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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상준 Dec 14. 2023

우리 집에는 반려동물이 없고 반려식물이 있다

블로그씨가 묻는 반려동물에 대해 답하다


From, 블로그씨
올해도 너와 함께 해 행복했던 시간들~ 우리 집 반려동물과의 추억 영상을 공유해 주세요!


우리 집에는 반려동물이 없어 아내가 가꾸고 있는 반려식물을 공유한다.

아파트에서 기르는 것이라 뭐 그리 대단하거나 특별하지는 않지만 아내의 정성이 많이 들어가서 그런지 감상만 하는 나도 많이 애착이 가는 식물들이다.

그중에는 반려동물의 추억 못지 않은 반려식물들도 있다. 2021년에 어느 고교 복도에서 화분이나 쓸까 하고 다 죽은 호접란 화분을 가져왔는데 아내의 손길이 닿은 후 서서히 살아나더니 작년 봄에 꽃을 피워 놀라게 한 후 금년에도 꽃이 피었다.

이 호접란이 있던 학교가 문제가 있어 관선이사회 체제를 거치고 정상화된 것을 알기나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약간의 노력을 한 인연이 있어 이 꽃을 보며 느낀 여러 소회를 오마이뉴스에 기고하여 기사로 채택된 추억이 있다.


작년 삼육대 에코팜 식물 테라피 강습에서 조그만 꽃망울이 달린 게발선인장을 선물로 받았는데 가을부터 12월까지 꽃을 피우더니 금년 봄 5월부터 작년보다 더 많은 꽃을 피우고 금년 12월에 또 꽃이 피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작고 예쁜 게발선인장을 보고 느낀 글을 브런치스토리에 쓰기도 했다.


우리 집 식물 중 내가 가장 애정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따로 있다. 작은 동백나무다.

내가 어릴 때부터 살던 우리 집 정원에는 동백나무가 많이 있었다. 부모님이 특별히 좋아하셔서 여러 색깔의 동백나무가 종류별로 있었다.

내가 결혼할 때 처가에 한 그루 옮겨 심은 것이 이제는 아주 큰 나무로 잘 자라고 있다.

우리 집은 그 후 아파트로 옮기면서 그 동백나무들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처가에서 이 나무를 볼 때면 옛 집에서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동백나무 가지를 잘라 화분에 심으면 잘 자란다고 하여 몇 번을 시도했는데 다 실패했다.

그런데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언젠가 처가에 들렀을 때 그 집을 관리하고 있는 처남 형님이 동백나무 밑의 작은 묘목을 보여 주었다. 신기하게도 동백나무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발아하여 스스로 자란 것이라고 하였다. 신기하고 대견하여 한참을 지켜 보았다.

그때는 너무 어린 나무라 가져오지 못하고 다음 해에 네댓 잎이 달린 나무를 가져왔는데, 지금은 제법 잘 크고 있다. 한 장 한 장 잎이 날 때마다 아내와 함께 호들갑스럽게 쳐다보며 사진을 찍고는 했다.

반려식물은 소리 없이 그 자리에 가만히 있지만 우리의 삶과 연관 지어 있다. 반려동물과의 사이에서 생각나는 이상의 추억이 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겠지만 우리는 반려식물이 더 좋다. 식물이 자라는 모습을 볼 때마다 경이롭고 신기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한때 텃밭을 가꿀 때 그런 생각이 더욱 강했다. 자라면서 변화하는 식물의 모습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생각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우리가 살아가며 경험하는 삶의 추억이 이 식물들과 함께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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