법, PC를 조작하는 방식, 디스플레이 패널의 소재 등 모든 종류의 UX/UI 디자인을 조각을 전공하는 예술대학 동기에게 일임한다.


 미니멀리즘의 매력은 간결함 속에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창출하는 능력에 있다.


 한편, 옆 전시실에서 열리는 렘브란트 판화전은 미니멀리즘과 대비되는 복잡하고 섬세한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의 주목도 받고 있다. 예술에 대한 취향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화한다. 렘브란트의 작품들은 그의 시대적 배경을 반영하는 세밀한 디테일로 인정받는다. 같은 날 옆 전시실을 채운 간결하고 추상적인 스타일의 미니멀리즘을 보며 예술에 대한 관점의 변화를 곱씹어 본다.


 칼 안드레의 작품과 렘브란트의 판화는 판이하게 다른 시대에서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를 사용하며 의식을 확장시킨다. 예술적 가치는 멈추지 않는다. 시계 바퀴가 수 없이 돌아가고 나서도 시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사람들의 감정과 사고를 건드리며 소통한다.


 예술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원초적인 탐구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진화의 축적이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귀중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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