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번영에 대하여
브런치를 시작할 때 어떤 주제와 내용을 담을지 한참을 고민했었습니다.
한 회사와의 인연을 마무리하고, 다른 인연을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어쩌면 지금껏 살아왔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홀로서기'로 인생의 2막을 살아갈 수 있었기에(분명 언젠가를 그리될 것이고 다만 그때를 맞이하는 시기만 다를 뿐) 오롯이 혼자 '자립'하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존재의 번영에 대하여'란 제목에 자립과 홀로섬을 주제로 글을 써봤습니다.
종(種)의 기원 이후로 대다수의 종은 무리를 지어 살아갑니다. 무리가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이겠죠. 무리에는 무리의 시작이거나 중심이 되는 알파가 있습니다. 과거 평범한 성인 남성은 가정을 이루며 가족의 알파가 됐습니다. 모계 사회가 중심이었던 때도 있지만 수렵과 채집의 시대를 지나 전쟁이 없는 평화의 시기에는 대부분 성인 남성을 중심으로 무리가 지어진 건 사실입니다. 가족보다 큰 무리 집단인 조직과 사회에서는 다양한 알파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성(性)이나 나이, 출생, 학력, 경력 등 여러 가지 여건으로 알파의 자격을 가진 자들이 중심부에 가까이 서거나 피라미드의 정점을 이루죠. 그러나, 중심부를 차지하든 정점에 위치하든 그 조직과 사회의 기원(혈연)이 아닌 이상 언젠가는 혼자가 됩니다.
이런 때를 저는 '인생의 2막'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다른 무리에 껴들 수 없거나, 껴들기 싫은 때 말입니다. 스스로 무리를 짓거나 완벽히 홀로 서는 사람을 '슈퍼개인'이라 부르기로 저는 정했습니다. 수많은 기업주 또는 예술가, 작가 등 창작가가 그런 부류의 사람이겠죠. 자신만의 기(機)와 예(藝)를 갖추고 이를 경제적 바탕으로 삼는 이들입니다. 다른 종이야 먹고사는 것을 자연이 베풀지만 인간이 다시 수렵, 채집의 생활로 돌아가지 않는 이상 화폐 중심의 가치 교환을 하는 경제력은 필수니까요.
이 챕터를 써내려 가는 동안 나는 어떤 슈퍼개인으로 살아갈 것이며, 어떤 경제적 역량을 갖춘 2막의 소재를 선택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 연재가 멈춰버린 원인처럼 또다시 일상의 챗바퀴에 온통 마음과 정신을 놓고는 관성으로 살아가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여기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면 꽤 오랜 시간 동안 안정적인 삶이 가능할 수 있다는 나태한 생각이 든 거죠. 스스로 좀 책망도 했습니다. 슈퍼개인, 자립인으로 인생 2막을 준비하겠다는 나는, 또다시 남을 위해 살기를 선택한 건지.
더 이상 연재를 이을수도, 보다 뚜렷한 방향성을 그려가기도 어렵다고 생각해서 이 챕터는 잠시 멈추기로 합니다. 그러나 끝은 아닙니다. 끝일 수가 없는 것은 슈퍼개인으로서의 삶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자 결과일 테니까요.
다른 주제와 글로 계속 작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갈 것이고, 또 새롭게 만나게 될 세상 사람들과 접하게 될 사랑하는 책들에서 더 많은 깨달음과 성찰을 통해 슈퍼개인의 삶을 살기 위한 자세와 태도를 다시 굳건하게 한 후 이어가겠습니다.
부족한... 그리고 끊긴 연재, 단 한 번이라도 읽고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까칠한 펜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