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는여자 Jun 26. 2024

혈관찾는 소리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수술을 앞두고

왼팔을 두드린다. 톡톡톡

오른팔을 두드린다. 탁탁탁


수술용 바늘을 꽂기 위한 혈관 찾기

어느새 간호사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따끔 ~이라는 소리에 기쁘다.

드디어 찾았나 보다.

나의 팔뚝에 바늘을 꽂는 간호사


내 몸으로 뾰족한 바늘이 야속하게 한번, 두 번, 세 번 쭈욱~

하지만 결국 들어가지 못하고,

다시 나온다.

들어갈 땐 아픔, 나올 땐 서운함과 시원함.

그리고 나의 팔 엔 콩처럼 봉긋하게 부푼 상처가

나의 몸에 들어갔다 나온 바늘의 흔적을 보여준다.


잠시 후, 다시 혈관을 찾는다.

이번에도 왼팔에 착착착

오른팔에 탁탁탁

큰 바늘이 들어와 네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혈관도 무서웠니? 더 꽁꽁 숨는다.


달래줘야 하나?

뜨거운 찜질팩으로 따뜻하게 품어

달래준다.

아프지 않을 거야. 괜찮아.


그리고 다시 찾는다.

탁탁탁, 착착착.

따뜻하게 달래준 오른팔의 혈관은 더 꽁꽁 숨고

왼팔에 나들이 나온 혈관하나가

숨어있다가 삐죽 모습을 드러낸다.


찾았다. 잡았다.

쭉~ 큰 수술용 바늘이 몸으로 들어간다.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


꽁꽁 숨은 혈관, 궁금해서 삐죽 나온 혈관

꽁꽁 숨고 싶었던 나, 하지만 모습을 드러낸 나

그래, 숨지 말고, 해보자.


무섭지만, 해보자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빛이 들어올 거야.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이 보일거야.

다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