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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Sep 30. 2021

#4. 매일매일이 너무 신나고 재미있어요.

[침독] 유치가 날 때 침을 많이 흘리는 아기가 있어요.


오늘은 누나 학교에 놀러 갈 거예요. 누나가 2학년이라서 엄마가 매일 누나를 데리러 가시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 일찍 가서 나랑 놀아주신다고 하셨어요. 누나 학교에는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그래서 나는 누나 학교에 놀러 가는 것이 참 좋아요.


학교에 가기 전에 청소부터 해야겠어요. 엄마는 누나 간식을 만드느라 바쁘세요. 학교가 끝나면 누나 친구들이랑 엄마들이 많이 오시거든요. 매일매일 형아들이랑 누나들이 놀러 와서 우리 집은 북적북적 정신이 없어요. 그래도 엄마가 누나 친구들에게 맛있는 간식도 만들어주시고, 친구들이 놀러 오면 형아들과 누나들이 나랑 잘 놀아줘서 정말 좋아요.


앵글이의 소원
1. 엄마가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같이 있어준다.
2. 내 생일에 반 친구 모두를 불러 생일파티를 해 준다.
3. 친구들이 놀러 왔을 때 엄마가 맛있는 간식을 매일 만들어준다.

- 약속을 지키느라 직장을 그만두고 초등 입학 후 3년 동안 매일 친구들이 집에 와서 숙제하고 놀다가 어쩔 때는 저녁까지 먹고 가곤 했답니다. 유치원 시기까지 종일반을 했던 것에 대한 보상이었죠. 덕분에 직장을 그만두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지 않아도 됐었고, 동글이도 직접 키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이들을 엄마 손으로 기우는 것에 대한 기쁨을 앵글이 덕에 배웠습니다.  




어디 보자... 이거는 동글동글 굴러가니까 이렇게 '쓱싹쓱싹' 소파를 구석구석 '쓱싹쓱싹'

'어라?' 먼지가 많이 묻었네? 머리카락도 붙어있고... 어떡하지?



형아들이 놀러 오면 미끄럼틀을 좋아하니까 미끄럼틀도 '쓱싹쓱싹'

아코 힘들어... 청소하는 게 보통일이 아니구나... 엄마가 "동글아~"하고 부르시기 전에 청소를 얼른 해야지...



청소를 마쳤으니 공부도 좀 해 볼까? 책도 읽고 춤도 추고... 노래 기타는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어? 잠깐... 이건 뭘 할 때 쓰는 거지?

음... 저렇게 하는 거구나~

이렇게 들어서...



동그라미 속에 들어간 다음...

"영차~" 이렇게 들어 올린 다음...

빙글빙글 돌려야 하는데... 힝~ 왜 나는 잘 안 되는 거지?



동글이는 계속해서 시도를 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훌라후프 체험을 했으니 나온 보람이 있죠?





"동글아~ 누나 데리러 가자~"

엄마가 부르시네요? 오늘은 누나 공부하는 거 구경하러 온 거예요.

잠깐만요... 저는 돌멩이 던지기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엄마, 기다려주세요. 이거 하나만 던져보고요.'

정수기를 돌아서, 대기 의자를 지난 다음... 어? 엄마... 혼자 가면 어떡해요... 저랑 같이 가요.



여기가 누나 교실이라고요? 그런데 문이 닫혀있는데... 이건 집에 있는 거랑 손잡이가 달라요. 집에서는 잡아서 밑으로 내리면 열렸는데... 이건 어떻게 하는 거지? '끙차~'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동글이가 문을 콩콩 두드리니 안에서 열어주었어요.


'열렸다~' 누나~~~ 엄마, 누나 저기 있어요.



누나랑 같이 운동장에 나왔어요. 운동장은 넓어서 뛰어다니기 그만이에요.





누나 학교도 다녀왔고, 뭘 하고 놀지?

엄마는 나를 씻겨주고 밥을 지으러 주방으로 가셨어요.

가만 보자... 예쁜 꽃인데요? 이걸 살살 긁어주면... 떼어져요... ㅎㅎㅎ

엄마가 보시면 또 "동글아~ 예쁜 꽃을 떼면 안 돼~"라고 하실 수도 있는데요~ 스티커 떼는 것은 너무 재미있어요.





엄마가 머리를 이렇게 묶어 주셨어요. '어때요? 저 예뻐요?'

엄마는 매일 누나 머리를 예쁘게 묶어주시거든요. 그래서 저도 묶어달라고 했죠. 까슬까슬 신기한 느낌이에요.



엄마가 거울을 보여주시네요? "꺄~~~~!!!" 마음에 쏙 들어요. 너무너무 귀엽지 않나요?



"동글아~ 탁자 위에 올라가면 위험해. 얼른 내려와~"

엄마가 내려오라고 하시죠? 그렇지만 저는 안 내려갈 거예요. 키가 커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쉿~ 비밀인데요... 여기 올라와 있으면 엄마가 와서 나를 번쩍 안고 가시거든요. 엄마가 안아줄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 거예요. 히히~ 생각만 해도 재미있어요.



제가 엄청 멋쟁이거든요. 선글라스를 끼면 '번개맨'처럼 변신한답니다.

어때요? 저 번개맨 같나요?



이렇게 미소 로켓을 날려주고~ 앞도 보고, 옆도 보고, 하늘도 보고...

온통 세상이 까맣게 보여요. 정말 신기해요.

이런 맛에 선글라스를 낀다니까요? 어떻게 이렇게 온통 까맣게 변할 수 있죠?

멋지게 변신한 동글이를 보시니까 어떠세요?

잘~ 생겼죠??




유아 [침독] 어떻게 하죠?


동글이는 백일이 지나면서 유치가 나기 시작했어요. 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침을 많이 흘렸죠. 아토피성 피부를 가져서 피부층이 얇고 연약해서인지 얼굴 가득 침독이 올랐어요. 동네 병원부터 대학병원까지 안 다닌 곳이 없었죠. 한 참 심할 때는 외출을 하기 어려울 정도였어요. 모두들 아기 얼굴을 보며 한 마디씩 하시는데 물어보시는 분들은 한 마디지만 듣는 엄마는 안 그래도 마음이 심란한데 만나는 분들마다 물으시니 외출하는 것이 부담스럽게 되더라고요.


얼룩덜룩 붉게 올라온 침독이 보이시나요?


침독은 왜 생길까요?

아기들은 침 분비가 점차 증가하다가 5~6개월이 지나면서 이가 나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는 잇몸과 침샘이 자극을 받아 더 많이 침이 분비돼서 얼굴에 흐르게 됩니다. 아기는 침을 잘 삼키지 못해서 침이 흐르게 되는 거죠. 이 시기의 아기들은 손을 입으로 가져가 빨기 시작하고 모든 물건을 입에 넣게 됩니다. 그러면 피부가 연약한 아기들의 얼굴에 붉은 염증이 생기고 계속해서 반복되니 염증이 퍼지면서 심해지게 되는 거죠. 아무래도 이가 나면서 간지러우니까 자꾸 손으로 입 속을 만지게 되고 피부가 침으로 젖고 마르는 과정이 반복되는 거예요. 그러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 장벽도 무너지면서 피부염증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을 [침독]이라고 해요.



침독을 가라앉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아기 입 주변에 묻은 침을 수시로 닦아주고, 보습을 자주 해 주어야 하는데, 닦아줄 때는 문지르지 않고 콕콕 찍어서 닦아야 해요. 문지르게 되면 피부가 쓸리고 균이 옆으로 퍼져서 더 심해지거든요. (침독이 안 생기는 아기도 있어요. 이가 나더라도 침을 안 흘리고 침 삼키는 행위를 일찍 터득하는 아이도 있으니까요.) 침을 닦아준 후에는 보습을 잘해 주어야 해요.


보습은 수분 보충보다는 침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깨끗하고 부드러운 수건을 따뜻한 물에 적셔서 두드리듯 침독이 올라온 피부를 닦아주고 부드럽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제거한 후, 보습이 잘 되는 로션과 아쿠아퍼와 같은 바셀린류의 크림을 섞어서 얇게 발라주세요. 로션을 바르는 이유는 코팅효과를 주기 위한 거예요. 수시로 발라서 아기가 침을 손으로 문지르며 침에 피부가 닿는 것을 최소화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그런데 대부분의 아기들이 이 과정을 싫어해요. 안 그래도 따가운데 닦아주고 로션을 바르는 일이 아기에게도 힘든 일이거든요. 동글이의 경우 하루에 8번 이상 발라주었어요. 엄마도 아기도 힘들지만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이 이것밖에 없으니 서로 울며 하게 되더라고요. 마음이 아프지만 아기와 같이 잘 이겨내 봐야겠죠?




침독은 병이 아닌데 침독이 시작되고 가라앉게 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려요. 동글이의 경우 6개월 이상 걸렸던 것 같아요. 아기 얼굴은 매일 보게 되기 때문에 볼 때마다 엄마가 관리를 잘 못해준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고 속이 상하죠. 아기도 고생이고 엄마도 마음고생을 하게 되는 침독이 여름에 나타나면 더 마음 아프답니다.


침독은 아기의 유치가 어느 정도 다 날 때까지 없어지지 않아요. 병원에 다녀도 스테로이드성 연고를 처방해 주는 것 말고는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야 좋아져요. 연고를 바르는 마음도 편치 않게 되죠. 하지만 이것은 아기가 자라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엄마 탓이라 생각하며 엄마 마음을 괴롭히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은 '침을 많이 흘리는 아기가 순하다'고들 하시죠. 위로의 말인 듯 하지만 실제로 동글이가 순해서 정말 순한 아기가 침을 많이 흘리는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엄마 마음에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니죠. 수시로 닦아주고 보습을 유지해서 침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시면 조금 더 빠르게 아기 얼굴이 진정될 거예요. 아기도 엄마도 건강한 유아기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와 함께 크는 로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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