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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Oct 10. 2021

아기를 홀로 두면 안 되는 이유

#3. 우남이와의 만남

1990년 후반부터 2000년 초반까지,

일명 '아기 돌봐주는 비디오'가 한창 유행일 때가 있었습니다.


뽀뽀뽀나 딩동댕 유치원 같은 구성으로 되어 있 비디오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들로 채워져 불티나게 팔려나갔습니다. (지금의 스마트폰이나 탭 같은 역할을 했다.) 비디오를 틀어놓으면 아이가 집중하는 동안 집안 일도 할 수 있고,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었으니 잘만 사용한다면 엄마에게도 커피 한 잔 마실만한 여유를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 낼만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가 비디오에 의존하면서 일방적인 메시지를 던져주는 화려한 영상에 매료되어 사람과의 상호작용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아기가 옹알이를 시작하면 엄마는 아기의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해도 상황에 따라 마치 아기와 대화를 하듯 말을 주고받습니다. 아기 역시 엄마의 말을 알아듣는 듯 까르르 웃기도 하고, 엄마의 억양이나 표정에 따라 울기도 하며 관계를 배워갑니다. 한창 말을 배울 시기에 비디오 앞에 앉혀진 아이들은 일방적으로 떠들어대는 말을 들으며 빠져들고 결국 자기 말은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그저 TV 앞에 앉혀져 화려한 영상에 빠져들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비디오 증후군'의 양상을 띄는 유아들이 많아졌고, 비디오증후군은 대표적으로 유사자폐 증상을 띄게 되었습니다. 즉, 자폐는 뇌신경정신질환이지만, 유사 자폐는 잘못된 양육으로 생기는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폐증/자폐스펙트럼 장애(뇌신경정신질환)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아동기에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언어성 및 비언어성 의사소통의 장애, 상동적인 행동, 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대개는 3세 이전에 다른 또래들과의 발달상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18개월 경에 언어 발달이 늦어서 부모가 걱정하기도 합니다. 지능이나 자조 기능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일부 아이들은 학령기가 되어서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받기도 합니다. 각각의 문제 행동이 광범위한 수준에 걸친, 복잡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의미에서 스펙트럼 장애라고 부릅니다. 이 때문에 같은 자폐 스펙트럼 아이라도 보이는 모습은 각기 다를 수 있습니다.

원인
신경해부학적 연구, 뇌영상 연구, 생리학적 연구, 생화학 연구 등을 통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다양한 신경생물학적 원인에서 기인하는 뇌 발달상의 장애로 인하여 발생하는 질환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산전, 주산기 및 산후 합병증이 있는 경우 자폐 관련 증상의 발생 위험이 크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러한 뇌 발달의 문제로 인하여 사회성, 언어, 인지, 정서 조절, 감각 합 등 종합적인 이상을 나타냅니다.



비디오 증후군

비디오 증후군은 유아기부터 시작된 과도한 비디오나 텔레비전 시청으로 인해 유사 발달장애, 유사자폐, 언어 장애, 사회성 결핍 등을 겪게 되는 정신 질환이다. 이것의 위험성으로 인해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만 2세 미만의 아이에게는 텔레비전과 비디오 시청을 금하고 있다.

24개월 이전에 형형색색의 자극적인 영상에 노출이 되면 뇌에 치명적인 장애가 생긴다. 이는 아직 학계에 자세히 발표가 되지 않은 정신병으로 치료 사례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고 실제로 거의 치료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뇌가 아직 발달하지 않았을 때 자극이 가해졌기 때문에 선천적인 영구장애가 되는 것이다.

또한 24개월 이후라 할지라도 뇌가 완전히 발달한 것이 아니므로 비디오 시청은 주의해야 한다. 7세 이전에는 아예 비디오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할 것이다.

출처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만 2세 미만의 유아가 비디오 시청을 할 경우, 양육자가 함께 앉아 상황을 설명해 주고, 재미있는 장면이 나올 때 아이에게 말을 시키며 상호작용을 같이 해 주면 아이의 흥미도 유발하고 상호작용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TV 앞에 앉혀둔 채 홀로 방치하게 되면 아이는 화면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환상적인 화면에 길들여진 아이는 그것보다 더 재미있고 화려한 현상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지 않는 한 관심을 갖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의 흥미를  현실에서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비디오를 보여줄 때만 얌전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게 됩니다. 되도록 영유아를 양육하고 계신 부모님들께서는 어린 유아가 홀로 영상을 보며 빠져들지 않도록 주의를 흩트리며 말을 시키고 함께 놀아주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3. 우남이와의 만남


5세 반 담임이었을 때의 일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17명의 아이들이 나의 반이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하루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수업 준비를 했고 아이들은 어린이집 생활에 잘 적응해 나갔다. 5세가 되어 처음 기관에 발걸음을 하는 것이 일반적일 때라서 3월의 교실은 혼이 쑥 빠진다. 어린이집의 특성상 18개월부터 다니면서 5세가 된 아이들도 있지만 5세가 되어 생의 첫 학교로 발을 딛는 아이들도 있기에 3월에는 새로운 규칙을 알려주고 기본생활습관을 길러주기에도 벅찬 하루하루의 연속이었다. 1분기가 지날 즈음이 되면 반 분위기도 안정되고 수업의 흐름도 익힌 아이들이 각자 자유놀이 활동을 계획하고 스스로 놀이를 찾아가며 안정화되어 간다.




5월 중순쯤 신입생이 찾아왔다. 한 반에 18명으로 구성되었던 우리 반은 정원을 채우지 못했으므로 새 친구를 맞이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전날 입학 지원을 하고 다음 날부터 등원을 시작한 친구의 이름은 '우남'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입학 첫날 대체로 반에 적응을 못한다. 우남이도 역시 그랬다. 일주일쯤 지나면 적응이 되고 아이들과도 잘 어울리게 되므로 걱정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우남이가 말이 좀 늦되어 의사소통이 조금 어려웠다는 점이다. 시선도 잘 맞추지 않았고, 집단 활동이 어려웠다. 혼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구석진 곳에 들어가 한 참을 나오지 않을 때도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이 되면 소리를 지르거나 아이들을 밀기도 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인다. 우남이 역시 가정에서 기관으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다 되도록 우남이는 적응을 못했다. 여전히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주위의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모둠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 친구들이 다가가면 괴성을 지르거나 거칠게 밀고, 물기도 했다. 5세의 발달 과정에 견주었을 때 우남이의 행동에는 문제 양상이 많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대근육 활동을 위해 어린이집에 설치된 실내 놀이터 미끄럼틀 위에서 우남이가 친구를 밀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위험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볼풀공을 가득 채워두지 않았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떨어진 아이는 다치지는 않았지만 많이 놀라서 크게 울었고, 주위에서 보던 아이들 역시 놀라 우왕좌왕 정신이 없었다.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우남이만 데리고 조용한 곳으로 갔다. 그리고 친구를 높은 곳에서 밀면 안 되는 이유를 이야기해 주었다. 하지만 우남이는 말귀를 알아듣지 못했고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우남이를 한 달 동안 관찰하고 일지를 작성해 두었다.(모든 원생에 대한 관찰 기록은 의무적으로 합니다.) 그간의 기록을 살펴본 결과 우남이에게서 '자폐성향'이 보인다는 결론을 내리고 어머니께 상담 요청을 드렸다. 퇴근 후 방문한 어머니는 이미 상황을 짐작한 듯 보였다.


"선생님, 우리 우남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요?"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어머니의 음성은 경직되고 떨림이 전해져 왔다.


"네, 어머니. 혹시 우남이가 보통의 아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네, 사실은... 말씀드리면 입학을 못하게 될까 봐..."


어머니의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마음이 여리고 조용한 성품의 어머니는 말을 잇지 못하셨다.


"괜찮아요. 괜찮으니까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다 하셔도 괜찮습니다."

"네... 제가 우남이 낳고 3개월 육아 휴직을 마친 뒤 바로 직장에 복귀하게 돼서 시어머니께서 우남이를 키워주셨어요. 우남이가 순하고 잘 울지 않아서 잘 크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말이 좀 늦기는 하지만 우남이 아빠도 어릴 때 말이 늦었다며 시어머니께서 금방 좋아질 거라고 하셨어요."

"네... 말이 늦을 수는 있어요. 하지만 말이 늦는 것과 소통이 안 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우남이는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눈을 외면하거나 알아들을 수 없는 옹알이를 하고, 교구장 밑이나 사물함 속, 혹은 미끄럼틀 뒤쪽 안 보이는 곳에 들어가기도 해요. 아이가 어둡고 좁은 곳으로 들어가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거든요. 알고 계셨어요?"

"몰랐었는데... 사실 여기 오기 전에 다른 곳에 입학을 했었어요. 그런데 2주 만에 퇴소하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그 뒤에 다른 곳에도 갔었는데 그곳에서도 받아주지 않았어요. 선생님, 여기서도 안 받아주시면 우리 우남이는 갈 곳이 없어요."

"제가 한 달 동안 기록 해 둔 관찰일지예요. 같이 보실까요?"

"네."

"우남이가 입학 후 처음 일주일 동안은 적응 기간이라 생각하고 문제행동을 보였을 때 낯선 곳이라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그 이후에도 우남이는 적응하지 못했고, 친구들을 높은 곳에서 밀어서 떨어뜨리거나 물기도 하고, 소리를 질렀어요. 그래도 뜻대로 되지 않으면 구석지고 어두운 곳에서 한 참 동안 나오지 않아요. 식사를 할 때 편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 먹지 않고 음식을 입에 물고만 있기도 하죠. 아이들이 섭식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일입니다."



"그럼, 우리 우남이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궁금한 것은, 우남이의 행동이 자폐적인 성향을 띄는 거예요. 만약 이것이 뇌질환의 문제였다면 아기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아셨을 거예요. 영유아 검진 또는 예방접종을 할 때 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셨을 테니까요. 그런데 모르셨다는 것은 자폐가 아니거든요. 아이를 할머니께서 어떻게 돌봐주셨는지 아세요?"

"그게... 어머니께서 우남이만 봐주신 게 아니고 시누이의 딸도 함께 키워주셨거든요. 근데 시누이 아이는 예민하고 까탈스러워서 어머니께서 계속 시누 아이만 데리고 움직이시고 우남이는 TV를 보여주셨어요. 그것 때문에 너무 속상했는데 직장을 다녀야 하니 어머니께 뭐라고 말씀드리기도 곤란했어요. 혹시 TV를 많이 보는 게 문제였을까요?"

"혹시 '아기 봐주는 비디오'같은 것들을 본건 가요?"

"네, 그것도 보고 주로 영어 비디오를 많이 봤어요. 제가 사드렸거든요."

"어쩌면 우남이는 하루 종일 비디오 시청으로 시간을 보냈겠네요. 더구나 영어 비디오를 주로 봤다면 정상아동이지만 말을 알아듣기 어려웠을 테고 정서적으로 어려움이 생겼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어머니께 제안을 드리자면, 우남이가 심리치료를 받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네?? 아마 시댁에서 난리가 날텐 데요? 남편도 그렇고... 안된다고 할 거예요."

"제가 우남이를 계속 맡아서 키워드리면 좋겠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도 위험한 일들이 생겨서 치료를 병행한다고 하지 않으시면 우리 원에도 우남이는 다닐 수가 없어요. 제가 18명의 아이들과 수업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우남이를 한 손에 잡고 다니거나, 옆에 앉혀둔 채 수업을 했었거든요. 앞으로의 1년 내내 그렇게 수업할 수는 없어요. 다른 아이들도 제게는 소중한 아이들이거든요."


어머니는 계속 눈물을 흘리셨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기관에서 한 아이만 집중해서 돌보기에는 여력도 없었고, 나는 아동심리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내 역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리게 됐다.




다음 날,

우남이의 아빠가 찾아오셨다. 우남이의 상태를 물어보시더니 멀쩡한 아이를 문제아로 만든다며 불같이 화를 내셨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내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있을까... 나는 한 달 동안 작성해 둔 관찰일지를 보여드렸다. 그리고 간곡히 부탁을 드렸다. 아이가 더 자라기 전에, 지금이 아니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고 치료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득했다. 한 시간이 넘도록 아이의 상태에 대해 말씀드리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우남이의 아빠는 무거운 걸음으로 귀가하셨다.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난 후,

우남이의 할머니와 고모가 찾아오셨다. 우남이의 아빠보다 더 많이 화를 내셨고 더 많은 시간 설득했다. 결국 할머니와 고모는 우리 원처럼 무책임한 곳에 아이를 맡길 수가 없다시며 퇴소하겠다고 하셨다. 퇴소 절차 후 우남이는 등원하지 않았다.





몇 날 며칠 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교사로서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온 아이에게 입학 거부 통보를 한 처음이자 마지막 아이였다. 내 역량이 부족해서 아이를 보냈다고 생각하니 너무도 슬펐다. 도울 수 있는 방법이 타 기관에 보내는 것 밖에 없고, 그것이 안된다면 퇴소시킬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들었다.




우남이의 증상은 '비디오증후군'이었다. 의사가 아니므로 '비디오증후군'이라는 말씀은 드리지 않았지만 관심 있던 분야여서 공부하고 있던 차였다. 실제로 '비디오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를 직접 마주한 적은 없었기에 글로만 알던 증상이 아이에게 보이자 안타까움과 걱정이 앞섰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부모님을 설득해서 전문 기관에 아이를 인계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아동 심리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이 공부했다면, 그래서 자격을 갖췄다면 내게 온 아이를 퇴소시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교사를 계속해도 될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사건이 되었다. 자격이 없다는 생각으로 잠도 잘 못 자고 빕도 먹지 못했다. 그리고 하루속히 공부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혹시 마음이 아픈 아이가 또다시 내게 왔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바빠졌다. 우남이가 아니었다면 성장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 후부터 아동미술, 미술치료사, 사회복지, 아동심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자격증을 따고 아직도 상담심리를 공부하고 있다. 공부를 해도 해도 부족했다. 비슷한 사례는 하나도 없다. 보이는 모습도 조금씩 다르고 성격과 성향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도 다르다. 사람의 심리는 복잡하고 미묘하다.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우남이의 엄마가 찾아왔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네. 어머니... 우남이는 잘 지내고 있나요?"

"우남이는 그 후 계속 집에 있어요. 선생님... 그동안 가족들 설득하느라... 제가 좀 늦었죠?"

"설득... 하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애쓰셨어요. 어려우셨을 텐데... 제가 더 적극적으로 도와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아니에요. 선생님께서 애써주신 덕분에 제가 설득하기 좀 쉬웠어요. 이제 어떻게 해야 해요?"

"제게 미술치료를 가르쳐주셨던 교수님이 계시거든요. 안 그래도 연락을 드렸더니 우남이를 한 번 데려오라고 하셨어요. 전화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어머니를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서 연락 못 드렸어요. 치료실에 갈 때 제가 같이 가드릴게요."

"정말요? 그럼 제가 너무 감사하죠. 언제부터 가면 될까요."

"제가 지금 전화드려서 예약을 잡아볼게요."


이후 우남이는 일주일에 두 번씩 미술치료실에 다녔다.




아이에게 어려움이 생기면 원인이 발생된 시점부터 현재까지 걸린 시간보다 2배, 혹은 3배의 시간을 투자해야 변화가 찾아온다.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되면 되도록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비디오 증후군은 치료가 더디고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 기간 동안 아이도 부모도 지치고 고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남이는 오랫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일반아동과 같아지지는 못했다.


자폐의 경우는 장애 진단이 나오기 때문에 특수치료와 특수학교를 다닐 수가 있고 정부지원도 받을 수 있지만, 비디오증후군은 병이 아니라서 전 과정을 아이와 부모가 오롯이 겪어내야 한다.





지금 혹시 소중한 내 자녀가 만 2세 이전인데 스마트폰과 탭에 의존하며 시선이 멈춰있나요? 엄마도 휴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여주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집안일을 할 때도, 엄마가 식사를 할 때도 아주 잠깐의 시간 동안 다른 일을 하려면 아이가 안전한 상황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저도 압니다. 저 또한 둘째는 탭을 보여주며 밥을 주고, 운전을 하며 탭을 주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자주 말을 시켜주세요. 몰입하지 못하게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지, 재미는 있는지, 어떤 점이 재미있는지 등 주의를 흩어 놓아서 빠져들지 않도록 해주세요. 아이가 대답을 하지 않는다면 대답을 할 때까지 말을 시켜주세요. 아이의 반응이 짜증이더라도 반응하게 도와주세요. 비디오증후군은 빠져들지만 않아도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TV를 시청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님과 함께 보는 것입니다. 보면서 내용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웃으며 상호작용하면서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보고 있는 프로그램의 내용은 유아가 보기에 적절한지, 자극적인 장면은 없는지, 적절한 언어를 사용하는지 살펴주세요. 유아가 판단해서 시청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상 연령이 3~5세로 설정되어 있어도 적절하지 않은 프로그램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한 번쯤 그 방송을 함께 시청하면서 살펴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유명한 유튜브 채널이 약간의 편집을 거쳐 케이블 방송으로 방영되고 있습니다. 심의를 거쳐서 방송되고 있지만 연령에 적합하지 않은 내용도 많이 있으니 자녀들이 시청 중인 방송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사 로운입니다.













사진 출처 : 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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