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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영희 May 17. 2024

내 이름은 씨발년이었다

보이스피싱




남편이  중국에 출장을 갔다.

하루가 지나고

청소를 마치자 한적함이 

거실에 깔렸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음악을 들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는데

집에 있는 전화벨이 울렸다.

내가 전화를 받자

남편이 다급한 목소리로

차사고를 으니 천만 원을

보내라고 했다.

지금 보내지 않으면

공안에 끌려 갈지 모르니 속히 보내라는

남편의 목소리는

내 가슴에 박음질이 되어 새겨지고

정신은 건조된 빨래처럼 말라가고 있었다.

나는 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계좌번호를 받아 적고

알았으니 몸만 상하지 말라고 부탁하며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듣고픈 내 이름 석자

"여보. 이름 한 번만 불러줘."

한 번만 간절하게 말했다.

한참 동안 전화기에서 숨소리조차 없더니

"씨발년."

하고서 전화기는 끊겼고

전화기에서

새어 나온 소리는 거짓의  옷을 벗고 있었다

아! 내 이름은

"씨발년."이었다

그때서야 보이스 피싱인 줄 알았고

남편에게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지는 않았으나

지금 미팅 중이고

조금 후에 전화한다는 메시지가

들어왔다.

아무것도 모르는 남편의

메시지에 눈물이 나왔다.

아무 일 없어서 고마워

하마터면 멍청한 아줌마가

돈을 송금할뻔했어.

가슴을 쓸어안으며

남편의 목소리에 감전된 나는

씨발년 소리가 정겹게 들리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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