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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개 지화 Dec 01. 2023

글쓰기 수업, 아이와 함께 ‘조조래빗’ 영화를 감상하며

(feat.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나는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광고회사 사장이자, 직접 글을 쓰는 작가.

쉐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임대인이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글쓰기 선생님.


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큰 성취감을 주는 일은 단연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다.


아이들의 문장에는 솔직함이 묻어있다.


어른들의 문장과 다소 다르다.


꾸밈 없이 솔직하고 담백한 아이들의 문장에는 어른들을 깨닫게 하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얼마전에는 한 아이와 함께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교 1학년 때, 나는 처음 이 책을 접했고 당시 <논술과 글쓰기>라는 교양 과목에서 책 감상문을 썼어야 됐는데, ‘죽음을 통해 바라본 내 삶의 의미’라는 주제가 내 감상문의 제목이었다.


당시 교수님께서는 내 글을 마치 기승전결이 담긴 오페라 같다고 하셨고, 논리적으로 무언가를 주장하는 글 뿐만 아니라 내 삶과 내가 느끼는 감정들에 대한 에세이 또한도 참 매력이 있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된 순간이었다.


넓은 세상이 담긴 여러 가지 책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내가 겪은 일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겪은 아픔을 상대적으로 작다고 무시하는 게 아니라 글쓴이가 겪은 일들을 보면서 그들이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실감나게 느끼면서, 나도 이겨낼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다양한 세상을 맞이하는 것.


그리고 나 또한 내가 던져진 세상을 마주하는 것.


읽기와 글쓰기에 있어서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이 아닐까 싶다.



치즈스틱을 좋아하는 아이와 과자를 좋아하는 나.


간단하게 준비해 보았다.



책도 책이지만.

책에서 느끼는 감동과 영상에서 느끼는 감동이 다르다.


작가이자 영상 제작자로서.


둘 다 어느 하나 더 낫다 또는 덜하다 라고 보기엔.

각자의 매력과 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우선으로 두고 싶지는 않다.


다만 분명한 것은 삶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힘을 만들기 위해서는 글쓰기가 분명히 필요하다.


그리고 그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자료를 정리하는 연습과 여러 경험을 농축 해 놓은 책을 심도깊게 읽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어려운 책들이 너무 많고 그 당시에 시대와 작가 의 감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더욱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 영상 매체 도움을 받는 것 또한도 꽤 괜찮은 방법이다.



그렇게 보게 된 영화, ‘조조 래빗’


아무래도 독일 나치 정권 당시에 상황을 그려 낸 영화들이 꽤 잔인한 편이기 때문에, 13살 아이가 보기에는 상당히 제한적인 편이다.


그래도 이 영화가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전쟁 참 상과 당시의 상황을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정말 빠르다.


하루하루.


해가 하면 갈수록 더 빨라지는 게 느껴진다.


나보다 더 어른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마음은 청춘인데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신다.


하하. 아이들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한다.


빨리 어른이 돼서 하고 싶은 대로 화장도 마음껏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고, 놀고 싶은 것도 마음껏 놀고 싶다고 한다.


하나씩 하다보면 분명 원하는 곳에 도달해 있을 거라고.

같이 힘을 내보자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비록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상당히 가볍지 않은 고민들을 가지고 있는 있는 경우가 많다.


어른이라고 해서 더 이상 마음에 아이가 없지 않듯이.

아이라고 해서 어른보다 더 단순하고 마냥 인생이 쉽지만도 않다.


어쩌면 80세 노인도, 58세 어머니도, 13살 아이도, 27살인 나도.


우리는 아직 서로가 서로의 속도에 맞게 자라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참 좋다.


옛 것과 새 것은 분명히 이어지는 지점이 있고, 서로 완전히 다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글쓰기, 교육, 콘텐츠 제작, 공간 인테리어, 임대.


누군가를, 또는 물건을 화개( ; 빛날 화, 열 개)하는 일을 해오면서, 나 또한 어떤 모양으로 화개할 수 있을지.


더욱 열정을 불태우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온 마음을 다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척 기대가 되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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