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지우기를 반복. 이건 나에게만 있는 일은 아닌. 긋고 때리기를 반복. 이건 나에게만 있는 일이 분명. 언제부터였을까, 반바지를 입지 않게 된 게. 언제부터였을까. 버릇처럼 긴팔 소매를 걷고서 ”아차“ 하고 한쪽 소매만 내리기를 반복했던 게. 그래도 때때로 반바지를 입었지. 멍이 빨리 빠진 날이면 말이야. 그래도 때때로 소매를 걷고 반팔도 입었지. 숨기기도 귀찮은 날이면, 재생력이 새살을 빠르게 채운 날이면 말이야. 다시, 쓰고 지우기를 반복. 이건 작가에게 있는 일. 다시, 보며 후회하길 반복. 이건 작가에게 있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