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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가 끝나고 혼자가 되었다

by 우주우

누군가를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

그것을 깨달은 후의 나는 그 누구보다도

연애에 적극적이었다.

외모, 성격, 학벌, 직업, 자차유무 등 모든 게 완벽해야만 하는 사람에게만 마음을 열겠노라고 우겼던 지난날들과는 달리 이제는 그중 하나만 마음에 들어도 만나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연애를 했다. 오랜만에 하는 연애는 무척이나 설렜다. 처음 그가 내 손을 잡던 날,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삼십 대 후반, 먹을 만큼 먹는 나이인데 연애를 한지 오래되다 보니 이런 설레는 감정마저 잊고 살아온 듯했다. 마음을 돌려먹은 후 곧 찾아왔던 그 남자는 나를 무척이나 설레게 했고, 밤기운이 차다며 벗어준 외투는 너무나도 따뜻했다. 그렇게 연애세포가 살아난 나는 불도저처럼 열심히 연애들을 했다. 온전히 내 주말을 연애하는데 썼으며 연애는 내 모든 시간을 지배했다. 혼자서 했던 일들보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그 시간들이 즐겁고 행복했다. 산책, 카페 가기, 등산하기, 맛집 가기 등 그중에는 내가 혼자 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으나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한다는 것은 또 다른 기쁨이었다. 그들은 내가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가져줬고, 내가 누군가의 삶 중 선순위에 있다는 것에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물론 좋은 날들만 있는 건 아니었다. 연인과 관계가 안 좋은 날에는 화남, 분노, 슬픔의 감정들을 겪어야 했다. 싸우고 잠수 타는 연인을 3일간 기다리며 속이 터져야 했고, 모든 걸 말하고 싸워야 직성이 풀리는 연인과는 미친 듯이 싸워댔다. 어떨 땐 내가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어서 놀랄 때도 있었다.


그렇게 치열하게 연애를 했다. 아주 열심히.

그리고 지금 혼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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