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과 동행하기로 결심하고 가장 먼저 했던 일은 교제하는 시간을 만드는 일이었다. 매일아침, 눈을 뜨자마자 기도하고, QT 하며 성경을 읽고 필사하는 것 말고 또 다른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 틈새시간 이용하는 걸 즐기는 나는 이 시간이 언제가 좋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유레카!!'
아침마다 아이들 등교를 시키고 40분씩 걷는 시간을 갖고 있는 중이었다. 이 시간을 더욱 유용하게 쓰고 싶었다. 걸으며 예수님을 묵상하고 예수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운동도 하고 주님과 대화도 하고, 꿩도 먹고 알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들뜨고 설레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침 시간을 예수님과 교제하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묻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낼 때도 있었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걷다가 마주하던, 입이 떡 벌어지는 경치와 머리 위로 비치는 따스한 햇살에 감사하기도 했고, 미운 사람이 떠오르면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를 포용하게 해 달라며 매달리기도 했다. 대화하는듯한 기도가 끝나면 간증프로그램을 귀로 들으며 나름대로 믿음을 다져나가기도 했다.
하루는 '새롭게 하소서'라는 간증프로그램에 이정민아나운서가 나왔다. 아나운서답게 말도 똑 부러지고, 말솜씨만큼 깊은 신앙심도 빛이 났다.
(욥 23:10)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 같이 나오리라
이 말씀이 그녀의 일생을 대변하는듯했다.
그녀가 수능시험을 치르고 3점이 모자라 원하던 대학에 못 가게 된 것도, 아나운서 면접 때 일어난 말도 안 되는 기적도, 원치 않은 대학에 가서 하나님을 더 깊게 만나게 된 것도, 모두가 그녀를 단련하신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게 소름 돋을 만큼 은혜스러웠다. '이정민아나운서를 만나준 하나님도 나의 하나님이시죠? 내 마음 아시죠?' 묻고 또 물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니, 본인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게 하나님의 계획이었음을 인정하는 대목에서 눈물이 났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눈물을 닦느라 고개를 숙였다 들었는데 교회십자가가 보였다.
작지만 선명하게 보이는 십자가
주님이 늘 나와 함께 해주신다는 느낌이 몰려왔고 마치 나를 꼭 안아주시는 것 같았다. 감사하다는 고백이 절로 나왔다.
새롭게 하소서를 통해, 이정민 아나운서를 통해, 십자가를 통해 나를 만나주신 것도,나의 때가 있음을 믿고, 기다릴 수 있는 힘을 안겨주심에감사하게 되는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