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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기록 : 전시 9월, 8월

메종 투 메종 / Re SOUND / 힙노시스 롱 플레이 스토리

by 그린제이

9월

메종 투 메종 (정동 1928 아트센터)




메종 투 메종 2024 : 모르는 한국

한 줄 후기 : 응. 잘 모르겠더라.


사실 전시에 대해서는 감흥이 없다. 모르는 한국이라는 타이틀과 선조의 풍류와 멋. 이런 단어들을 골라서 썼기에 두근거렸으나 이내 사그라들었다. 분명 곳곳에 멋진 작품들이 있기는 했지만... 아쉽기는 하다. 그래서 기록에서도 뺄까 했으나 이 전시가 진행된 공간이 멋져서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 (아 그리고 아주 멋들어진 굿즈를 발견하기도 했고 이 건물의 카페는 다시 방문할 예정. 무려 에스프레소 바! 0-0)


'정동 1928 아트센터'라 불리는 [구세군중앙회관] 서울기념물 제20호로 지정되어 있다.

1928년에 완공되어 정동 1928이라는 이름이지 않을까 싶다.

처음의 건축 목적은 구세군 사관양성 및 선교와 사회사업을 위한 본부로 사용되기 위해 지어졌고 지금도 옆으로 가면 구세군 박물관도 있다. (가독성에 교란작전이라도 펼치는 박물관. 읽고 싶지만 읽고 싶어지지 않아.)

바깥에서부터 멋짐을 뿜어내는 이 건물은 아무것도 모르고 보아도 이 건물이 예삿건물이 아님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들어가서 보면 천정의 해머빔 지붕의 디테일에 또 한 번 깨닫게 되면서 점점 건물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건축물에 들어서면 천장으로 시선이 가는 편) Hammer beam이라 부르는 지붕은 영국식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이라고 한다.

일부 증축과 개조가 있기는 해도 건축당시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하고 1920년대 후반 서울의 10대 건축물 중 하나로 뽑이기도 했단다.

지금은 문화 복합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하는데 웨딩도 하는 모양이다. 꽤 멋질 듯하다.


정말 이 날 날씨에 치어 대충 찰칵 ㅋ 아오
오른쪽은 정말 맘에 들었던 굿즈로 이것은 아주 작은 이불세트로 배게는 젓가락 받침이다.



8월

Re Sound : 울림, 그 너머 (문화역서울 284)

힙노시스 롱 플라잉스토리 (그라운드 시소 서촌)




Re Sound :울림, 그 너머

한 줄 후기 : 아주 근사한 한낮의 휴가


디스트릭스 창립 20주년 기념 무료전시라니! 그것도 문화역서울 284에서!

발견하자마자 얼른 다녀오자 했던 전시.

디스트릭스는 미디어 아트 제작사로 아르떼뮤지엄 및 타임스스퀘어의 디지털고래. 그 회사다.

제주 아르떼뮤지엄과 여수 아르떼뮤지엄을 다녀왔고 강릉과 부산은 아직 가보지 않았지만 강릉과 부산을 갈 일이 생기면 꼭 가볼 예정이다. 제주는 시작이 유채꽃밭이고 여수는 시작이 동백나무숲인데 강릉과 부산은 무엇으로 시작할지가 궁금하다.


한 여름 낮의 이 전시는 들어서자마자 마치 피서지에 온 듯한 시원함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저 하염없이 보고만 있어도 좋고 좋았다. 한참을 그저 보고 듣고 그렇게 있었다. 아. 힐링된다.

한참 앉아서 보고 있으니 바깥의 뜨겁다 못해 따갑던 해는 금세 잊혔다. 뜬금없이 이런 류의 미디어아트로 구성된 휴양지 아이템을 만들어 호텔룸처럼 운영해도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시작되어 다양한 형식과 물음을 던지는 미디어아트 작품과 때로는 소리만으로 구성된 특별한 곳도 있었는데 이 모든 것들이 근대건축물과 만나 한층 근사한 풍경을 만들어 냈다. 인조모피로 덮인 공간을 쓰다듬으면 다채로운 소리를 내는 인터랙티브 한 공간부터 곤충의 시점에서 숲 속을 다니는 영상까지 덴마크, 독일, 네덜란드 작가나 스튜디오들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었는데 곤충의 시점에서 숲 속을 보는 것도 꽤 흥미로웠다. (곤충이 싫기 하지만 다행히도 곤충은 등장하지 않는다. 곤충의 눈으로 숲을 보는 것이므로 )


https://youtu.be/aSxXb6 aQjLs? feature=shared





힙노시스 롱 플레잉 스토리

한 줄 후기 : 이건 어쩌면 또 다른 시대의 낭만일지도

내가 찍은 이 전시의 포토제닉!

그라운드 시소 서촌의 공간을 좋아하는 이유. 전시에 따라 굉장히 공간구성을 멋지게 바꾼다는 점이다.

이 사진을 보시고 눈치채셨겠지만 잘 맞춰 찍으면 뒷 능선과 작품의 선이 이어지도록 만들어두었다.

정말이지 이런 디테일 너무나 사랑스럽다. (우연은 아닐 것이다. 우연이라면 그저 감각의 천재. 의도겠지? )


[HIPGNOSIS]

힙노시스는 멋을 나타내는 'Hip'과 지식을 뜻하는 'Gnosis'가 결합된 단어로, 1968년 영국 기반의 '오브리 파월'과 '스톰 소거슨'에 의해 설립되어 초창기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드나드는 작업실에서 친구인 '핑크 플로이드'가 앨범 디자인을 요청하며 본격적으로 그들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후. 시작부터 멋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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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이 없던 시절의 앨범커버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붉은 사막에 끝도 없이 놓여있는 것 같은 붉은 공들, 혹은 사람이 불타거나, 파도치는 해변의 의자에 놓여있는 양 한 마리 등 초현실주의적인 이미지들은 무엇으로 완성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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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사하라사막에 가서(응?) 풍선을 불어 나란히 배치하고, 스턴트몸에 불을 붙이거나 , 진짜 양을 데려다가 해변의 의자 위에 앉히거나 예상을 벗어나는 비하인드가 너무 많아 정리 편에 나열하기는 무리였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점점 힙노시스의 명성이 높아지자 '사하라 가서 찍어야겠어!' 하면 찍을 수 있었던 시대가 있었다니

와우! 정말 플렉스 제대로.

한 번은 레드 제플린의 매니저가 "너희가 만든 앨범 커버가 너무 비싸지고 있어. 난 레드 제플린을 갈색 종이봉투에 넣어 팔 수 있다고" 말하자 이들은 <In through The Out Door>의 표지를 그렇게 만들어서 팔았다고 한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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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툴 없이 촬영하고 인화하고 오리고 붙이며 완성되었다고 하는 이 앨범커버들의 비하인드를 보고 듣는 일은 무척이나 즐거웠다. 그리고 작품별로 큐알을 접속하면 해당 뮤지션의 음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둔 점 또한 박수를 짝짝짝 보내고 싶다.


IMG_9427.jpeg 어쩌면 분명한 메시지 ㅎ


대략 가름하고, 시대의 뮤지션들 그들의 음악과 연결 짓는 앨범아트워크에 관한 비하인드들은 매우 흥미롭고 다채롭다. 와아! 저런 시대가 있었다니 싶은 것이 하나를 위한 에너지가 그저 낭만과도 같이 느껴졌다.

특히, 락과 팝, 디자인을 좋아한다면 더욱더!!



덧붙여, <힙노시스 : LP커버의 전설> 영화(다큐)를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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