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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Sep 05. 2024

'더 좋은 차'라는 보이차

지금 마시는 차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보이차를 마시는 사람들은 대부분 적지 않은 양을 가지고 있다. 그분들이 소장하고 있는 차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어떤 연유인지 모르지만 보이차 생활을 하는 분들은 수십 편을 넘어 수백 편도 많지 않은 양이라며 더 좋은 차를 찾고 있다.


수백 편씩 양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마실 만한 차가 마땅치 않다고 투덜댄다. 어제 마셨던 차를 두고 요즘 그 차가 차맛이 예전 같지 않았다고 하며 차를 탓한다. 오늘 마실 차를 고르면서도 좋지 않았던 점을 떠올린다면 선뜻 손이 가는 차를 점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내가 보이차를 배웠던 선배님을 떠올려 보았다. 선배님은 몇 년 전에 마셨던 차의 향미를 기억할 정도로 집중해서 차를 마셨던 분이다. 그 분과 인연을 맺었던 무렵 집에 초대를 받아 차를 마셨는데 그날 마셨던 차만 있을 뿐 여유 있게 소장하지 않으셨다. 선배님은 차 한 편을 다 마셔갈 무렵이라야 다시 차 구입을 하며 보이차 생활을 수십년 하셨던 분이었다.


보이차는 찻값이 천차만별이다 보니 대부분 싸고 좋은 차라는 가성비로 구매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많은 양을 소장하고 있다면 정말 마실만한 차가 마땅치 않을지도 모르겠다. 언제든 기꺼이 마실 수 있는 차를 소장하고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은 그 차가 가지고 있는 향미를 잘 알고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더 좋은 차'로 구매를 결정하기보다 '구입하려는 차에 대해 확신'을 가진 다음에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사실 좋은 차와 그렇지 않은 차를 나누는 기준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차마다 다른 향미가 있고 적정한 양과 우리는 방법에 따라 같은 차라도 다른 향미로 다가오게 된다.

지금 마시는 차가 흡족하지 않다며 '더 좋은 차'를 찾는데 그 차는 어디에 있을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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