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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기록 : 전시 7월, 6월

더 문워커스 / 신문박물관 / 에드바르 뭉크 / 베르나르 뷔폐

by 그린제이

7월

더 문 워커스 : 톰 행크스와 함께 하는 여정 (라이트룸 서울)

신문박물관 (서울 종로)




더 문 워커스 : 톰행크스와 함께 하는 여정

한 줄 후기 : 달에 앉아 하늘 보기


아주 짧게는, 달 탐사에 관한 인류의 역사

몰입형 전시관 전면에 펼쳐지는 달 탐사를 떠나 인류의 역사에 관한 영화적 다큐.

우주선 발사부터 달에 도착하기까지.

상당히 생생한 화면에 마치 달에서 지구를 보는 듯한 기분도 느껴졌다. 집중해서 보느라 보는 동안 전혀 사진도 찍지 않았지만 달에 도착했을 때 일어나서 걸어보면 달 표면을 걷는 듯 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 아. 아쉬워. 달 좋아하는 사람은 웁니다.


달에 도착해 아주 잠깐의 자유시간 동안 우주비행사 분들이 달표면을 통통 뛰어다니는 모습은 몹시 귀여웠다. 한 분은 인터뷰에서 그 시간 동안 끝이 없어 보이는 우주의 심연을 계속 바라보았다고 하시는데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로켓발사 시작부터 달에 도착하고 인류최초로 달에 발을 내딛는 순간, 그리고 12명의 우주비행사들과 2029년 다시 달 여행에 오를 새로운 4명의 우주비행사들의 이야기들까지!

기존의 미디어 아트와는 또 다른 느낌의 멋진 작품이었다.



신문박물관

한 줄 후기 : 기레기들도 한 때는 기자였구나.


날이 더웠고 다음 일정까지 시간이 좀 남았고 그곳에 일민미술관이 있었다.

그래서 미술관에 들렸다가 가자 싶었는데 마침 전시 준비 중이더라. 카페는 하길래 커피를 마실까 하다가

일민미술관 5층에 있는 신문박물관은 열었기에 안 그래도 궁금했었다. 그래서 고고.

(입장료 : 4,000원)

5층 6층이 신문박물관인데 6층에서는 직접 신문제작도 가능하다.

직접 판도 고르고 사진도 찍고 은근히 재밌었다.

시대가 언제든 일상은 일상으로 흘러가는 법이다.


우선 생각보다 볼 것이 많다. 자세히 보면 꽤 걸릴 듯. 지금과는 다른 한글의 쓰임새와 모양의 다름을 보는 것도 신기하고 오. 이랬구나 싶은 것들이 많았다.


지금 기레기판의 선두에 서 있는 신문사들도 한때는 독립을 외쳤구나 싶고 (그런데 지금은 왜 그러니?)

일제 강점기에도, 광복직후에도 일상의 광고등을 보니 그저 삶은 삶으로 지속되는 법임을 또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렇지. 세상이 무너지는 것보다 우리 집 지붕이 무너지는 것이 더욱 슬픈 법이고 반대도 마찬가지.



6월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베르나르 뷔페 [천재의 빛 : 광대의 그림자]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



에드바르 뭉크 : 비욘드 더 스크림

한 줄 후기 : 뭉크와 거리감이 생겼다


사실 뭉크의 그림에 썩 끌리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전시를 보러 간 이유는 원작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다양한 매체로 접한 것의 원작을 한번쯤은 직접 봐두고 싶었다. 이유는 그것이 전부였다. 작품들이 전체적으로 슬픔을 너무 구깃구깃 넣어두어서 보기가 괴로웠다.

울부짖는 이를 보고 있는 것이 유쾌하지 않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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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가장 밝았던, 그래서 좋았던, 그래서 가슴아팠던. 옐뢰야의 봄날.

베르나르 뷔페 [천재의 빛 : 광대의 그림자]

한 줄 후기 : 그저 빛 : 사랑에 빠지다.


우연히 뭉크와 베르나르 뷔페를 같은 날은 아니지만 연이어 보게 되었다. 묘하게 두 분이 닮은 듯한 부분이 있는데 공포와 죽음을 그렸던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두 분의 표현 방식은 매우 다르고 나는 뷔페의 그림을 너무나도 좋아한다.

내가 느끼는 뭉크의 그림에는 울부짖는 슬픔이 있다면 뷔페의 그림에는 조용한 슬픔이 담겨있는 것 같다.

물론 모든 그림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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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직선들 속에 자리한 팽배한 색감들. 원색 같지만 원색 같지 않는 묘한 색감 채도가 낮은 듯 하지만 명도가 높은. 그저 멋지다. 2019년 처음 한국에서 전시를 열 때 봤던 그 기분을 잊지 못한다. 당시 전시 포스터를 보는 순간, 단박에 사랑에 빠졌다. 아마 그의 그림을 처음 접했던 이들도 그랬던 모양인지 그의 첫 전시에 파리의 온 도시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한다. 나는 그로부터 반세기는 지나서 알게 되었지만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이번에도 전시개최 소식을 듣자마자 설레기 시작했다.

19세 때 첫 전시를 열었던 이 천재화가는 피카소 이후 최고의 화가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앤디워홀은 그를 '파리에서 위대한 가장 마지막 화가'라 칭했다고 한다. 일찌감치 그는 천재성을 인정받았고 각종 상과 든든한 지원을 받았던 화가였다. 물론 일찍 감치 성공한 대부분의 예술가들의 클리세 같은 삶도 섞여있지만 정말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죽음을 앞둔 6개월 동안 24점의 [죽음] 연작은 그가 죽음을 어떤 식으로 이야기하는지 보여준다. 대형작품이라 보는 동안 그저 보게 만들더라.

이미 1997년에 파킨슨병 판정을 받았고 1999년 검은 비닐봉지를 쓰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1928~1999)

그리지 못하면 사는 의미가 없다고 했던 그였기에 아마 치명적이었을 것이다.

IMG_8766.jpeg 이건 디자인 미술관 로비에 있는 갤러리로 판화작품. 사진가능.


전시 보면서 남긴 메모장의 메모 (전시내부 사진 및 영상은 찍지 못하게 되어있었다)

"나는 영감을 믿지 않는다. 나는 단지 그릴뿐이다."

장콕토 인간의 목소리, 돈키호테

"어쩜 스스로 광대 분장을 하는 행위가 그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덧붙여, 내가 보러갔던 날. 이분이 도스튼 중이셨다. 어쩌다 물론 죽음 연작에서 우연하게 엿들음.

https://youtu.be/gSDPpBM6jy8?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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