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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진 Jun 07. 2022

벚꽃엔딩


초록의 여름처럼 푸르기만일상을 살다가 가을날 부서지듯 날려 사라지고 마는 낙엽 같은 죽음을 느닷없이 경험한다.


그렇게 한동안은  나뭇가지에  눈이  마음대로 내려앉아 얼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는듯 공허한 시간 보내다, 3월이 되면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가지에 여린 연둣빛의 잎이 움트듯  사람은 결국 살아 봄을 맞이한다.


그리고  봄날, 벚나무에 만개한 얇은 꽃들을 한참 올려다보다가 색을 잃고 죽어간 단풍잎이 잠깐 겹쳐 보여, 그냥 눈을 감아 버리고 허공에 손을 내밀어 본다.


혹시 당신을 잊고 살고 있지 않았는지 이 땅의 사람이 야속해 당신을 기억하라 하며 작고 고운 꽃잎으로나마 그리 희게 흩날리는지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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