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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관찾는 소리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수술을 앞두고

by 노는여자 채윤

왼팔을 두드린다. 톡톡톡

오른팔을 두드린다. 탁탁탁


수술용 바늘을 꽂기 위한 혈관 찾기

어느새 간호사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따끔 ~이라는 소리에 기쁘다.

드디어 찾았나 보다.

나의 팔뚝에 바늘을 꽂는 간호사


내 몸으로 뾰족한 바늘이 야속하게 한번, 두 번, 세 번 쭈욱~

하지만 결국 들어가지 못하고,

다시 나온다.

들어갈 땐 아픔, 나올 땐 서운함과 시원함.

그리고 나의 팔 엔 콩처럼 봉긋하게 부푼 상처가

나의 몸에 들어갔다 나온 바늘의 흔적을 보여준다.


잠시 후, 다시 혈관을 찾는다.

이번에도 왼팔에 착착착

오른팔에 탁탁탁

큰 바늘이 들어와 네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혈관도 무서웠니? 더 꽁꽁 숨는다.


달래줘야 하나?

뜨거운 찜질팩으로 따뜻하게 품어

달래준다.

아프지 않을 거야. 괜찮아.


그리고 다시 찾는다.

탁탁탁, 착착착.

따뜻하게 달래준 오른팔의 혈관은 더 꽁꽁 숨고

왼팔에 나들이 나온 혈관하나가

숨어있다가 삐죽 모습을 드러낸다.


찾았다. 잡았다.

쭉~ 큰 수술용 바늘이 몸으로 들어간다.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


꽁꽁 숨은 혈관, 궁금해서 삐죽 나온 혈관

꽁꽁 숨고 싶었던 나, 하지만 모습을 드러낸 나

그래, 숨지 말고, 해보자.


무섭지만, 해보자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빛이 들어올 거야.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이 보일거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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