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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빵 Oct 26. 2021

[리뷰] 영화 : 마이펫의 이중생활

사랑해!

it's me and Katie

나와 케이티

Katie and me

케이티와 나

세상은 참 복잡하다. 절대 풀어지지 않을 실타래처럼 서로 얽히고 얽혀있다. 나 역시도 그 수많은 타래 속에 같이 얽혀 들어가서 끈을 따라가다 마주친 다른 끈들에게 친절히 사연을 설명해야 한다. 사연을 설명하는 일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쉽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복잡한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세세하고도 조심스럽게 말을 전한다. 그런데 끈을 따라가다 마주한 작은 강아지와는 어떻게 친해져야 할까. 예상밖에도 서로 다른 종족이 서로를 사랑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This is my friend, Tiberius

이쪽은 내 친구, 타이베리우스

He's not going to eat us

얘는 우릴 잡아먹지 않을 거야


언어는 무언가를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무언가를 완벽하기 전달하지는 못한다. 계산된 껍데기인 말보다 진심 어린 포옹이 더 진실할 때가 많다.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가나 머리를 쥐어짜는 인간들 앞에 나타난 동물 친구들은 그들 앞의 실타래가 얽히던 말던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같이 웃고 울고, 화도 내면서 엉망진창이지만 형형색색의 조화로운 엉킴을 만든다. 어떤 겉모습도 직위도, 재산도 상관없이 그냥 당신이라는 존재에게 뛰어든다. 우리는 어떻게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you may have lots of time,

너네는 시간이 많을지 모르지만

but for me every breath is a cliffhanger

난 목숨이 간당간당해


사람들은 의미를 자주 찾지만, 의미 없이 밥을 먹고,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산책을 하고, 옆에 있는 나의 가족과 이야기하는 삶은 따스하다. 현대 사회는 이 따스함을 유지하기 위해 냉정하게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종종 이 냉정함 익숙해져 따스함을 잊어버린다. 그런 우리의 삶에 들어오는 따스하다 못해 뜨거운 작은 가족은 살아있음의 의미를 느끼게 한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삶의 공허함', '탐욕이 부르는 처참한 결과' 등을 주제로 삼은 영화를 많이 보여줬다. 모두 각종 상을 휩쓸 만큼 대단한 작품들이지만, 당시에 나는 그런 주제를 공감할 수 없었다. 크고 나서도 당시의 '별로 재미없던 영화'라는 기억 때문에 그 작품의 가치를 영영 온전히 느끼지 못하게 됐다. 그때 조금 더 단순하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영화를 만났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곤 한다.


Man, I feel sorry for them

Got to run home for their woners! Not us

이봐, 저기 불쌍한 녀석들 좀 봐

주인을 위해 집으로 달려가는 꼴이라니! 우린 아니지


Momy! Can i have a bunny?

And a pig and a crocodile and a lizard?

엄마! 저 토끼 키워도 돼요?

그리고 돼지랑, 악어랑, 도마뱀도요?


https://youtu.be/mTcnJA4X2hs

너의 사악함과, 탐욕과, 어리석음과, 뚱뚱한 뱃살과, 겁쟁이면서도 날 지켜주려는 무모함과, 집을 다 어지럽혀 놓는 호기심과, 작은 발과, 무지막지한 체력과, 영리하게 굴러가는 잔머리와,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비효율적인 행동과, 눈앞의 간식을 바라보는 간절한 눈과, 촉촉한 코와, 하찮게 작은 이빨과, 벽지를 다 뜯어놓는 발톱과, 옆집 눈치 보이게 하는 목청과, 나를 기다리는 인내심과, 나를 사랑해주는 심장과, 잘 때 곁에서 느껴지는 숨소리와, 때로는 미안해질 정도로 나만 바라보는 너의 한결같음을 모두 모두 사랑해.


I'm gonna love you forever and ever and ever

내가 널 영원히, 영원히, 영원히 사랑할게

Welcome home

집에 온 걸 환영해


+ 마이펫의 이중생활 2도 꼭! 보세요! 왜냐면 귀엽고 사랑스럽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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