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일에 백화점은 아무도 출근하지 않고 비워진 상태로 있는 것인지 궁금한 적이 있다.
도서관도 마찬가지이다. 문을 닫는 휴관일에는 아무도 출근하지 않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결론을 말하자면 문을 닫는 휴관일에도 사서들은 출근을 한다. 근무 상황에 따라 휴관일에 쉬는 도서관도 있지만 대개는 몇몇 직원이라도 휴관일에 출근을 한다.
백화점 휴관 다음날 마네킹이 입고 있는 옷이 바뀌어져 있거나 매장 위치가 바뀌어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지 않은가?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대게 이용자가 있을 때 하지 못하는 작업들을 휴관일에 한다.
서가의 책들을 한꺼번에 옮긴다던가 서가의 위치를 바꾸기도 하고 전산시스템이나 기기들을 수리한다. 기획전시 전시물들을 배치하고 철거하는 것도 휴관일에 마쳐야 한다.
자료실 소독을 하는 것도 언제나 휴관일이고 인테리어를 바꾸는 일도 대부분 휴관일에 한다. 주말에 쉬지 않는 도서관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용자가 없을 때 해야 할 일들을 평일 휴관일에 하는 것이다. 문이 닫혔을 때 준비해서 개관할 때는 완성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문 닫은 도서관은 내가 집에 없거나 잠을 잘 때 인형들이 뭐하나 궁금한 것 같은 동심 가득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 같다. 북페스티벌이 있을 때면 도서관에서는 문 닫은 자료실에서 밤새 텐트를 치고 책을 읽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한다. 그런 이벤트를 하는 날이면 항상 신청자가 넘친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나 역시 참여하고 싶은 이벤트이다. 불 꺼지고 사람 없는 도서관에 머물며 밤새 책을 읽는다니 매력적이지 않은가.
하지만 실제 사람이 없는 불 꺼진 도서관은 굉장히 무서운 공간이다. 고요한 적막이 흐르고 높은 서가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실제보다 더 높아 보인다. 저 뒤쪽 서가에서 누군가 튀어나오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하고 공포영화에서 처럼 서가 사이에서 귀신이 나오지 않을지 혼자 괜한 상상을 하기도 한다.
실제 문닫힌 도서관은 낭만적이라기보다는 조용하고 어둡고 오래된 책 냄새로 가득한 퀴퀴한 공간이기도 하며 이용자를 기다리기 위해 바삐 준비하는 공간이다. 그 공간에 적막을 깨고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사서란 직업의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