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주경야독 화개원, 화개 2호점을 열며.)
후. 솔직히 이번 프로젝트는 정말 쉽지 않았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무렵, 면역기능이 다시 악화되어 2주 정도를 끙끙 앓았던 것 같다. 입술이 다 터지고,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은 짙은 피로감이 몰려왔다.
쉐어하우스를 처음 기획할 당시에는.
인테리어는 내가 좋아하는 영역이기도 하고, 빈 도화지를 채워가는 느낌으로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두근거림과 떨리는 마음이었다.
두근두근. 한 걸음 두 걸음.
24평의 도화지.
오랜 단독주택의 한 층을 전부 다 개조하는 것.
이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온고지신‘의 미학.
그리고 내가 그토록 갈망했던 임대업자의 삶.
스무 살이 되자마자, 쭉 자취를 해온 나로서는 가성비 좋고, 아름다운 공간을 통해 청년들의 삶이 바뀔 수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꿈과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함께 사는 분들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공간을 갈망하는 누군가에게.
선물 같은 집이 될 수 있기를.
1인 월세 30만원의 행복을 실현시키고자 노력했다.
벽지, 장판, 페인트도 전부 새로 한 것은 물론이고.
아늑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다양한 내부 구성안을 그려왔다.
집이 마치 나에게 묻는 것처럼.
“오늘 하루 동안 고생 많았지? 어서 와. 이제 좀 맛있는 밥도 차려먹고 좀 쉬어.”
대화하는 듯한 느낌의 집.
총 3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내부는 개인 프라이버시 존중을 위해 카메라 담지 못했지만, 입주자들의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 침대와 다른 새로운 침대를 들이기도 한... 다소 길게 느껴지는 여정이었다.
그래도 완벽하게 완성되기도 전에 만실이라니...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또다른 프로젝트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하나씩 하다보면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아름다운 인연들과 놀라운 순간들을 맞이하게 될테니까.
이제 다음 걸음을 향해 나아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