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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고 있는 나는 행복하다

자가출판 등록직전

by 박현주 Jun 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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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컴퓨터와 씨름했다.
엉덩이에 껌을 붙여놓은 것처럼 9시부터 4시까지 열정을 불태웠다.

포토샵과 인디자인.
오래간만에 붙잡고 있으니 첫 자가출판 하던 때가 떠올랐다.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인터넷을 구석구석 뒤져가며 만들었는데 어느새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니.
눈 한번 깜빡하고 나니 시간이 흘렀다는 이야기가 꼭 내 이야기만 같았다.
그림책이 좋았고 그림이 좋았다. 그 당시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고 싶은 게 가장 컸다. 좋게 말하면 꿈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욕심이었다.
그나마 그림책은  일반 책들보다 진입장벽이 낮았고 접근하기 쉬웠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랬던가.
멋모르고 덤비니 무서울 것도 없었다.
무지함으로 만든 책이지만 공식적으로 내 첫 책이 탄생했다.


교보문고에서 태어난 내 첫 책!교보문고에서 태어난 내 첫 책!



책에 삽입될 그림을 모두 그리고 오일파스텔로 색칠을 하던 어느 날이었다.
"그렇게 재밌나?"

옆에서 물끄러미 쳐다만 보던 신랑이 한마디 툭 건넸다.
그 시절 나는, 병원 근무를 했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살던 시절이었다, 그날도 퇴근하고 나서 그림을 그린다고 끄적대고 있으니 신나 보였나 보다.

그날의 기억이 갑자기 소환되었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몸은 지치고 고되었지만 그림을 그리겠노라고 자리를 잡고 앉았던 그때의 나는 참으로 행복했다.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4시에 기상해서 독서하고, 운동하고, 바느질을 했다. 퇴근을 하고 나면 일단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 후 짬짬이 책을 만들었다. 지독스럽게 열심을 냈다.

그 시간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스쳐 지나간다.
2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한번 꿈을 꾼다.
이 책도 판권만 써서 등록하면 끝이 난다.
한 번에 승인이 나야 될 텐데 걱정이 되기다.

이번 그림책은 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붓이 아닌 원단과 실로 했다.
경주시립도서관에서 출판한 것보다 더 신경 썼고 더 가득 채웠다.

새롭게 태어날 그림책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꿈꾸고 있는 나는 행복하다.


나도 가족이래요 (컬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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