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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로다짓기 최주선 Aug 01. 2023

카카오 자금세탁법 해당국 기프티콘 결제 금지 서럽네

잘 되던 카카오페이 안된다고?




며칠 전 아니, 몇 달 전부터 잘 사용하던 카카오페이 결제가 안 됐다. 

카카오 페이 송금도 안되고, 카카오 기프티콘 결제도 안된다. 맙소사, 할 때마다 머리 털이 설듯 짜증이 밀려왔다. 한국 유심칩이 필요한 탓인가 싶어 유심칩을 바꿔 끼워봐도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게 안 될 때마다 어쩔 수 없다 생각했다. 이번에는 같이 글쓰기 챌린지 하는 식구들에게 보낼 기프티콘이 있어서 결제를 꼭 해야만 했다. 역시, 계속해서 같은 메시지가 뜬다. 


"거래가 거절되었습니다." 


몇 번을 해도 거래 거절 메시지가 뜬다. 어젯밤에는 내가 이걸 꼭 해결하고 자리라 생각하고 전화기를 붙들고 로밍으로 한국에 전화를 걸었다. 24시간 신고센터라고 하니까 시간이 상관없었다. 그러나 로밍마저 안 도와주는 건지 전화는 걸리지 않고 계속해서 신호 자체가 울리질 않았다. 급 피로가 몰려와 포기하고 아침에 하기로 하고 잠을 청했다. 그 사이 다시 눈을 뜨고 카카오 고객센터에 1:1 문의를 넣고 잤다. 지금 벌어 난 상황을 낱낱이 고하고 내가 이 억울함을 풀어야겠다는 심정이 가득했다. 


밤 사이 와있던 메일은 결국 전화를 하라는 거였다. 아침에 아이들 학교 보내자마자 전화를 걸었다. 어제 안 걸리던 전화가 걸렸다. 직원에게 해외거주 사실과 일어나고 있는 거래 거절 사태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직원은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해외 거주하시는 거세요? 어느 나라세요?" 

"남아프리카요." 

"아, 고객님 저희가 자금세탁방지법 제도 때문에 지난 4월부터는 지정국에서는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나오셔서 사용하셔야 합니다."

"뭐라고요? 4월부터요? 아, 어쩐지. 그 쯔음부터 안 됐던 게 맞네요. 다른 방법은 없나요?"

"네 고객님 맞습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 


이렇게 통화를 종료했다. 

법이 그렇다는데 할 말은 없지만, 한국 번호와 한국 유심칩으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뭐가 문제지 싶은 마음에 괜히 서러웠다. 여하튼 보내야 할 기프티콘은 지인의 도움으로 잘 전달했다. 어쩔 수 없는 최후의 방법이었지만 흔쾌히 도와주었기에 감사를 표했다. 


법이 바뀌었으면 어디에 고지가 되어있는지 물을 걸 그랬다. 내가 못 찾을 수도 있겠지만, 거래 거절에 대해서 아무리 인터넷을 뒤져도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곳이 없었다. 전화를 끊고 어디 인터넷에 명시되어 있는 게 있나 싶어 열심히 검색했지만 역시 같은 내용은 나오질 않았다. 

그저 카카오페이 재정정책강화에 대한 안내만 찾을 수 있었다. (누구 찾으신 분 있으면 저 좀 알려주세요.) 



무언가 정책이 바뀔 때는 혼란을 겪기 마련이다. 나 같은 사람은 기업이나 국가가 그렇게 한다고 하면 "아, 예." 하는 축에 속한다. 뭐가 어떻게 됐는지 샅샅이 뒤져 찾으려는 마음이 사실 없다. 이유가 있으니까 그랬겠지,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었으려니 하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도통 내가 잘 이용하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사실에 그간 어떤 안내라도 있었다면 좋았겠다 싶다. 일일이 나를 콕 집어서 알려달라는 심보는 아니다. 매일 사용하는 카톡에서도 어떤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 적어도 거래 거절 사유에 "귀하는 해당 국가에서는 카카오페이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정도의 안내가 있었다면 좋았겠다 싶은 마음이다. 


타지에서 살기 서러움 한 개 더 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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