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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이경 Feb 20. 2022

종말론의 특이점에 대하여

내가 먹은 1년 치 돼지고기의 편미분 값

  내가 먹은 1년 치 분량의 돼지고기를 특정변수인 x의 시간 함수를 매개로 편미분 값을 구해보면? 파괴된 뇌세포의 개수가 답일 수 있지만, 정말로 계산을 했다면 그건 미친 짓이다.

  편미분은 도함수의 특정 변수를 제외한 나머지 변수를 상수로 보고 빠개서 미분을 하는 고도의 멍청한(?) 행위를 말하는데, 내가 1년 동안 먹어 치운 돼지고기를 특정변수인 쓰러진 소주병으로 편미분을 하면, 수렴을 하지 못하고 그냥 해가 없는 풀이만 남는다고 볼 수 있다.

  한껏 빠개고 풀어헤쳐 본들 딱! 떨어지는 해가(답이) 없는 신기루를 애매한 근삿값으로 뚝딱 쉽사리 정의하는 것이 세상의 답이다. 비록 없는 답을 찾으려는 허튼 노력 와중에 절댓값이 아닌 순전히 근삿값 만으로도 멋들어진 문명을 구체화시켜 놓은 산물이 곧 과학이며 또한 기술이니....

  우습지만 이런 근삿값이라는 특이점은 현대문명의 총아로 일컫는 전기, 전자를 비롯하여 수치해석 기계인 컴퓨터를 낳기도 하였다.

  과학적 발견의 단초가(Research) 기술 수렴하여 구체화되기 까지는 족히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이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조선 팔도의 과학기술정책 관료들은 단초와 결과치를 죄다 뭉텅 거려 그냥 편하게 R&D라고 칭한다. 뭉텅 거려 한방에 끝내는 땡처리 학문적분을 너무 사랑하는 이유라고 볼 수도 있다.)

  19세기 베크렐이라는 물리학자가 방사선을 발견하여 핵물리학의 신호탄을 쏘았고, 20세기 초엽 미국의 맨해튼 계획으로 원폭이 대량으로 생산되었으니 과학이 기술로 전환되는 시간이 근 50여 년 이상 걸린 샘이고, 전파 역시 19세기 초엽에 발견되었지만 마르코니에 의하여 용화된 것은 19세기 후엽이니 이 또한 족히 반세기 이상이 소요된 샘이다. 따지고보면 이태리 공학자 마르코니 덕분에 우리는 21세기에 이르러 스마트폰의 혜택을 누리고 산다.

  위대한 발견의 이면에는 이미 기원전에 발견된 근삿값의 대명사인 원주율(π)의 공헌도 무시할 수 없다. 현대에 와서 컴퓨터의 도움으로 π의 근삿값은 무려 50조 자리까지 계산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원주율근삿값을 초정밀하게 계산했 하여도 그것이 기술적으로 유용한  절대로 아니다.

  디테일이 과학이라면, 그 디테일을 악랄하게 고문하여 간략한 공법으로 자백시키는 것이 곧 기술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자연과학 분야의 논문에 있는 컨택스트협박 하거나 변태점 이상의 가혹한 고문을 자행하여 그 결과가 특허로 도출이 안된다면, 그건 흔한 쓰레기 저술이거나 저세상의 삽질(?) 이론일 가능성이 많다. 그러므로,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원죄를 잉태한 과학적 사실려잡는 고문이란 반인륜적 행위가 아닌 발견된 현상을 발명으로 전환시키는 필요조건에 해당한다.

순수 직선을 근삿값 곡선으로 고문하는 작업이 미분이다.

  그렇다고 세상의 모든 발견이 곧 발명으로 변태되거나 진화되지는 아니한다. 문제는 근삿값의 특이점에 있는데, 물리학자 니콜라 비트코프스키는 그의 저서인 ‘딴짓의 재발견’에서 아이작 뉴턴이 연금술에 매달려 끈질긴 연구 끝에 물리학과 수학에서 위대한 성과를 이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것은 허튼소리가 아니며 광학분야의 연구를 그 실례로 봄이 타당하다.

  뉴턴은 프리즘을 사용하여 단색의 태양광을 스펙트럼으로 분해한 뒤 다시 프리즘으로 재합성하면 원래의 백색광이 된다는 것을 증명했고, 이는 연금술의 원리와 매우 밀접하다. 또 납의 자량을 금의 자량으로 바꾸는 연금술에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연금술 연구 과정에서 얻어낸 일련의 지식들이 훗날 그의 과학적 업적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특이점이다. 허튼 짓거리로 인한 뜻밖의 발견이란, 과학사에서 흔한 가십거리에 해당하지만 간혹은 어쩌다 우연히 소 발에 재수 없이 쥐가 히는 법이다.


  뉴턴의 진지한 고집은 우주의 신비를 분명히 해독할 수 있다고 믿었고, 아마 연금술도 그 일환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문헌에 근거하면 그는 무려 30년 이상 아리스토텔레스의 원소 변환설을 검증하려 애썼던 기록이 역력하고, 실제 그가 연금술과 관련하여 기록한 자료는 방대한 분량에 이른다. 지금으로서는 황당한 연금술 실험으로 다량의 수은을 사용하다 수은에 독성이 있다는 사실을 몸소 발견하는 뜻밖의 성과를 올린 적도 있다.

  뉴턴은 저명한 성서 학자였으며 그의 삶의 대부분을 성서를 연구하고 그 숨겨진 의미를 밝히려고 노력하였다. 그가 집중한 분야 중 하나는 종말론, 즉 종말과 인류의 궁극적 운명에 대한 연구였다.

  뉴턴의 성경적 종말론 해석은 그의 과학적 세계관과 혼돈과 무질서에 대한 이성과 질서의 궁극적인 승리에 대한 그의 믿음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는 우주를 예측 가능한 법칙에 따라 작동하는 복잡하고 질서 있는 시스템으로 보았고, 이러한 법칙을 사용하여 미래의 역사 과정과 인류의 궁극적인 운명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었다. 뉴턴은 성경을 해석하면서 요한계시록을 특정한 역사적, 정치적 발전을 나타내는 다양한 사건과 인물이 있는 종말의 상징적 표현으로 보았다. 또한 인류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성과 질서가 미신과 혼돈을 압도하는 새롭고 합리적이며 정의로운 세계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종말론에 대한 뉴턴의 해석은 그 시대에 확실히 혁신적이고 영향력이 있었지만, 신학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비판과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방법론과 그의 해석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했으며 일부는 그가 성경 본문에 자신의 과학적이고 합리주의적인 세계관을 강요했다고 비난했다. 전반적으로 뉴턴의 성경적 종말론 해석은 분명히 연구하고 고려할 가치가 있지만, 비판적이고 분별력 있는 눈으로 접근해야 하며 한계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아무튼 뉴턴은 평생 신학과 성경 해석을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 매우 종교적인 사람이었으며, 삼위일체에 대한 그의 믿음은 일부 논쟁과 추측의 대상이었다. 특히 그는 성부, 성자, 성령이 동등하다는 개념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삼위일체와 관련된 핵심 성경 구절에 대한 전통적인 해석에 심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개인 저술에서 뉴턴은 하나님의 단일성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표현했지만 삼위일체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를 지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삼위일체에 대한 뉴턴의 견해가 복잡하고 미묘했으며, 그가 전통적인 삼위일체 신학의 모든 측면을 거부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 전반적으로 삼위일체에 대한 뉴턴의 정확한 견해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그가 기독교 신학에 대해 복잡하고 미묘한 이해를 가지고 있었고 그의 종교적 신념이 그의 지적 및 개인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는 수학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히브리어로 쓰인 성서의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나름대로 연구하여 해독하였다. 성서에 나타난 선지자의 예언은 정말로 일어난다고 믿었다는 점은 과학자 답지 아니한 독특한 일면이다. 그는 구약의 ‘다니엘’과 신약의 ‘요한계시록’에 근거하여 종말론을 풀어냈는데, 이 텍스트 들은 신에게 계시를 받아 미래에 대해 기록한 예언이고, 암호 같은 상징적 어법을 구사한 것이 특징이다. 말하자면, 연금술사이면서 삼위일체 교리를 거부하였던 광신도 뉴턴은 이 문서들 속의 암호를 수학적 근삿값을 동원하여 해독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그가 해독한 종말의 해는 2060년이니 올 해를 기점으로 산출하면 이후 38년 남은 샘이다. 이 시기는 신약 마태복음 25장에도 등장한다. 심판의 날에 대하여 예수 자신도 항상 그때를 준비하되 '나도 그날과 그 시를 알지 못하느니라' 하고 언급을 하였으니, 제아무리 계산의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을 망정 2060년을 심판의 날이나 종말의 해로 계산한 뉴턴은 월권을 행사하있음이 틀림없다.

  궁금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는 왜 그토록 오랫동안 성서에 매달렸으며, 교황청으로부터 갖은 위압 박을 무릅써가며 종말의 비밀을 파헤치려 했던 이유는 뭘까? 그가 후대에 전하고자 했던 진정한 메시지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수학의 최상위다는 미적분학의 정체는 정교한 근삿값이고, 이것의 창시자(인지 아닌지의 여부는 아직도 미궁이다. 수학자 라이프니츠에게 물어봐야 하지만 그 역시 지금은 흙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뉴턴이 '미분 가능이면 연속'이라는 정의를 설마 간과하였을 리 만무하다. 그가 2060년을 종말의 해로 계산한 근거는 타당성이 결여되었을 망정, 지금 우리의 지구별 상황은 매우 심각한 상태임은 틀림없다.

  천재 과학자 뉴턴결국 부조리한 인간 인지라, 살아생전 자폐증과 쌍놈 콤플렉스에 평생을 시달렸고, 주식으로 쫄딱 망했으며, 가끔은 종종 애교 있는 사기를 친 증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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