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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는여자 Jul 01. 2024

액자 속으로

병동의 어느 창문앞에서

회색빛이 도는 푸른 하늘

하늘엔 솜으로 다져 놓은 듯한 구름


내게 보이는 그 풍경은

액자 속 그림

볼 수 만 있는

누릴 수 없는


보고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곳


그 하늘과 마주한 땅

액자 속엔 보이지 않는

내가 밞을 수 없는,

온전히 누릴 수 없는 땅


절뚝거리는 한쪽 다리가 허공으로 다닐 때

나는 땅을 보며 전진하고,


휠체어 위 나의 눈은 땅이 아닌

닿을 수 없는 하늘만을 보고 있나니,


어느 날 내가 온전히 다시 걸을 수 있으면

이곳에서 아래로 아래로 내려다보며

내가 온전히 밟고 누릴 땅을

그 땅을 사랑하리라.


내가 밞는 그 일상을

사랑하리라.





-수술이 끝나고, 처음으로 혼자 휠체어를 밀고 화장실에 갔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무작정 눈에 보이는 창문으로 홀린 듯 다가갔다. 그 창문 바깥의 풍경은 내가 누릴 수 없는 액자 속 그림 같았다. 볼 수 있고, 만질 수있지만 온전히 누릴 수 없는 액자. 그 풍경을 보며, 그동안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즐긴 저 창문바깥의 세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운지 마음으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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