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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Sep 25. 2021

#2. 엄마~ 많이 먹고 쑥쑥 자랄께요.

신생아 [선천성 사경]에 관하여...


걷기 시작한 동글이의 하루 일과는 종횡무진 무법천지 바빠도 너무 바빠요.

힘이 세진 동글이는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통째 꺼내 마시네요.

'헉~ 동글아~ 커다란 우유를 짧은 팔로... 마실 수 있겠니?'

쏟을까 봐 조마조마...



무슨 말씀이세요? 자 보세요. 제가 얼마나 잘 마시는지...

꿀꺽~ 꿀꺽~



저 건방진 짝 다리 보이시나요?

바지는 왜 저렇게 걷고 다니는지 항상 무릎 위까지 바지를 걷어 올려요.

동글이 나름의 멋일까요?



캬~ 시원하고 맛있구나...

봤죠? 조금 흘리기도 하고 그러면서 먹는 거지 뭘요...

다들 이 느낌 아시죠?

아~ 왜 그러세요... 다들 한 번쯤 해 보셨잖아요?

우유 마시다 벌컥 쏟아져서 콧속으로 절반쯤 들어가는 경험~

있으시죠?

괜찮아요. 닦으면 되죠.



'그래그래. 왈칵 쏟지 않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니? 많이 마시렴.'

동글이의 변화무쌍한 하루는 매일매일이 새롭답니다.

'시크한 표정 보이시나요?'

자랑스레 눈을 맞추며 우유를 마시는 동글이예요.

 



호기심 천국 동글이의 다음 코스는 무엇일까요?

'어머~ 동글아~ 혹시... 청소하려고?''

본 건 있어가지고 제법 폼이 나네요.



어디 보자~ 엄마가 이렇게 하던데...

음... 먼지필터는... 잘 붙어있고...

그럼, 청소를 한 번 해 볼까?



바닥을 이렇게 쓱싹쓱싹~

어랏! 생각보다 쉽지 않네?

이거 왜 빙글빙글 움직이지?

그래도 난 할 수 있다!!



청소는 이렇게...

안 보이는 곳까지 구석구석...

먼지를 깨끗하게 쓱싹쓱싹~

어때요? 저 잘하죠?

주방 청소는 다 된 것 같네?

이제 거실로 가 볼까?



휴~ 너무 힘이 드는데?

거실이 왜 이리 넓지?

다리도 아프고...

힝~ 너무 힘들어...

어떡하지?



아~ 좋은 수가 있다!!

앉아서 해 볼까?

그렇지~ 바로 이거야~

앉아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궁~

소파 옆에도 쓱싹쓱싹~



청소~ 끝!!

더러워진 먼지필터는 어떻게 했더라?

아차차~

엄마가 요렇게... 잡고 싹~

그렇지, 그렇지...

이렇게 빼면~ 끝!!

어때요? 저 잘하죠?




호기심 가득한 동글이의 하루~

조금 있으면 누나가 학교에서 돌아올 거예요.

누나가 오면 저랑 놀아주거든요.

우리 누나는 저보다 8살이나 많아요.

그래서 학교에 다니죠.

학교에서 돌아오면 집으로 바로 와요.

왜냐고요??

아이참~ 제가 너무 귀여워서 그렇죠.

저랑 놀아주려고 친구랑 놀지 않고 바로 온다니까요?



지~ 누나 방 책 좀 꺼내볼까?


동글아~ 책은 장난감이 아니야.

그걸 다 빼놓으면 누나가 정리해야 하잖아.


누나 말은 들리지도 않아요.

책장 속 책을 모두 빼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합니다.

8살이나 많은 누나는

동글이의 과한 집중력을 보고는 반 포기 상태예요.


그래 빼라, 빼.

책 빼려다 발등 찍힐라.

빼더라도 다치지는 마~

발등에 떨어지면 아프다니까!




엄마 서랍에는 뭐가 들었지?


누나 방을 잔뜩 어질렀으니

이제 다음 코스로 가 볼까?


'동글아! 어디로 가는 거니?'

엄마 작업실 서랍으로 출발~


서랍 속에는 뭐가 있을까?

어? 이거 머리에 이렇게 이렇게 하던데...


빗을 발견한 동글이

머리를 빗을 때 사용하는 건지는 어떻게 알았을까요?

제법이네요.

동글이 눈에는 온통 재미난 것 투성이에요.


누가 오기 전에 어떤 재미있는 것들을 숨겨놨는지 다 찾아내고 말테야!


동글이 눈으로 본 세상은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를 물건들이 가득하죠.

세상 태어나 처음 보는 것들이니 신기하기도 할 거예요.






아기 동글이는 엄마 자궁이 너무 좁아서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했어요. 그래서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자궁 안에 있었죠. 세상 밖으로 나온 동글이는 [사경]이라는 질환을 갖고 태어났어요. 그래서 생후 3주 뒤부터 일주일에 세 번씩 사경치료를 위해 대학병원으로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녔답니다. 조리원에 입소한 아기들 중 동글이를 포함해서 세 명의 아기가 사경 진단을 받았어요. 조리원에 입소하지 않고 집으로 퇴원을 했다면 생 후 한 달 뒤, 혹은 예방접종만 하고 돌아왔다면 몰랐을 수도 있었겠죠. 동글이를 통해 얻은 경험으로 출산 후 적어도 2주 동안 조리원 입소를 추천드립니다.



[선천성 사경]

정의
선천성 사경은 태어나면서부터 한쪽 목의 흉쇄유돌근이 경직되어 목이 기울어지고, 이로 인해 안면이 비대칭적으로 발달하는 선천적인 질병입니다. 약 1~2%의 신생아에게서 발견됩니다.

원인
사경의 원인은 개인에 따라 다르므로 정확하게 알기 어렵습니다. 가장 흔한 근성 사경의 경우, 분만 시 흉쇄유돌근이 손상되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엉덩이가 먼저 나오는 둔위 분만 과정에서 아기의 목에 있는 흉쇄유돌근이라는 근육이 손상되고, 이것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섬유화 되고 짧아지면서 양쪽 근육의 길이에 차이가 나서 머리가 기울어진 자세가 유지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난산은 사경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태아의 자궁 내 자세 때문에 손상되기도 합니다. 또한 선천적으로 목에 있는 척추뼈에 이상이 생겨 사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치료
흉쇄유돌근의 견인 운동(stretching exercise)
선천성 사경으로 진단받으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빨리 치료할수록 경과가 좋으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에는 얼굴의 근육, 뼈의 발육이 지연되어 얼굴 모양이 변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짧아진 흉쇄유돌근을 스트레칭하여 치료합니다. 우측에 병변이 있는 경우, 아기의 머리는 우측으로 기울고 좌측으로 돌아가 있을 것이므로 현재의 상태와 반대로 스트레칭합니다. 즉, 아기의 고개를 좌측으로 구부리고, 우측으로 돌려서 짧아진 근육을 스트레칭합니다. 물리치료사의 시행 방법을 주 양육자가 배워서 하루에 3~4회 정도 시행해야 합니다. 아기가 잠잘 때나 우유를 먹일 때도 항상 치료적 자세를 유지,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 경과는 얼마나 조기에 치료를 시작했느냐, 얼마나 적절히 운동 치료를 받았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생후 2~3개월에 치료를 시작한다면 이러한 운동 치료만으로도 대략 80% 내외의 아기들이 호전됩니다. 그러나 돌이 넘어서면 운동하기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효과도 감소합니다. 이 경우 근육을 늘이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수술은 비교적 간단하며, 대개 만 4, 5세 이전에 시행하는 것이 효과가 좋습니다.




신생아 사경치료는 아기의 목 주위를 물리치료사가 계속해서 주무르며 진행합니다.

아기가 괴로워서 많이 울게 되죠. 그래서 엄마 젖을 물린 후 물리치료를 권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 방법을 절대 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동글이의 경우, 젖을 물리며 치료를 병행했더니 젖을 무는 행위와 아픔이 연결되어 이후 젖병도, 젖도 물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생후 50일도 되지 않은 아기가 모유도 분유도 거부하는 현상이 생겼죠. 먹는 즐거움을 치료행위로 인해 앗아간 거예요. 울더라도 치료는 치료로 받고, 음식은 즐겁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기의 건강에 더 이로운 것 같습니다.


모유와 분유를 거부하는 아기를 어떻게 키웠느냐고요? 엄청 힘들었죠.

생후 50일 이후부터 아기 배를 채울 만큼 모유도 잘 나오지 않고, 치료로 인한 트라우마로 젖을 물지 않아서 분유로 갈아타 보려고 했는데 분유만 먹이려 하면 구역질을 하며 거부하는 통에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모든 분유를 다 사봤었죠. 결국 성공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개미 눈곱만큼 나오는 모유와 쇠고기 미음으로 키웠답니다.


걱정이 되어 의사 선생님께 상담을 드렸더니 아기가 모유와 분유를 거부하면 방법은 이유식을 주식으로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그럴 경우 철분의 부족으로 빈혈이 올 수 있으니 하루 5끼, 매 끼니마다 소고기를 넣어 먹이라고 하셨어요. 그렇게 동글이는 분유를 거부한 채 생후 50일부터 소고기를 주식으로 먹으며 컸답니다.


그래서일까요? 지금도 간식보다는 밥을 제일 좋아해요. 편식 없이 밥으로 매끼 꼬박꼬박 챙겨 먹죠. 덕분에 단단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혹시 동글이처럼 모유가 나오지 않는데 분유를 거부하는 아기가 있다면 동글이를 키웠던 방법으로 먹이셔도 괜찮아요. 걱정을 많이 했었지만 감사하게도 잘 커주었답니다.





아이들과 함께 크는 로운입니다.










동글이의 성장 이야기 3편은

다음 회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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