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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웨이에서 핼러윈을 체험하다

by MARY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의 축제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며 이 축제는 지금의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지역에서 2,000년 전부터 행해졌다고 한다.

따라서 아일랜드에서 핼러윈을 맞는다는 건 보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아주 길지 않았던 아일랜드 체류 중 마침 핼러윈을 맞게 되었다.

핼러윈에 가까워지자 어딜 가나 핼러윈 테마로 꾸민 가게를 볼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사실 핼러윈이 그렇게나 역사적으로 깊은 명절이라 축제는 아니기에 아일랜드에서 느껴지는 느낌과는 차이가 있었다.

핼러윈이 가까워지자 학교에서도 추가적으로 문화체험 교실을 제공했는데 친구덕에 참여할 수 있었다.

우리가 참여한 활동은 펌킨카빙으로 핼러윈 테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익살스러운 호박을 만드는 것이었다.

처음 기본설명은 우리 반 선생님이었던 엘런이 해 주셨다.

위트 있게 수업을 잘해주시던 선생님이셨는데 잘 지내고 계신지 궁금하다.

본격적으로 학생들에게 호박과 미니톱 그리고 도안을 나눠줬다.

그리고 어떻게 카빙을 하면 되는지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들까지 핼러윈에 진심인지 가면을 쓰고 다니는 선생님까지 계셨다.

호박에 원하는 모양을 그리고 그 모양대로 겉과 속까지 다 파내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모양을 내서 호박을 자르는 게 쉽지 않았다. 힘도 은근히 들어서 친구들끼리 돌아가면서 호박을 열심히 잘라냈다.

힘들었지만 우리 호박이 꽤나 마음에 들게 완성되었다.

심슨가족 핼러윈 시리즈를 즐겨봐서 그런지 어째 이 호박이 당장이라도 입을 열고 말을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마치 전리품처럼 들고 사진도 돌아가며 찍었다.

이 호박 외국 영화나 드라마 보면서 많이 봤는데 실제로 만들어 볼 줄이야! 신선하고 뿌듯한 문화체험이었다.

다른 팀의 호박까지 한데 모아놓으니 더욱 근사해 보였다.

호박에다가 이런 조각하는 건 대체 누가 언제 생각해 낸 것인가...

어학원인지라 각 나라 학생들이 모인 자리였는데 한마음이 되어 열심히 무시무시한 호박을 만들어 냈다.

펌킨카빙이 끝나고 학생들을 한데 모아놓고 스토리 텔링 시간을 가졌다.

으스스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서 핼러윈의 유래도 설명해 주시고 또 무엇보다도 놀랐던 게 아마 저 사이먼?

선생님께서 직접 노래도 열창했다는 점이다.

꽤나 단언컨대 이건 직업의식보다도 마음에서 우러나 즐기시는 것 같았다.

덕분에 우리는 굳이 노력하지 않고도 꽤나 근사한 핼러윈 공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낯선 곳을 여행을 하고 그곳에 체류한다는 건 새로이 보고 경험하고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된다.

확실히 매체로만 접하는 것보다 직접 부딪히면서 경험하는 게 보다 오래 기억에 남고 가까이 다가온다.

그런 의미에서 이 핼러윈 체험이 간단했지만 꽤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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