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번영에 대하여
이 글은 ‘내 존재의 번영’을 위해 자기 주도적인, 자기 주체적인 삶을 계획하는 방법을 찾고 그것을 실행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쇼! 끝은 없는 거야,
지금 순간만 있는 거야.
난 주인공인 거야.
세상이라는 무대 위에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으면 MZ세대이고, 한 문장이지만 멜로디까지 생각나면 X세대다.
꽃미남 가수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가수 김원준 씨의 ‘쇼(Show)’라는 곡의 가사를 일부 발췌한 것이다.
이 곡은 세상을 하나의 무대로 비유하며, 그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이기에 자신의 현재를 소중히 하고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것을 희망이란 메시지와 함께 전달한다.
음악이 갖는 힘 중 하나는 ‘끊임없이 재탄생하는 메타포와 서사(Narrative)’이다.
음악은 곡이 의도하는 의미와 함께, 듣는 이의 경험, 감정, 감성 그리고 시대적 배경과 상황, 이런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버무려져 개개인의 삶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데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야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는 여러 가지가 있다.
Story, Tale, Narrative, Fable, Myth, Legend, Anecdote
이 많은 단어 중, 개인적 경험과 관련된 단어는 Anecdote와 Narrative 두 가지가 있는데, Anecdote는 ‘짧고 흥미로운 개인적인 경험’이란 뜻으로 흔히 일화(逸話)라고 불리는 이야기를 의미하며, Narrative는 ‘사실에 입각한 개인의 경험이 체계적으로 저술된 이야기'를 뜻한다. 또한, Narrative는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연결하여 삶의 정체성을 형성하며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공통적으로 표현하는 이야기라는 것들은 사실, 화자(話者)의 T.P.O(Time, Place, Occasion)에 따라 듣기 싫은 꼰대 스토리가 될 수도 있고 친구들 간의 무용담이 될 수도 있으며 혹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는 누군가의 특별한 서사적 이야기(Narrative)가 될 수도 있다.
이전 글 ‘삶의 해상도를 높여라’에서 삶의 해상도를 높이는 방법 중 하나로 ‘나만의 서사(Narrative)’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자기인식(Self-Awareness)은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을 보다 선명하게 하기 위해 일종의 메타 데이터를 정리한 것인데 이는 철저히 주관적이며, 웬만해서는 타인에게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주관적인 자기인식 데이터가 자신의 경험, 감정과 복합적인 화학 작용을 일으켰을 때 발현되는 것이 개인의 서사(Narrative)다.
다시 말해서, 자기인식은 1차원적인 자기 데이터의 집합(Data Set)이자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구성 요소(Components)를 정리한 것이고, 서사(Narrative)는 이런 1차원적인 데이터에 개인의 경험과 감정을 더함으로써, 비롯서 나의 정체성을 시각화(Visualization)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시각화된 내 모습에 선명도를 높이고, 내가 가진 가치관과 특징이 왜곡없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우리 삶의 해상도를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먹고사는 것 만도 벅차고 힘든데 자기인식, 서사(Narrative) 이런 게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면 이 글을 읽을 이유가 없다. 혹은, 삶의 정체성을 찾고 자기 주도적인, 자기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한 다른 방법을 잘 알고 실천할 수 있다면 역시 이 글을 읽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인생의 어떤 전환기를 맞아 내 삶의 정체성을 보다 선명하게 하고, 내 존재의 번영을 위한 삶을 목표로 만들고 싶다면 자기인식 그다음에 생각해 볼 것이 바로 우리 삶의 서사(Narrative)라고 나는 생각한다.
‘생활의 달인’이란 TV 프로그램이 있다.
사실과 거짓의 진위 여부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요식업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음식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노력과 끈기는 큰 감동을 준다.
원재료를 선택하는 까다로운 기준, 특정한 맛을 내기 위한 집념과 진심,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 자신만의 요리 철학 그리고, 그 모든 정성과 노력이 한 편의 서사(Narrative)가 되어 고객에게 전달되었을 때, 고객들의 오감(五感)을 통해 전달되는 것은 단순한 한 끼니가 아닌 감동과 여운으로 남은 것이다.
서사(Narrative)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단순한 한 끼니가 아니라 긍정적인 감동과 여운을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서사(Narrative)다.
이런, 서사(Narrative)가 중요하다는 것을 시장 경쟁이 치열한 요식업이나 여타 산업에서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원조, 원조, 진짜 원조라는 간판이 맛집 골목을 덮고 있는 것이고 제조, 유통, 통신, 교육, 금융 등 거의 대부분의 산업에서 광고와 홍보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의 서사(Narrative)는 미션, 비전, 핵심가치, 경영철학 등 비전 선언문이나 지속가능보고서 같은 곳에 담긴다. 기업은 이런 서사(Narrative)를 만들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자 하며 궁극적으로는 기업 혹은 기업 제품의 소비자 커뮤니티를 구축함으로서 바이럴을 무한 증식하고자 한다.
결국, 서사를 시발점으로 신뢰기반의 팬덤을 만드는 것이 가장 현대화된 마케팅 방법이자, 홍보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 개개인은 왜 서사(Narrative)가 필요한가?
우리가 모두 명사나 위인이 될 것도 아니면서?
앞선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송길영 작가의 <핵개인화 시대>는 내가 머리로만 생각하던 여러 개념과 생각을 정리하게 해 준 계기가 되었다.
사실, 글의 내용은 복잡할 것도 그다지 고심, 성찰할 것도 없다. 그러나, 메시지는 매우 정교하고 또렷했다. 그리고, 서사(Narrative)가 있었다.
노령사회 그러나, 수명은 연장되어 지속적 경제 활동은 필요.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가치 생산 체계 혹은 도구의 발현
인공지능으로 변화될 시장 경제와 직업의 개념
연공서열 중심의 권위의 시대는 가고, 개인 능력과 서사에 따른 개인화 시대의 도래
시대는 변하고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지속적으로 번영시킬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
인공지능에 가려져 잠시 보이지 않지만, 블록체인, Web3,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등의 기술이 탈중앙화(Decentralized) 될 금융과 경제에 대한 힌트를 제시했고, 특히 Web3와 NFT는 자산(Capital)의 영역을 현실에서 디지털 공간으로 넓혔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머지않아 이런 미래 기술의 조각과 퍼즐을 모두 맞추고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지 뚜렷하게 보여줄 것이다.
나는 그 시대를 바라본다. 그리고, 10년 후의 세상은 내가 살아왔던 50년 보다 훨씬 더 크고 충격적인 변화가 쉼 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1인 기업, 1인 가구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진부하다.
과거와 현재까지 기업들이 자신들의 서사(Narrative)를 만들어 이를 고객과 공유하며 종국에는 팬덤을 통한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것과 같이 우리 핵개인도 역시 존재의 번영과 지속가능성을 위해 그런 지향점을 갖고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곳 브런치에도 수많은 작가들이 있다.
그리고, 우리 중에는 짧은 시간 내에 책을 출간한 분도 있고, 오랜 시간 글을 써도 보는 이 없는 분들도 있을 테다. 우리가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서랍 속에 숨겨둘 비밀 일기를 쓰기 위함이 아니다. 공감하고, 이해하고, 함께하기 위해 글을 쓴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역시 서사(Narrative)가 필요하다.
나는 아직 나만의 서사(Narrative)를 어떻게 정리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이 연재가 완료될 즈음에는 그 서사가 곳곳 흔적으로 남겨지기를 기대한다.
자신을 알아 간다는 것, 그리고 삶의 주체성을 갖는다라는 것 쉽지 않지만 그 자체만으로 우리 삶의 서사(Narrative)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까칠한 펜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