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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Oct 16. 2021

'밥'은 엄마의 '찐 사랑'이다

그저 밥이 아니라 온 우주의 기운을 끌어모은 '엄마의 사랑'이 '밥'이다

'밥'은 엄마의 '찐 사랑'이다.
그저 밥이 아니라 온 우주의 기운을 끌어모은
'엄마의 사랑'이 '밥'이다!


● 평일 남편과 앵글이의 밥은 하루 2번
● 평일 온라인 클래스를 하는 동글이를 위한 밥은 3번, 간식 2번
● 주말에는 하루 3번과 간식 2번의 상을 1인 밥상으로 준비한다.


주부가 되기 전 딸이었을 때 나 역시 '엄마'에게서 밥은 거르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아침을 챙겨 먹어야 하루가 든든하다며 잔소리를 해대는 엄마에게 등교하기도 바쁜 시간에 무슨 밥이냐며 투정 어린 볼멘소리를 하며 뛰쳐나갔던 기억이 있다.


엄마가 되고 나니 '밥'에 진심이 되었다. 밥을 먹여야 숙제를 마친 기분이랄까? 밥이 아니어도 좋다. 각자의 식성과 취향에 따라먹고 싶어 한다면 양껏 준비해 준다.


앵글이의 주말 아침 주문은,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와 샹달프 블루베리잼, 식빵 2조각, 그리고 비비고 왕교자만두 4개였다.


동글이의 주문은

비비고 왕교자만두 7개와 갈비탕과 밥이었다.


남편은 가정식 백반에 갓 내린 커피와 디저트였다.


주말 아침 1인 밥상


아이들의 밥상 사진은 없다. 찍기 전에 이미 먹어버렸다. 1인 밥상으로 준비해 주다 보니 차례로 한 사람씩 주게 되고 마지막 상을 차릴 즈음 한 명씩 이미 먹고 각자 치우게 된다. 일어나는 시간, 식사 시간이 각기 다른 우리 집은 1인 밥상으로 밥을 먹은 지 꽤 된다.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달라졌으니 2년이 다 되어가는 듯하다.


편리한 점도 있다. 각각에 맞춰 장을 봐 두면 앵글이의 경우 몇 가지 빼고는 스스로 챙겨서 먹고, 남편도 요즘 본인 커피는 직접 내려서 마신다. 가사에 관심이 없던 남편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잦아지니 캡슐머신 사용법을 가르쳐달라고 해서 알려주었더니 도움 없이 잘 챙겨마신다. 좋은 발전이다.

(생각날 때마다 아내를 부려먹기는 좀 미안했던 게 아니었을까?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만 요즘 아내의 글도 잘 읽고 있으니 대외적 표현으로 써야겠다.)




주말 아침 자주 챙겨주는 아침상


아침에는 넓은 접시에 간단한 토스트와 채소볶음, 동글이가 좋아하는 안심 스테이크와 샐러드, 채소볶음 등을 자주 준비해준다. 영양도 생각하고 채소를 많이 먹이기 위한 식단이다.


동글이는 밥을 꼭 챙겨 먹는 아이라서 빵보다 밥을 더 좋아한다. 토스트를 주면 한 시간쯤 후에


"엄마~ 나 오늘 아침에 밥을 안 먹었는데?"


라고 말한다. 그래서 곁들이는 음식이 있어도 밥은 꼭 끼워 넣어야 한다.




주말 점심으로 간단히 떼울 때 찾는 밥상 / 장보러 나갔을 때 찾는 풍국면


라면이나 배달음식을 점심으로 먹을 때가 있다. 라면은 주로 한 달에 2번 정도 먹는다. 너무 좋아하지만 엄마 마음이 편치 않은 게 이유라면 이유이다. 그렇게 키워서인지 동글이는 라면을 먹으면 간식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시간이 좀 지나면 '밥을 안 먹었다'라고 말한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인터넷 장을 주로 이용해서 가족이 함께 쇼핑을 하는 일이 현저히 줄었다.. 꼭 사야 할 것이 없으면 적당히 인터넷으로 장을 보지만 직접 가야 할 일이 가끔은 생긴다.. 그럴 때면 핑계 김에 트레이더스 내 풍국면을 찾는다. 가족들 입맛에 잘 맞고 아이들도 잘 먹어서 부담 없이 이용하기 좋다.




와플컵메이커. 컵과 딸기슬러시 + 아이스망고


베이킹에 진심이라 갖가지 도구들이 비 하다. 와플메이커, 와플컵 메이커는 활용도 만점이다. 차가운 빙과류나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와플컵 메이커에 반죽을 넣어 컵을 만든 후 냉동 딸기와 연유, 시판용 요거트 가루와 우유를 넣어 되직하게 슬러시를 만든 후 윗면에 얼린 망고를 얹어주면 여느 카페 디저트 몫지않다. 그릇까지 먹을 수 있어서 아이들이 재밌어하고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기에 1석2조다.


와플컵메이커 (내돈내산 / 광고아님)


와플 믹스를 되직하게 반죽해서 넣어 구우면 OK!

사용법이 쉽고 간단하다. 맛도 좋고 반응도 좋고, 무엇보다 메이커 가격이 저렴해서 더 좋다. 슬러시가 아니어도 과자, 과일 등을 담아서 간식으로 주어도 OK! 활동도 높고 재미도 있다. 강추!!


와플메이커  (내돈내산 / 광고아님)


와플 틀, 그릴 틀, 파니니 틀이 있어서 컵 메이커보다 활용도가 더 높다.

식빵 한 장 깔고 치즈와 슬라이스 햄을 얹은 후 식빵을 덮어 누르면 즉석에서 파니니로 변신한다. 토스트기 대용으로도 좋은 건 당근! 핫케이크 믹스나 와플 믹스를 되직하게 반죽해서 부으면 와플로 변신! 굳이 와플집에서 사 먹지 않아도 쉽고 바르고 간단하게 와플을 만들 수 있어서 강추!!



에그메이커 (내돈내산 / 광고아님)


요즘에는 2단짜리도 나오지만 나는 초기에 구입해서 달걀 7개를 삶을 수 있는 에그메이커이다. 물에 넣어 삶으면 달걀이 깨지게 되어 달걀 껍데기가 삶아진 물이 달걀에 흡수될 것 같아서 찜찜할 수 있는데 에그 메이커는 스팀으로 삶아지니 달걀이 깨질 염려도 없고 위생적이며 빠르게 삶아진다. 물의 양을 조절하면 반숙, 완숙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다. 또한 냉동 만두 1인분을 찌기에도 적당하다. 비비고 교자만두의 경우 한 번에 10개 정도 찔 수 있으니 1석 2조! 강추!!




아침을 먹은 동글이가 오늘 오전 간식으로 허니 고구마를 주문했다. 글을 쓰면서 고구마 삶기 시작! 테팔 찜기를 활용했다.


테팔찜기 (내돈내산 / 광고아님)


2단으로 구성된 테팔 찜기는 다양한 찜용으로 활용도 만점이다. 고구마, 밤, 감자, 만두, 계란 등 쪄서 먹는 음식은 모두 가능하기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도 최고! 강추!!


오늘은 고구마를 간식으로 요구한 동글이를 위해 고구마를 삶았다. 고구마를 삶아서 그냥 주면 잘 먹지 않는다. 꼭 허니 고구마로 준비해 줘야 한다. 아웃백에서는 버터를 듬뿍 넣은 허니버터 고구마가 인기지만 동글이는 버터를 먹지 않아서 꿀만 넣어준다. 취향에 따라 설탕을 솔솔 뿌리면 더 있다. 앵글이는 허니버터 고구마에 설탕까지 솔솔 뿌려서 준다.



고구마를 반으로 가르고 다시 반으로 갈라 칼집을 넣은 후 칼 집 안에 꿀을 채워 넣으면 된다. 이때 고구마를 너무 뚝! 잘라버리면 꿀이 다 흘러나오기 때문에 2/3 정도만 갈라서 꿀을 채워 넣어야 한다.


 취향에 따라 가른 면에 꿀을 넣고 모차렐라 치즈나 체다치즈 등을 넣어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돌려서 먹으면 완전 꿀맛!




금요일이 되면 빵이나 쿠키 등을 굽는다. 주말 동안 가족들이 먹을 간식을 준비 해 두면 마음이 든든하다. 밀봉해서 냉동고에 넣어두면 바삭한 상태로 2주간은 든든하다.


주말을 준비하며 금요일에 주로 굽는 쿠키류


동글이의 컴퓨터 사용시간을 줄이기 위해 가끔은 모양 틀로 찍어 만드는 쿠키를 굽는다. 조금 번거롭지만 아이들이 함께 참여해서 만드는 쿠키는 맛도 있고 만드는 재미도 있다. 한 번에 먹을 분량으로 담아 보관하면 꺼내먹기도 간편해서 좋다. 쿠키 반죽은 샤브레 반죽이다.




앵글이의 저녁과 남편, 동글이의 저녁식사


저녁을 간단히 먹고 싶어 하는 앵글이는 주로 셰이크, 블루베리를 가득 넣은 요플레, 과일, 간단한 샌드위치 등으로 먹는다. 밥에 진심인 남편과 동글이는 백반을 주로 먹는데 된장찌개를 좋아한다. 나물에 된장찌개를 주면 주로 비빔밥으로 먹게 된다. 손이 많이 가지만 잘 먹으니 좋다.




가정을 이루기 전 나는 밥에 통 관심이 없었다. 뭐든 먹고 배부르면 그만이었고, 사실 배고픈 것을 잘 참는 편이다. 귀찮아서 굶는 일도 다반사였다. 그래서 위가 좀 망가지기는 했지만 지금도 그 버릇은 못 고쳐서 식구들 밥에 진심인 것처럼 내 밥을 챙기지는 않는다. 그래도 가족이 있으니 더불어 먹는 일이 많아져서 결혼 전보다는 많이 건강해졌다.


그런 내가 아이를 낳고 키우며 '밥에 진심'인 엄마가 되었다. 나도 모르게 끊임 없이 밥! 밥! 밥! 하며 밥을 먹으라고 한다. 대신 끼니를 채우는 것이 꼭 쌀이 아니어도 괜찮다. 그것이 무엇이든 빈속으로 다니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이다. 몸매에 한참 관심이 많은 앵글이는 내 눈에는 이쁘고 날씬한데 본인만 살을 빼야 한다며 다이어트를 한다. 밥은 하루 한 끼면 충분하다는 게 앵글이의 주장이다. 그래서 밥을 대신할 다른 메뉴를 끊임없이 연구한다. 밥 대신 소고기를 로스로 구워주고, 채소를 잔뜩 넣어 함께 구운 뒤 소금과 후추로만 심심하게 간을 한다. 한 둥 만둥하게... 밥이 당기지 않을 정도로만... 앵글이는 기분 좋게 먹는다. 탄수화물이 아니라서 실랑이를 하지 않아도 된다.


동글이는 일단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아침밥이 어떤 메뉴인지 물어보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보통은 두세 가지의 메뉴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동글아~ 오늘 아침은 떡국, 떡만둣국, 비빔밥, 미역국밥이 가능해. 어떤 것을 먹을래?"

"음... 그럼 나는 떡국 하고 만두는 국에 넣지 말고 그냥 쪄 줘!"


메뉴가 다양하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엄마~ 꼭 그것 중에서 골라야 해? 다른 건 없어?"


라고 묻는다. 그래서 동글이가 좋아하는 것을 예로 들어줘야 한다.


그것에 비하면 남편은 무엇을 주든 말없이 잘 먹는다. 최고의 장점이다. 함께 산 세월이 20년이 넘는데 단 한 번도 반찬투정을 한 적이 없다. 반찬이 없어서 계란 프라이에 김만 줘도 아무 말 없이 먹는다. 너무 고맙다. 한 상 가득 차려야 할 일도 없다. 일품식을 좋아해서 번거롭게 많이 차리거나 밑반찬을 많이 만들 이유가 없다. 아빠의 식성이 그래서인지 아이들도 일품식이면 그만이다.




밥에 종종거리는 것은 엄마가 된 내 몫이다. 잘 챙겨 먹여야 내 할 일을 다 한 듯한 마음이 작용하기도 하고, 가족의 건강이 먹거리에서 나온다고 생각돼서 더 챙기게 된다. 그래서 밥은 그냥 밥이 아니라 가족을 향한 엄마의 마음이고 사랑이다.


들리는 이야기 한 편.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는 어느 주부가 매일 자신을 괴롭히는 남편에게 대항할 힘이 없었다. 그래서 그 설움이 복받쳐 괴로웠다. 여자는 밥을 하면서 매일 "이 밥 먹고 남편이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여자는 아무 뜻 없이 본인의 삶이 괴로우니 밥을 하며 혼잣말을 했을 뿐이다. 그런데 남편이 그 밥을 먹고 정말 죽었다.


EBS에서 한쪽 밥에는 욕을 하고, 다른 한쪽 밥에는 사랑한다고 말하는 실험이 있었다. 실험의 결과는 놀라웠다. 욕을 한쪽의 밥에는 검은 곰팡이가, 사랑한다고 말한 밥에는 푸른 곰팡이가 생겼다. 사람의 침에서 나오는 독소가 살리는 밥도 죽이는 밥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유치원을 운영하며 조리사님께 항상 말씀드렸었다.


"조리사님, 힘드시겠지만 밥을 하실 때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해 주세요. 이 밥을 먹고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커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밥을 해 주시고, 혹시 어렵고 힘든 일이 있어서 마음이 괴로워지시면 저한테 꼭 말씀해 주세요. 그런 날은 월차를 드릴게요."


나는 밥을 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그 밥에 정성과 사랑이 깃든다고 믿는다.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가족을 생각하며 짓는 그 밥 속에 가족의 건강과 안위가 들어있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가족의 음식을 만든다. 비록 솜씨가 부족하여 매일 그 밥에 그 나물일지라도 사랑과 정성을 가득 담은 엄마의 마음이 전해지는 그 밥상은 놀라운 기적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밥에 진심을 다한다.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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