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믿기까지..

by 민경수

지금 돌이켜보면,

박사과정을 하던 그 시기는
내 인생에서 가장 몸과 마음이

무거웠던 시기였던 것 같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에서는

신장 이상으로 3차 병원 재검을 받았었고,
갑상선 기능 항진증 진단도 받았었다.
스트레스로 인한 가려움으로

팔은 상처투성이였고,
말로 설명하기 힘든 증상들이

끊임없이 나타났다.


그때 나는
프리랜서로 바쁘게 일하며,

박사과정을 밟고 있었고,
딸은 고3이었으며,
남편은 지방에 파견 나가 있었다
평일엔 혼자 집안일을 감당해야 했고
주말에도 쉴 틈 없이 뭔가를 해내야 했다.

그 와중에
전문가 자격증 시험도 준비하고 있었다.

하나만 해도 벅찬 일들인데
그 모든 걸 당연하다는 듯 혼자 해내고 있다.

‘나는 해내야 한다’라는 생각이
나를 계속 몰아세웠던 것 같다.

당연하게도 몸이 신호를 보냈지만
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번아웃이었다.


준비가 충분하지 않아

자격증 시험에서 연이어 떨어지며,
언제나 "나는 잘해"를 외치던 나는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그런 와중에도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박사과정은 수료했고,
딸은 대학에 들어갔으며,
남편도 파견을 마치고 돌아왔다.

나도, 가족도 각자의 자리를 찾아갔지만
여전히 나는 무기력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렇게 지낼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자신감 회복 프로젝트를 시작 했다.

작은 성공 경험 쌓기!

때마침 만보를 걸으면

포인트를 주는 통신사 이벤트가 있었고,

나는 그걸 기회 삼아 하루 만보 걷기를 시작했다.
걷기에 성공한 날엔

휴대폰 다이어리에 동그라미를 그려 넣어

나에게 뿌듯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1개월, 2개월, 3개월…
처음에는 일상에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살아나는 나를 발견했다.

하루 만보 걷기 성공은

내 일상에 리듬을 만들어 주었고,

잃어가던 자신감을 회복시켜주었다.

그렇게 6개월 하루 만보 프로젝트를 성공했고,
그해 자격증 시험에도 합격을 했다.

‘그래.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지!’

나는 다시
나를 믿을 수 있게 되었다.


자신감을 잃은 내담자들을 만나면,

나는 그때 이야기를 꺼낸다.
"작은 성공을 스스로에게 선물해 보세요"
나도 그렇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거든요.

시작하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작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작은 것...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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